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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90749787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4-10-0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형법 제9조
2부. 단죄자
3부. 심판대
4부. 혼돈의 시간
5부. 미성년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남기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숨기고 싶었던 치부를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조민준은 이 순간을 기다렸다. 얼핏 단단해 보이는 표면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을. 단 한 줄의 금이 다른 금을 불러오고, 그 금은 또 다른 금과 이어진다. 균열의 연쇄 작용은 겉을 산산조각 낼 때까지 계속된다. 외피가 깨져버린 인간은 결국 본성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자기를 과신하고 과대 포장하는 인간일수록 껍데기가 깨지는 속도 역시 빠르다. 이남기도 그런 부류의 인간이었다.
“죽은 사람 본 적 있어요?”
조승아는 눈을 빛내며 물었다. 천진함과 저열함이 반씩 섞인 눈빛이었다. 그리고 한 방울의 우월감까지. 소녀는 노숙자를 차도로 민 이유에 대해 사람이 죽는 걸 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거기에 더해 다른 애들은 무서워했는데 자기는 용기를 냈다며 자랑하기까지 했다. 윤민우는 그 내용을 떠올리며 되물었다.
“왜 그런 걸 보고 싶은 거니?”
“재밌잖아요!”
대답은 단번에 돌아왔다. 거기에 이어 조승아는 짧게 덧붙였다.
“조회수도 엄청 높았고.”
“하지만 그걸 악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잖아요. 촉법소년일 때 범죄를 저지르면 그거야말로 완전, 아니 완벽 범죄가 되어버린다는 걸 아이들이 더 잘 알고 있어요. 결과적으로 그 사건에서 뉘우친 것도 한 명뿐인 거잖아요.”
하유리가 불만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완벽 범죄라…… 어떻게 보면 그 표현이 맞겠네요. 범죄가 들통나도 처벌을 받지 않으니. 하지만 그런 소수의 아이가 있다고 해서 다수의 실수까지 처벌한다는 건…….”
그때였다. 조민준이 손을 들어 윤민우의 말을 끊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질문을 드린 의도는 이런 소모적인 논쟁을 하자는 게 아니었습니다. 철저하게 범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교수님의 신념이 어떤 식으로 읽힐까 그게 궁금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