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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0090858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23-05-2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6
돼지치기 요릿 …… 12
조사관 리처드 …… 21
숲으로 …… 30
구덩이 …… 40
괴물 …… 52
감시자 …… 66
박사 …… 80
닥터 프랑켄 …… 94
믿음과 함정 …… 106
선택 …… 118
써드 …… 129
닥터 프랑켄의 수조 …… 145
오두막에서 …… 160
에필로그 …… 170
작가의 말 …… 176
책속에서
요릿은 내리막길을 볼 때마다 초우싱치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느 목동이 목초지에서 혼자 양을 돌보며 지내는데 주인 아가씨가 마차를 끌고 온다는 이야기였다. 초우싱치 할아버지가 열두 살 때 알퐁스 도데의 『별』이라는 소설에서 읽은 내용이라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초우싱치 할아버지는 목동과 주인 아가씨가 주고받은 이야기는 홀랑 까먹어 버린 상태였다. 이듬해 도시에 추방령이 내려지는 바람에 할아버지는 도데의 책을 영영 다시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추방령 당시 로봇들이 인간들을 빈손으로 내쫓았다는 건 요릿도 아는 사실이었다.
“저거… 네가 쓴 거야?”
그건 ‘로봇한테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돼!’라는 낙서였다.
“내가 오두막에 처음 왔을 때부터 있던 거야.”
“아무튼 네가 쓴 건 아니란 거지?”
조사관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로봇들은 스스로를 도시의 시민이라 불렀고, 시민을 모욕하거나 폭행하는 인간은 태형에 처했다. 태형은 도시 외곽 성벽에 있는 형장으로 끌고 가서 채찍으로 매질을 하는 형벌이었다.
“내가 돌았냐? 저런 걸 쓰게.”
요릿은 딱 잡아뗐다. 볼 때마다 기막힌 문장이라고 감탄을 했을 뿐, 맹세코 요릿이 지어낸 문장은 아니었다. 물론 글자가 흐릿해진 것 같아서 엊그제 저녁에 목탄으로 덧칠을 하긴 했지만.
“아… 아버지.”
놀랍게도 괴물은 박사를 아버지라 불렀다. 그렇지만 박사가 무서운지 몸을 움츠렸다.
“아버지…. 절 죽일 거예요?”
“일단 얌전히 집으로 돌아가자꾸나. 그 전에 먹이를 좀 먹어둬도 좋고.”
박사가 턱 끝으로 요릿을 가리켰다. 요릿은 괴물의 질문을 떠올렸다.
‘나는 누구입니까?’
요릿은 괴물이 왜 그런 걸 묻고 다니는지 알 것 같았다. 녀석은 정말로 자신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저 미치광이 박사를 아버지라고 부를 만큼 무지했다.
“네가 누군지 궁금하다 그랬지? 그 답을 찾으려면 박사를 따라가선 안 돼. 네가 답을 찾기도 전에 죽일 거라고. 그러니까 달아나, 괴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