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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사
· ISBN : 9791169094474
· 쪽수 : 484쪽
· 출판일 : 2025-11-14
책 소개
목차
추천사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매혹되었고, 신나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_뤄이쥔
머리말
저는 타이베이 고궁의 가장 빛나는 보물을 당신의 다보격에 넣고 싶습니다
1. 여요 청자무문수선분 | 내 마음속의 언제나 화창한 하늘
2. 한식첩 | 천고 문인 중 으뜸은 소동파
3. 한대의 옥무인 | 섬섬옥수 위에서 사뿐사뿐 춤추네
4. 계산행려도 |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사람의 위치를 찾다
5. 회도가채사녀용 | 고궁의 제일가는 미인
6. 정요 왜왜자침 | 눈처럼 하얗게 빛나는
7. 건요 | 어둠의 미학
8. 남송 관요 | 나의 아름다움과 애수
9. 송인서방 | 자기만의 방
10. 모공정 | 나라를 지키는 보물
11. 당인궁락도 | 봉래궁에 뜬 일월은 영원하리
12. 명황행촉도 | 꿈인가! 생시인가!
13. 제질문고 | 세상에 남은 안진경체 중 으뜸
14. 다보격 | 황제의 장난감 상자
15. 투채계항배 | 청화에서 투채까지
16. 강희 법랑채 자기 | 청나라 궁정의 으뜸
17. 옹정 법랑채 자기 | 시·서·화·인, 금성과 욱영
18. 건륭 법랑채 자기 | 화려한 경치들
19. 남훈전도상 | 인증숏을 봅시다
20. 조춘도 | 수려하면서도 아리땁다
21. 화랑도 | 백 가지 물건을 짊어지고 골목을 누비니
22. 취옥백채 | 보석분경
23. 작화추색 | 시공을 뛰어넘은 사랑의 편지
24. 부춘산거도 | 영원한 산수
25. 용슬재도 | 사람 없는 정자가 예찬을 말하다
26. 격사 | 통경단위
27. 남송 산수 소품 | 유풍이 두루 미쳐 따스한 봄바람 속에 앉아있는 듯하구나
28. 계산청원」 | 마음을 닦고 도를 관조해야 눕거나 앉아서 그림을 보더라도 만 리를 노닐 수 있다
29. 청나라 궁정에 오랫동안 수장된 비연호 | 아주 좋은 완물
30. 한궁춘효 | 흐르는 쾌락송
31. 명대 칠기 | 꿈결을 쌓다
32. 명사대가 | 선물에서 상품까지, 그리고 당인
33. 문징명에서 문진형까지 | 소시대의 일상
34. 천향 가남 | 금처럼 단단하고 옥처럼 따스하구나
35. 구구임옥 | 환상으로 사실을 그린 왕몽
36. 쾌설시청첩 | 꿈속의 소나타
책속에서
유랑의 지도는 경위선에 날개를 활짝 펼친 커다란 기러기의 윤곽선 같았습니다. 모든 점, 파임, 휘두르기, 삐침에는 공습, 무너짐, 야간 이동, 폭격이 동반됐습니다. 1대 고궁 사람들이 목숨 걸고 수호한 국보는 마침내 타이베이에 발을 디뎠습니다. 웅장한 도입부를 자랑하는 대형 교향악처럼, 타이베이 고궁박물원 소장품의 비범한 가치가 정해졌습니다. 그들은 역대 군왕이 만지고, 갖고 놀았던 당대의 전범이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제왕이 구하려 애써도 얻지 못하고, 천하를 돌며 수집해야 하고, 명산에 숨겨져 있다가 세상으로 전해진 정제품도 있었습니다. 모든 유물이 각자의 사연을, 역사를, 농축된 예술사를 갖고 있습니다. 마치 격사緙絲의 통경단위通經斷緯 기법으로 문화사를 짜내려간 것처럼요.
수장과 정밀한 연구는 왜 사람을 “외부에서 관찰해 얻은 것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반복해 생각하느라 침식까지 잊어 청정한 고해에 들게 하네”의 상태에 빠지게 할까요?
이 순간, 우리가 타이베이 고궁의 도자기 전시 구역에 들어왔다고 상상해보세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정요입니다. 전시장을 따라 천천히 걷다가 상아색 정요가 나타나면 우리의 마음속에도 안정감이 생깁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머리를 쓰다듬어준 것처럼, 허톈 백옥을 손에 쥔 것처럼 더없이 따뜻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받습니다.
계속 앞으로 가봅시다. 언뜻 내다보면 우리 시야에 푸른 샘물이 들어온 것 같아서 마음이 고요해지죠. 이게 바로 여요입니다. “비 갠 뒤의 푸른 하늘에서 구름이 걷힌 곳, 이런 색깔을 만들어내라.” 소나기가 그친 뒤 깨끗이 씻긴 듯한 푸른 하늘. 여요의 색깔은 흰 구름이 살짝 흩어진 뒤 드러나는 가장 깨끗한 푸른색입니다. 여요 필세·연화온완…… 그다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무문無紋’이라 불리는 여요 수선분이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이것을 마주한 순간 마음속의 물밀 듯한 광란도, 콸콸대는 요란한 급류 소리도 전부 잦아듭니다. 북송 시대와 오늘날 사이에는 천 년이라는 아득한 거리가 있습니다. 이 수선분의 모습은 애신각라 윤진이 아직 사황자였던 시절에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심류독서당의 병풍에 그려넣으라고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수선분은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의 전시장 속에 조용히 앉아서 우리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천 년이라는 세월이 눈 깜짝할 새 지났건만, 인간 세상은 여전히 안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