나의 지리산 나와 지리산

목차 없는 도서입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나에게 등산은 여행의 한 종류이다. 그래서 여행할 때와 비슷한 방향으로 생각이 흐른다. 하지만 종종 ‘우리의 경험’이 되기도 하는 여행과는 다르게, 산에서의 경험은 누가 같이 있든 없든 오롯이 ‘나만의 것’이다. 각자의 체력에 따라 힘이 드는 정도가 다르고, 관심사에 따라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다르다.
대한민국의 많은 산 중에서 지리산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첫 산행을 거창하게 지리산 종주로 한 것이다. 일상으로 돌아온 후 이상할 정도로 지리산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서 이듬해 다시 지리산에 다녀왔고, 그 후로 매해 계절별로 찾게 되었다. 손꼽기 힘들만큼 자주 지리산에 갔음에도 그 모든 산행이 내 안에 생생하게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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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사람들이 써놓은 것의 반복이라면, 나의 산행기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경험했기에 그 산행은 나의 것이다. 걸으면서 보고 듣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지리산에서 가지는 나만의 체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니 ‘왜 사느냐’에 대한 대답도 비슷할 것 같다. 나의 평범한 삶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이 삶은 매 순간 다채로운 생각과 고민을 하는 나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림이 곁들여진, 지리산행을 빙자한 삶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