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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9951139
· 쪽수 : 355쪽
· 출판일 : 2022-05-2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참말 같은 거짓말 ……………………………………………… 3
제 1 부
01. 물안개와 아기 도시락 ……………………………………………… 11
02. 로리콘의 허상 ………………………………………………………… 17
03. 피서지에서 생긴 일 ………………………………………………… 22
04. 한국 남자의 마지막 비상구 ……………………………………… 28
05. 태풍 짜미(Trami)를 뒤따라온 전자우편 ……………………… 34
06. 홋카이도(北海道)의 겨울 파노라마 ……………………………… 37
07. 일본여자 ……………………………………………………………… 41
08. 아내의 결재 …………………………………………………………… 45
09. 쇠코뚜레를 닮은 황색 리본 ……………………………………… 49
제 2 부
01. 한국 도깨비 …………………………………………………………… 57
02. 눈대중보다 손대중이 더 정확하다 ……………………………… 64
03. 고스톱 유단자 ……………………………………………………… 70
04. 미스 김을 만나다 …………………………………………………… 73
05. 바다의 사나이와 항구의 사나이 ………………………………… 81
06. 싱가포르 게일랑(Geylang) ………………………………………… 87
07. 팀장 코지마 타케오(小島武夫) …………………………………… 91
08. 잘못된 결혼 …………………………………………………………… 98
09. 미스 김의 어머니 ……………………………………………………102
10. 이론은 경험을 생략하고, 경험은 이론을 생략한다 ………… 10811. 히로코(原田弘子), 부산 오다 …………………………………… 113
12. 꽃 속에 핀 봄, 봄 속에 핀 그대 ……………………………… 119
13. 남편의 자리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 ………………… 125
14. 자갈치 기행(紀行) ………………………………………………… 132
15. 모닝 해즈 브로우컨(아침이 밝았어요) ………………………… 139
16. 코지마의 죽음 ……………………………………………………… 144
17. 일본으로 문상(問喪) 가다 ………………………………………… 149
18. 아리아케쵸(有明町), 코지마의 고향집 ………………………… 155
19. 키요메노 시오(액운을 쫓는 소금) ……………………………… 162
20. 미스 김에게 물안개를 묻다 ………………………………………169
21. 미친 사랑 …………………………………………………………… 176
22. 그녀가 감춰 둔 바다 ……………………………………………… 181
23. 밥을 사겠다는 여자 ……………………………………………… 186
24. 아사쿠사(淺草)에서의 번지 점프 ……………………………… 192
25. 월남 파병 통지서 ………………………………………………… 198
26. 돈의 윤활성과 휘발성 …………………………………………… 203
제 3 부
01. 스물일곱 살 먹은 팀장 요시모토(吉本哲也) ………………… 211
02. 히로코(原田弘子), 병들다 ………………………………………… 217
03. 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으리 ………………………………… 222
04. 볼 수 없게 된 히사시가미(庇髮) ……………………………… 228
05. 첫눈에 반한 사랑은 믿어도 된다 ……………………………… 233
06. 기관실 소묘(素描) ………………………………………………… 238
07. 몹쓸 돌림병이 빼앗아 가버린 바다 …………………………… 243
08. 사랑과 연애 ………………………………………………………… 249
09. 백수가 쓴 시나리오 A, B ……………………………………… 255
10. 집 앞 구멍가게 …………………………………………………… 260
11. 연극 같은 세상사 ………………………………………………… 266
12. 나는 꿈쩍도 하지 않는데 자기만 날뛰는 바다 ……………… 271
13. 발신자 〈hiroko harada96@〉 ………………………………… 277
14. 바이 로우 앤 셀 하이(싸게 사서 비싸게 팔기) …………… 281
15. 줄 설 자리가 없는 〈천하명당〉 ………………………………… 288
16. 니어 미스(Near miss) …………………………………………… 293
17. 미스 김의 귀국 …………………………………………………… 299
18. 청사포(靑沙浦) …………………………………………………… 305
19. 온천리(溫泉里)에서 보내오는 라이브 ………………………… 311
20. 사비(4B) 연필을 좋아하는 여자 ………………………………… 318
21. 교감 선생님의 보리밭 …………………………………………… 328
22. 수안보(水安堡) 가는 길 …………………………………………… 335
23. 민트 초콜릿 냄새의 기억 ………………………………………… 340
24. 히로코의 부음(訃音) ……………………………………………… 348
25. 에필로그, 〈아칸(阿寒)에서 죽다〉 ……………………………… 353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런데 수안보를 다녀온 후론 나는 그가 싫어졌다.
물론 그는 언제나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예의 바른 일본인 노총각임엔 틀림없다.
그동안 뱃일을 함께 하는 내내 우리의 관계는 돈독했다.
우리는 이따금 티격태격한 적도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업무 때문이었다.
그는 뱃일이란 모름지기 ‘이론은 경험을 생략한다.’는 편이었고, 나는 그와는 반대로 ‘경험은 이론을 생략한다.’는 편이어서 그랬을 뿐이었다.
결국 이와 같은 우리의 이론과 경험이 빚어낸 일의 결과는 대체로 좋았고, 회사의 평판 또한 높았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가 싫었다.
자고로, 뱃사람이란 끝 간 데 없는 망망대해의 천 길 파도 속에 있을 때라야 비로소 생기(生氣)가 돋고, 술 취한 바이킹처럼 껄껄대며 허세를 부릴 수가 있다는 것을 나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요즘도 부산 중앙동에 가면 그런 말이 구전(口傳)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뱃사람의 돈은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든가, ‘뱃사람의 손에 물이 마르면 돈이 마른다’라든가…
지당하신 말씀이다.
어느 선배분께서 이와 같은 명언(?)을 남겼는지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뱃사람이 가진 돈은 윤활성(潤滑性)이라곤 손톱만큼도 없다.
하지만 휘발성(揮發性) 하나는 기막히게 뛰어나서 뱃사람의 손에 물이 마르면 금방 돈이 마른다.
돈의 윤활성? 글쎄다.
나는 얼른 생각이 떠오르질 않았다.
근본 바탕이 기름쟁이인 나는 윤활성(Lubrication)이라는 것에 대해선 제법 아는 편인데도, 그놈의 돈의 윤활성에 대해선 도통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