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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 어랑어랑 오기는 하나요

봄날이 어랑어랑 오기는 하나요

홍경희 (지은이)
  |  
걷는사람
2020-12-24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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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 어랑어랑 오기는 하나요

책 정보

· 제목 : 봄날이 어랑어랑 오기는 하나요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262063
· 쪽수 : 144쪽

책 소개

걷는사람 시인선 35번째 작품. 홍경희 시집. 2003년 ≪제주작가≫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제주에서 태어난 시인으로서의 숙명에 천착해 온 홍경희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목차

1부 밑바닥 무겁지 않은 영혼이 없다지만
침을 맞으며
어느 아침의 문장들
점 보는 여자
나와 나
바늘엉겅퀴
내 몸에 다녀간 손님
매화
밤비 봄비
상련
봄볕이 무거워
오래된 독백
이름을 바꿔 주고 싶었다
햇살의 무게
폐사지의 오후

2부 기대 없이 꽃은 피고 약속 없이 꽃은 지고
가을엔
꽃무릇
환절기
당신, 이라는 기호
소나기
불면
동거의 방식
담쟁이
봄밤
교정보는 여자
빈 의자 하나 내어놓고
세 들고 싶은 집
존자암 가는 길
봄은 또 덧나
새를 읽다

3부 슬픔이 어김없이 괴어들었을
섬의 비망록
제주 밭담
섬사람 이야기
귀덕
귀덕 바다
큰엉
당신과 바다
겨울 멀구슬나무
길을 내는 방식
미망의 봄
바다 억새
팽나무가 있는 풍경
비자림
수망
바다 무덤

4부 이 봄에는 다녀갈까
꽃의 내력
달의 헌화
사월에 내리는 눈
산전, 꽃 진 자리
어린 때죽나무를 위한 조사
불망기
동백 밥상
어쩌면 잊혀졌을 풍경
회천
슬픔의 종족
점등
도안응이아
물야자나무는 아름다웠으나
환지통
연꽃 비문
오늘, 없는 사람

해설
신들의 섬, 접신의 영가
- 이명원(문학평론가)

저자소개

홍경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제주도 귀덕에서 태어났다. 2003년 《제주작가》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 『그리움의 원근법』을 냈다.
펼치기

책속에서

쉰넷 생일 아침에
안면 없는 당신의 유고시를 만난다

하루치의 알약을 삼키고
하늘에 매달리려는 기대와
사람에 기대려는 문장의 실밥들을
한 올씩 풀어 헤치며 남겨 놓은 시편들

나와는 슬픔을 해명하는 방식이 다른
당신의 유언을 읽으며
매듭짓지 못한 문장을 많이 가진 나는
조금 무서워진다

씁쓸한 독백을 선물로 받는 생일이
한 번쯤 있어도 상관없겠지

문득, 고쳐 쓰고 싶은
그러나 끝내 바뀔 수 없을 것만 같은
나, 라는 문장들이 떠오른다

가끔 울음은 뻣뻣하게 경직된 어깨를
풀어 주는 처방이 되기도 한다
─「어느 아침의 문장들」 전문

붉고 붉어져서 끝내 숨길 수 없는 말

애써 도로 삼키지 않아도 좋겠지

변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랑 하나 있어도 좋겠지
─「가을엔」 전문

마음을 거들어 주는 사람도 없이
서편 하늘은 언제 저렇게 붉어졌나

지난여름에 태워 버린 말들을 안주 삼아
비워낸 소주 몇 잔으로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잃어버리고 싶은 밤

가볍게 들려오는 뒷담화같이
가끔 흔들려도 흉이 되지 않는다고
잠시 쉬어 갈까
유혹하는 골목길 연인들의 대화들

단숨에 읽어내기 어려운 문장의 쉼표 같은
이 계절의 표현법을 해석하며
나도 골목의 빈방으로 숨어들고 싶다가도
또 아무 데도 묶이고 싶지 않은
나는 아무래도 틈이 많은 사람이다
─「환절기」 전문

이 바다를 잠시 스쳐 가는 당신들은 모를 것이다

보말 몇 개로 하루의 몫을 감당해냈던 애기 해녀가
지느러미 대신 다른 호흡법을
익히며 어른이 되어 가고
거친 물결에도 몸을 내맡겨야 하는
바다의 순리를 깨우친 이후

열 길 물속,
소라씨 전복씨 뿌리고 거둬 온
저마다의 물밭이랑에
식솔 대여섯 목숨줄 걸리면
의지할 것은 오직 저 바다뿐이었다는 것

마침내 바다와 여자들은 한 몸이 되어
맥박의 주파수까지 같아졌다는 것

오늘 저 바다에서 여든두 살 할머니가
물숨을 놓았다는 소식이 또 들려온다

숨비소리 한 대목이 사라지는 날이면
바다도 몸이 무너진 채 운다
바람도 잠시 멈춘다

당신들은 끝내 들을 수 없는
울음소리
저 숨비소리들
─「섬의 비망록」 부분

소중한 것들은 너무 꼭꼭 감춰 둬서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숨겨 둔 곳조차
기억해내지 못하는 당신의 이야기

꽃 지고 잎 지고 좋은 시절 다 지나가고도
맨몸의 가지마다 노랗게 매달고 있는 멀구슬나무 열매처럼
마치 도트처럼

기억의 방식은 사람마다 달라서
비밀스럽게 점이 되거나 선이 돼 버리기도 한다
─「겨울 멀구슬나무」 부분

아무도 안녕이라
말 못 하는 사월 숲속

(…)

허물어진 비트 안에 짐승처럼 웅크려서
무쇠솥에 콧구멍을 들이밀던
밥내의 기억

오래전 녹슨 허기로
엉겨 붙은 발치쯤

흩어진 봄빛 아래 밑불 놓듯 촛불 켜고
이슬 먹은 풀잎으로 쇠솥을 닦고 닦아

싸락눈
싸락 싸그락
됫박쌀을 씻는가

가슴에 숟가락 하나 꽂고 간 그 사람도
먼 길 휘적휘적 절절히 돌아와서
여린 꿈
밀어 올렸나,
제비꽃이 피었다
─「사월에 내리는 눈」 부분

학살은 끝났지만 불타 버린 마을 어디에도 살 곳은 찾지 못했어요 더부살이 떠났지요 동생과 저를 데리고 간 다낭 먼먼 친척 집도 먹을 죽이나 발 뻗어 누울 여유조차 없었어요 엄마는 구걸이라도 다니기로 했어요 (…) 엄마는 동냥 나가며 두 개의 주머니를 찼지요 베트남 사람들이나 미군들이 건넨 돈은 한 주머니에 분간 없이 아무렇게나 넣었지만 꼭 한국군에게 한두푼 얻은 돈은 다른 주머니에 넣었어요 집으로 돌아온 뒤 우리를 불러 앉힌 엄마는 한국군에게 동냥한 주머니에서 꺼낸 돈을 인두로 한장 한 장씩 빳빳하게 다렸지요

그다음 한 장 한 장 또 돈을 세었지요

다섯 살 우리 딸 씨, 열 살 우리 아들 펀, 우리 마을 티엔, 떰, 러이, 미엔, 어이, 꾸아, 응옥, 따이, 하인… 이것은 그들 모두의 목숨값

인생은 동냥해서라도
살아내는 것, 명심해라 가르치셨지요

노잣돈, 태워 주지 못하고
이승 자식 밥알 삼았지요
─「오늘, 없는 사람」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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