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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비평론
· ISBN : 9791191897685
· 쪽수 : 291쪽
· 출판일 : 2023-12-20
책 소개
목차
005 책머리에
제1부
013 문학의 이유
028 물러섬의 비평
036 전자문화 시대의 글쓰기
048 한국문학의 범주
062 성찰로서의 비평
071 새와 운명, 그리고 형식
제2부
079 사랑의 위기
091 아이러니라는 이름의 감옥
104 사고실험으로서의 소설
118 욕망과 사회화의 이중주
128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 그 가상의 현실성
136 폭력과 제의, 그리고 놀이
143 묘사와 비밀
151 아홉 빛깔 소설의 마음
177 소설과 제목
194 비극의 심화와 확대
203 도덕적 상상력의 실험
215 역사소설과 패러디
제3부
227 청자의 시
245 숭고의 시
260 나비 무덤의 시
271 어느 문학 교실의 풍경
저자소개
책속에서
문학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문학이 존재하는 이유를 묻는 이 질문은 얼핏 형이상학적 분위기를 풍기지만 꽤 현실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삶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문학 또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질문은 다음과 같이 좀 더 솔직하고 분명하게 바뀌어야만 하지 않을까? 삶에 대해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문학의 현실적 기능과 역할을 묻는 이 물음은 문득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이라는 평론가 김현의 문학적 예지를 떠올리는 순간 너무 속된 물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무용에서 소용을 찾는 한 모더니스트의 그와 같은 신조는 삶의 어려움과 비극 앞에서는, 가령 ‘세월호 참사’와 같은 것을 놓고 보면, 궁색할 뿐만 아니라 왠지 허울 좋은 캐치프레이즈처럼 보인다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느낌이다. 도대체 문학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 「문학의 이유」
“우리에게는 평론가들이 있을 뿐 비평가는 없다. 백만에 이르는 유능하고 청렴한 경찰관은 있지만 판사가 없다.” 버지니아 울프의 이 오래전 언급은 그대로 우리 비평의 ‘친밀한 사정’을 가리킨다. 실은 경찰관조차 드물다. 비평가의 임무는 무엇보다도 어떤 대상을 보면서 무엇이 거칠고 섬세한지, 또 무엇이 유치하고 성숙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데 있다. 꼭 엄격한 규범의 적용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비평의 시작은 ‘취향’(월터 카우프만)에서 이루어지고, 비평의 중간은 ‘전투적인 활력’(윌리엄 진서)으로 채워지며, 마침내 비평의 끝에서는 ‘적’(피터 셸달)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평의 그러한 판단적이고 형성적인 임무는 요즘 친밀성에서 비평의 보람을 찾는 평론가들에게는 특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의무처럼 보인다. 비평의 솜씨는 아무래도 ‘매만지는 맛’이 아닌 ‘베는 맛’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
- 「물러섬의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