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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119008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0-09-18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우리는 왜 일을 하는 걸까요?
책을 열며: 우연이라서 소중한
1부
겨울 얼떨떨한 몸과 마음이 풀리기까지
50대 고학력 여성의 마음을 흔든 구인 공고
몸이 하는 일을 마음이 모르게 할 수는 없다
삼각형으로 접힌 화장실 휴지에 대해 몰랐던 사실
아줌마는 안 되고 아저씨는 된다고요?
일하며 궁리하며
나이 오십에 눈치를 배우다
2부
봄, 일머리가 자라나자 의구심도 피어나고
드라마틱하게 더 예뻐지고 싶다
여자 화장실을 남자가 청소해도 괜찮을까?
‘유니폼 촌스럽다’는 말이 가져온 후폭풍
청소를 하더라도 폼 나게!
산책 좀 했다고 왕따라니요?
잡초가 이긴다
3부
여름, 뜨거운 노동, 뜨거운 고민
그 나물에 그 밥이 제일 맛있다
“네가 일을 느리게 해서 모두가 다 불편해!”
엿보고 싶은 비밀
당신의 눈에는 제가 어떻게 보이나요?
청소의 신
4부
가을, 일과 사람 사이, 바람이 분다
“딱 하라는 대로만 하면 돼요.”
치우지 않는 것도 청소
넓은 오지랖으로 감싸고 싶은 건
쓰레기통에서 우주를 볼 수 있다면
이 공간만큼은 양보 못 해!
안 아픈 게 진리
책을 닫으며: 좋아요 2,000개가 남긴 것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모두가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한 해의 첫 달, 나는 '올 한 해는 돈을 벌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이 오십이 다 된 여자가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많지 않았다. 그놈의 다재다능 덕분에 실로 갖가지 일들을 하며 생계를 꾸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구직을 하려니 내세울 만한 경력이 하나도 없었다. 실용적인 기술, 확실한 자격증 하나 준비하지 못하고 이 나이 먹을 때까지 살았다는 게 참으로 한심했다. 한편으로는 이 상태로 어찌어찌 자식 키우며 살아왔다는 게 기적 같기만 했다. 그래도 일단 시켜만 주면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큼은 충만했다.
하지만 청소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티가 나지 않는 일에 공을 들이는 건 아무 소용이 없었다. 가장 잘 보이는 곳을 가장 말끔하게 만드는 게 직업인으로서 미화원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 청소 용품과 도구들은 너저분해 보이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도록 가장 구석지고 어두운 곳에 둔다. 환기가 안 되는 건 당연하다. 햇볕에 말린다는 건 꿈도 못 꿀 일이다. 청소노동자가 머무는 방 역시 건물 전체를 통틀어 모든 방 중에 가장 폐쇄된 곳이다. 청소의 결과는 환하게 빛나야 하지만 청소의 물적, 인적 자원은 보이지 않게 감추어져야 하는 게 바로 ‘미화美化’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