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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897388
· 쪽수 : 134쪽
· 출판일 : 2022-10-30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행잉 – 11
표현 – 14
유성 – 16
구조 – 18
영 – 20
흰색을 향하여 – 22
다른 테이블 – 24
테이블 – 26
티 테이블 – 28
틸란드시아 – 30
나는 괜찮아 – 32
마리네이드 – 34
제2부
블루 라이트 – 39
기울기 – 42
어반스케처 – 44
직립의 시간 – 46
Dettagli – 48
수면 – 50
꿈의 형식으로 – 52
네 개의 침대가 놓여 있는 게르 – 54
불현듯 빛나는 테두리 – 56
물병자리 운세 – 58
섬들의 바다 – 60
제3부
내이도 – 65
캔버스 – 66
소묘 – 68
십일월 호수공원 – 70
환원 – 72
에델바이스 – 74
인터뷰 – 76
흑백 – 78
선원근법 – 80
야외 테이블 – 82
렘수면 – 84
십일 층의 상상 – 86
포식자 – 88
오감 – 89
제4부
불면 – 93
연 – 94
캠프파이어 – 96
1분 크로키 – 98
20색상환 – 100
건너편 – 102
2분 크로키 – 104
팔월 헤를렌강 – 106
악어 – 108
초식 – 110
서스테인 드로잉 – 112
먼 곳에서 온 이야기들 – 114
후일담 – 116
해설 임지연 납작하고 빠르게 기울(이)기 – 118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표현
설원에 서 있는 하얀 말을 본다
긴 속눈썹 긴 다리에 관절 마디가 볼록한 어린 말
혼자 서 있다
언덕 너머엔
요정을 믿는 소수의 사람들이 살고 있고
사람보다 많은 말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궁금해
평원에서 눈을 들어 가장 먼 곳을 바라보면
돌아오는 항해의 시간
자신의 그림자를 알지 못하는 말
조용한 두 귓속으로 바람이 훅 들어오면
외로움을 배울 것이다
문득 키가 자랄 것이다
아, 또 눈이 온다 눈이 와
흰 바탕에 흰말은 무슨 색으로 그리나요
온통 하얀 그림 속에서 하양을 잃고
자칫 떨어트린 잉크 방울로 검푸른 눈동자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을 어떻게 그리워하나요
악천후처럼 지나가 버린 마음을
다시는 못 보게 된 것을
또 어떻게 그리나요 ■
흰색을 향하여
누구를 그려도 빨리 마른다 붓을 헹구면서 다른 얼굴을 떠올릴 수 있도록
다른 색을 고르도록
팔레트를 채우고
그 아래로 건너는 물
추월하는 물
잡고 싶어도 내색하지 않는 습성
흐르면서 깊어지던 물고기의 눈동자는 간혹 멈추어
부분과 대면한다
흰자 위에 검은 눈동자
위에 응시하는 흰 점
독백이나 방백
이제 빛을 색이라 말해도 좋겠다
다음엔 마음이란 말 그다음엔 사랑이라거나 행복 어쩌면 영원까지도
한 번은 스치고
세 번 네 번 열 번은 기꺼이 머금고
한 번 간 사람을 열 번 보내고 돌아서서
옅은 색보다 옅은 색
까맣게 잊은 색
겉을 덧칠하는데 속이 깊어지는 이상한 구도
세로선을 먼저 그은 적은 없지
어디에 그려도 빨리 마른다 두꺼운 아크릴물감
위에 파스텔
그 위에
흰 구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