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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897081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1-10-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구멍 – 11
상자 – 12
창백 – 14
아키타이프 – 16
타일 – 18
어떤 대화 – 20
선의 방향 – 22
돌 – 24
영향권 – 26
제2부
스크래치 – 31
다시 말을 걸고 싶어서 – 32
형태맹 – 34
빛과 물질 – 36
셔틀콕 – 38
시멘트 – 40
토르소 – 42
사물의 입장 – 44
전조 – 46
나는 왜 기차에 의문을 품는가 – 48
붉고 무거운 벽돌 – 50
도구와 폭식 – 52
결점과(缺點果) - 53
물의 뼈 – 54
플레이콘 – 56
제3부
커브 – 61
중립 – 62
채플 시간 – 64
밤이 우리를 밟고 지나가도록 – 66
토르소 – 68
파수꾼 – 70
수집가 – 72
모두를 위한 비가 아니듯 – 74
모르는 얼굴 – 76
우산을 펼치려다 말고 – 78
싱크홀 – 80
화병 – 81
거짓말보다 빛났던 – 82
제4부
아스피린 – 87
주머니 – 88
나를 대신해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에게 쓰나? - 90
긴 – 92
드라이플라워 – 94
바닥이 있다는 걸 – 96
빵 없이 버티는 오후 두 시 – 98
양말 속에서 모두가 편안한 밤 – 100
지붕 버리기 – 102
더 환한 밤이 우리에게 – 104
해설 우다영 우리가 우리일 때 우리 아닌 것은 어디에 – 10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영향권
부풀어 오르는 커튼을 보고 있다
불행을 잃어버린 세계처럼 환하게 앓고 있는
바람은 흩어지고 부서져
그 연약한 것에 제 몸을 기댄다
집 전체를 위태롭게 만든다
새들은 차례대로 웃는다
서로 다른 시차로 조금씩 어긋난다
한 면을 떼어 버린
구처럼
드러나면 초라하지만
말 없는 포로와 한 몸이 되어 간다
커튼이 줄어드는 동안
바람이 점점 커지고
나에게 닿지 않고도 나를 밀어낸다
몸 안팎을 들락거리는 무게
계속해서 굴러가려고
나는 그 무게에 휩쓸린다
빛과 물질
바다는 홀로 빛난다
물결이 바다를 떠 있게 한다
빛의 가루처럼 부서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만 공중에서 반짝인다
뜨거운 모래 위 돌처럼 엎드려 있는 몸
태초의 자세를 뒤엎듯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조금씩 뒤로 밀려나는 빛
바다의 어두운 색깔이 모래 속으로 스며든다
모래와 물은 긴밀히 만난다
원래 하나였다는 듯
해변을 따라 걸어가는 연인들의
발밑으로
아무것도 되지 못한 미로가
수천 개로 갈라진다
사라지는 발자국처럼
무언가를 잃어버리기 위해
물가에 서 있다
바다가 바닥을 데리고 간다
●빛과 물질: 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에서 변용.
더 환한 밤이 우리에게
우리는 생략될 때 서로를 읽는다
붙어 있는 페이지와 페이지를 떨어뜨리자
다시 똑같아지는 밤
다시 또 달라지는 밤
그것은 자주 지워졌다
입을 벌리면, 목젖 너머 파묻혀 있던 그것이
고개를 내밀어 공중을 떠다녔다
그것에 대해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골몰했다
왜 생각했지
왜 생각지도 못한 기억들만 기록했지
감춰진 페이지에서 발견한, 푸른 향이 나는 곰팡이
우리 중에 그것은 존재했다 두 사람일 때
하나는 외로워서 나머지를 껴안았다
자주 사용하느라 고독해진 쉼표들과 이미 넘쳐서 고요한 말줄임표들
우리 가운데 잘못 읽어 온 삶처럼 거대해지는 숨이 끼어들고
도로에 싱크홀 같은 밤이 파여 있다
더 환한 밤이 우리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