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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 울음에 그리움이 산다 - 哀傷 1

풀벌레 울음에 그리움이 산다 - 哀傷 1

김도성 (지은이)
도화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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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 울음에 그리움이 산다 - 哀傷 1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풀벌레 울음에 그리움이 산다 - 哀傷 1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0526470
· 쪽수 : 254쪽
· 출판일 : 2021-09-15

책 소개

소설가이자 시인인 김도성 작가의 장편소설. 주인공 박도출의 포기할 줄 모르는 불굴의 정신으로 살아온 삶의 진솔한 기록. 도출이 첫사랑을 향한 그리움이 만들어낸 상처를 삶으로 체화하는 과정이 산천 자연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서사가 진경이다.

목차

작가의 말

오이도에 부는 바람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유년의 고향
풀리지 않은 매듭
춘희
코뚜레 길의 연정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처럼
복권
밀회
승부욕이 부른 사행심
엄마의 손거울

저자소개

김도성 (지은이)    정보 더보기
아호 무봉(霧峰). 충남 서산 출생으로 중등교장 퇴직. 2007년 ≪한비문학≫ 시 등단, 2009년 한국문학신문 소설 등단. 수원문인협회장 직무대행,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한국소설가협회 운영위원, 현대소설 기획위원, 담쟁이문학회 자문위원. 녹조근정훈장 포상. 한국문인협회이사장 표창. 수원시예술인대상, 수원문학상, 홍재문학상, 한국가사문학 대상, 물향기문학상 수상. 한반도미술협회 서각초대작가, 대중가요 작사 20곡. 시집 『아내를 품은 바다』, 『아내의 하늘』, 『아내의 대지』, 『아라메길에 무릎 섬을 만들다』, 『사랑이 가슴으로 오기까지』, 시조집 『찔레꽃 엄마 손』, 장편소설집 『풀벌레 울음에 그리움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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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0년 전 친구가 운영하는 무봉 다도예절원에서 연수생인 민지나의 남편 대역을 했었다. 도출은 그 인연에 대한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으로 갈등을 했다. 유부남으로 딸 같은 유부녀에게 애정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잊으려 해도 밀물처럼 밀려오는 설레는 가슴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20대 총각 때 첫사랑에게서 처음 느꼈던 그 감정의 불꽃이 다시 일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40여년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낭만이 깃든 성탄 전야에 밤새도록 함박눈이 내렸다. 초가가 묻힐 듯이 눈이 쏟아졌다. 탄일종이 울리는 늦은 밤이었다. 도출의 흥분된 감정은 푹푹 빠지는 눈 속으로 빠져들었다.
‘저 들밖에 한밤중에‘크리스마스 캐럴송을 감격에 겨워 열심히 불렀다. 토담집 골방 시루 속 콩나물이 노래 따라 음표를 쳐들고 저절로 일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화롯불에 묻어둔 고구마 익는 냄새가 온 방안을 채웠다. 천장에 매달린 메주에서 시큼한 냄새가 코를 마비시켰다. 바람에 흔들리는 등잔불에 그림자도 춤을 추었다. 까맣게 타버린 고구마를 베어 문 입가에 숯검정이 묻었다. 군밤 껍질 터지는 소리와 구수한 냄새가 방안에 진동했다. 따끈따끈한 아랫목에 검은색 무명 이불 하나 펴놓고 발을 모아 묻었다. 세 여인 중에 도출과 눈이 맞은 미용사가 있었다. 눈동자가 유난히 까맣고 웃으면 양 볼에 피어나는 보조개가 아름다운 여자였다. 두 뼘 안의 어깨 아래 다소곳이 모아진 가슴이 신비스럽게 도출의 마음을 흔들었다. 어쩌다 눈이 마주치면 도출에게 말을 걸어왔고, 도출은 그녀에게 점점 마음 문을 열고 있는 자신을 의식할 수가 있었다.

수술대 천장에는 수십 개의 백열전구가 수술실을 밝히고 있었다. 잠시 후면 마취를 할 것이다. 수술대에 누운 도출은 여러 가지 생각으로 불안하기만 했다. 머릿속에서 한쪽 다리 없이 목발로 걷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런 모습이 자신이라고 생각하자 머리가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어떻게 살지?’ 앞으로 살아갈 자신이 걱정되었다. 돌팔이 침쟁이가 원망스러웠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나 친구들이 병신이라고 얼마나 놀려댈까?’ 생각하면 할수록 세상이 두렵고 그런 자신이 처량해졌다. 멀리 장항선 열차가 지나며 내뿜는 기적소리가 슬프게 들렸다. ‘차라리 이대로 뛰쳐나가 달리는 기차에 뛰어들어 죽어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눈물은 계속 흘러 머리맡을 적셨다. 병실에는 간호사들뿐, 아버지는 병실 밖에서 기다리는 것 같았다.

사랑을 나누는 장소들은 생각만 해도 무섭고 기괴한 곳들이었다. 아무리 간이 큰 남자라도 공포를 느끼게 하는 장소가 많았다. 일제 강점기에 파놓은 폐광, 사람이 죽으면 시체를 떠메고 갈 장사를 지낼 때 사용하는 상엿집, 낮에는 물론 밤에는 더욱더 컴컴한 물레방앗간, 오색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어서 아이들은 지나가기를 두려워하는 서낭당, 시체들이 썩어가는 공동묘지의 잔디밭이나 석상이 세워져 있는 외지고 음산한 곳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사랑의 열이 오를 대로 오른 두 사람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뜨겁게 달구어 주는 곳이라면 어디에도 상관이 없었다. 햇볕은 따뜻하고 하늘엔 조각구름 한가로운 가을이면 바람은 풀길 따라 흐르고 하느작하느작 코스모스가 춤을 추었다. 영롱한 꽃잎의 이슬이 빛나고 고추잠자리 날며 산새의 울음소리가 슬펐다.
둘이 밀회를 나누는 장소 중에서 그래도 조금 괜찮은 장소가 있었다면 천수만 사기포 백사장이나 마을 앞의 보리밭이나 마을 뒤 외딴집인 이 참봉 댁 느티나무 아래 정도였다. 그런 사랑의 장소 중에서 도출이 좋아했던 곳은 묘지의 상석이었다. 그곳에 누우면 한낮 햇볕으로 따뜻하게 달궈진 돌은 새벽까지 온돌처럼 안온한 안식처를 제공해 야밤의 추위를 견디게 했다.

‘그래, 인생에서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아름다운 것은 청춘이다. 그 청춘을 청춘들에게만 주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도출은 힘주어 스스로를 옹호했다. 주변의 소음 때문에 이야기가 잘 안 들리는지 그녀는 이따금 몸을 앞으로 숙여 도출을 바라보았다. 그럴 때마다 도출은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그녀의 가슴으로 흘렀다. 분위기에 맞게 원초적인 본능이 꿈틀거리며 지나온 시간의 무게를 하나하나 벗기 시작했다. 둘 사이에 20년이라는 세월의 강이 있었지만 도출과 그녀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그렇게 꿈같은 여행이 끝나고 지나는 곧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도출은 그 빈자리가 크게 다가왔다. 갑자기 찾아온 짧은 인연의 사랑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했다. 도출은 남들이 자신에게 돌을 던진다 해도 또 그런 일이 생기면 다시 사랑할 것이었다. 비록 아내에게는 큰 죄를 지었지만 한 여자의 사랑을 받고 사랑할 수 있어서 도출은 남자로 다시 살아난 것을 느꼈다.
세상의 잣대로 자신을 보면 한없이 무너지겠지만 가슴에 뜨거운 피가 흐르고, 나이 이전에 인간의 본성에서 느낀 그 감정은 누구도 함부로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도출은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인생은 행복한 인생이라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나이 든 사랑을 위기로 보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사랑과 열정이 식어가기 때문이다. 그들은 원기 넘치는 젊은 시절에 비해 사랑의 열정을 불태울 기력도 욕망도 없을 것이라고 단정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었다고 사랑도 시들해지는 것은 아니다. 인생 백세 시대를 사는 노년의 올바른 사랑 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도출은 삶에 대한 긍정과 포기할 줄 모르는 불굴의 정신으로 불같은 사랑을 감행했다. 그것도 연하의 이성과 에로틱한 사랑이었다.

도출은 아내를 병간호하며 함께 외식도 하고 가까운 곳에 여행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주 6일 동안 요양보호사가 출근해 도출을 도왔다. 아내는 집 앞 보건소에 다니며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았다. 도출도 틈틈이 시간을 활용해 취미 생활을 했다. 음식 조리 과정을 아내에게 자주 물었다. 도출은 젊은 날 축농증 수술을 받아 취각이 둔해 음식이 상했는지 아내에게 물어 처리했다. 아내의 하늘 아래에 들어가 함께 사는 것이 행복인 것을 깨달은 도출은 이런 자작시를 남기기도 했다.

아내의 하늘 아래 살기로 작정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하루가 힘들지만 /시루떡 팥고물처럼 행복이 씹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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