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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278126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겠어
1부 내 기분을 너도 알 수 있다면
타인에 대해, 실은 나에 대해
바보야, 뭐가 그렇게 급해
넌 다섯 계절을 사는구나
앓는 소리를 들어주는 친구
내칠 수 없는 노인
시골 역에 남겨진 일곱 살의 나에게
예비군 동창회
사실은 말이야
너도 그렇지 않니
답답할 만큼 미련한 엄마에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운다는 것
맨발로 만나면 또 어떻고
아닙니다, 아버지
한 해의 간격이 만든 미운 오리 새끼
단단한 사람이 되는 일
나는 하나도 안 취했어
타인에게 거는 기대
2부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지
비가 오면 생각나는 이야기
시끄럽고, 때나 밀어
비빔밥 두 그릇 몫의 슬픔
머리카락의 역사
공간에 길들여지는 일
노량진 랩소디
네가 타향살이를 한다면
새 밥을 지어 먹는다는 건
세상의 군살
일터를 떠나는 누군가의 마지막
닭칼국수가 먹고 싶던 날
필살기와 기본기
문득 취업난의 끝에서
3부 나의 중심을 찾아가는 일
트라우마를 마주한 날의 유쾌한 고백
거미는 날아다닌다
경험의 유통기한
잘 걷는 사람
빨대는 1달러
단단하고 청결한 용기
너무 붉은 사과는 사과답지 않다
쓸모없던 글쓰기 수업
백수의 긍지
더 가져가도 돼
죄송한 휴가
핑크에 대한 기억
한 번 말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기
습관의 완성
아름다운 화장실을 위하여
내 안의 어린 왕자는 너무나 많이 자라버렸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복권이 당첨되면 어떻게 할 거냐?”
“글쎄, 네가 사준 거니까 너한테 줘야 하지 않겠냐?”
“네가 고른 건데 왜 내가 가져?”
“그럼 반씩 가져.”
그래서 무얼 할 거냐는 말에 아마 조금 더 여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을까 했다. 묻던 녀석의 대답이 내심 궁금해 잠자코 있자니 친구가 말한다.
“나는 집안의 빚부터 갚을 거야.”
이 말을 듣고도 나는 맥주나 꿀꺽 삼키는 일 말고는 다른 도리가 없었다.
우리 다음엔 꼭 뜨거운 탕이 있는 곳으로 가자. 당첨된 큰 금액으로 친구의 짐을 모두 지워주리라. 그리고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신경 쓰리라. 하지만 이런 말을 냉큼 하지 못했다. 없는 재산으로도 베풀지 않는 나의 심보에 화가 났다. 아마 때가 덜 밀린 탓이다.
--〈시끄럽고, 때나 밀어〉 중에서
어려운 순간에 부딪힐 때마다 끙끙 앓으면서도 잘못을 자기 속에서 찾는 너에게 병이 없을 리 없었다. 자신에게 벼락을 자주 던지는 탓에 마음 한 자락이 타기도 바짝 탔을 것이다. 잠자코 앉아서 듣다 보면, 정작 상처 준 사람은 오지 않고 상처받은 사람만 자기 잘못인 줄 착각해 병원에 온다던 어느 의사의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세상의 군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