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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가
· ISBN : 9791190363037
· 쪽수 : 270쪽
· 출판일 : 2023-11-20
책 소개
목차
1. 추상의 징조 - 인상주의
판도라 / 비너스의 편견 / 마네의 실험 / 순간 포착의 매력 / 자본주의에 응답한 예술
2. 추상적 시각 - 표현주의
자유가 데려온 우울증 / 영원한 진보 / 동상이몽의 미술가들
3. 추상화의 변론
보다 / 이미지와 환영 / 불안 감정과 추상 / 추상의 선구자들
4. 바실리 칸딘스키
회화의 힘 / 감정의 형태를 찾아서 / 버리기의 어려움 / 묵시록의 시대 / 형체의 막막함, 감정의 명료함 / 음악은 이미 추상화 / 시대의 형태 / 낭만적인 동그라미 / 하늘빛 파랑
5. 피트 몬드리안
‘데 스틸’ 효과 / 신비의 지식 신지학 / 윤곽만 남겨진 저녁 풍경 / 자연의 비극적 요소 / 관계의 지배 / 수학적 회화 / 자연의 리얼리티, 추상의 리얼리티
6. 카지미르 말레비치
신념의 서사시 / 인식의 전환, 사각형의 메아리 / 형태의 영 / 세 단계의 정사각형 / 색다른 평면 / 사차원의 축 / 절대적인 완성을 향하여
7. 파울 클레
스쳐가는 이미지 / 춤추는 색채 / 동화적 환상 / 추상을 향한 노크 / 의식의 결정체 / 화가의 관점 / 명단에서 삭제되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인상주의자들은 쉼 없이 움직이는 순간을 묘사하기 위하여 붓자국이나 색조각을 동원했다. 대상을 묘사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대상이 중심 소재로 나타나는 이유는 이들이 대상을 소멸시킨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의 관심은 대상을 지우는 게 아니라 현상을 묘사하는 것에 있었다. 즉 현상을 묘사하다 보니 대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렇듯 인상주의자들은 자연 관찰에 열심이었고, 본 것을 그대로 방출했다. 이 방법은 사실주의와 같지만 동시에 다르다. 사실주의의 시선은 형상에 있었고, 인상주의의 시선은 현상에 있었기 때문이다.
인상주의의 등장으로 형상은 주인공의 자리를 색채에게 양보해야 했다. 색은 주체가 되어 세상의 모습을 색면이나 색점으로 해체했다. 그 결과 볼륨을 잃은 형태는 평면화됐다. 납작해진 모습은 실물과 사뭇 달랐다. 이것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할 정도로 이어 왔던 삼차원의 공간 묘사, 노력의 집약적 산물이었던 입체적 표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긴 세월 벗어나지 못했던 입체감에 대한 속박이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과학기술의 발달, 정확히 말해서 광학의 발달은 화가들을 새로운 세계로 초대했다. 색의 원리와 구조가 규명되었고, 사진술이 발명된 것이다. 환경 변화는 생존에 영향을 미치며, 적응하지 않으면 존폐의 기로에 선다는 위기감이 진화를 부추긴다. 예리한 감각을 지닌 예술가들은 과거의 방식에 안주할 이유가 없었다. 회화는 원본을 그대로 옮기는 일을 그만두고 특화된 시각을 발견하기 위하여 탐색에 나서야 했다.
하우저의 인상주의 분석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맥을 같이 한다. 전통적으로 예술은 인간을 주인공으로 하여 인간의 이야기를 펼쳤다. 그런데 인상주의는 주인공을 물질로 대체시켰다. 하우저는 이에 관하여 인간주의가 사라지고 물질주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징표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상주의가 보여준 개인의 지금과 여기라는 시점 역시 자본주의의 산물로 판단했다. 순간을 포착하려는 시도는 인간까지 사물의 척도로 여기게 된 세상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