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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빛과 사랑의 언어 (한강의 문학을 읽는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소설론
· ISBN : 9788936463656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5-10-10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소설론
· ISBN : 9788936463656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5-10-10
책 소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1주년을 맞아 한강의 문학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평론집 『빛과 사랑의 언어: 한강의 문학을 읽는다』가 출간되었다. 한강의 초기 단편소설부터 최근의 장편소설까지, 다양한 작품의 지평을 망라하는 여덟편의 평론과 백낙청·황정아 두 평론가의 대담,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공개되어 화제가 된 김유태 기자와의 인터뷰를 한권으로 만날 수 있다.
“노벨 문학상이 한강을 빛냈지만,
역으로 한강 문학이 노벨 문학상의 격을 높인 면도 있다.”
_한기욱 문학평론가
노벨 문학상 수상 1주년 기념
빛과 사랑을 향해 온 한강의 문학세계를 단 한권으로 망라하는
한강 평론의 결정판!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1주년을 맞아 한강의 문학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평론집 『빛과 사랑의 언어: 한강의 문학을 읽는다』(한기욱 엮음)가 출간되었다. 한강의 초기 단편소설부터 최근의 장편소설까지, 다양한 작품의 지평을 망라하는 여덟편의 평론과 백낙청·황정아 두 평론가의 대담,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공개되어 화제가 된 김유태 기자와의 인터뷰를 한권으로 만날 수 있다.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문학이 세계적인 지평에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입증하며 수많은 독자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다. 수상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그간 우리는 한강의 작품들을 어떻게 읽어왔으며, 그의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위해 어떤 질문이 필요한지 돌이켜볼 시점이다.
작가 한강은 1993년 시로, 1994년 소설로 등단하며 30여년에 걸쳐 밀도 높은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삶과 문학의 본질을 탐구하며 이어진 여정 속에서 그의 작품은 매번 도식과 상투를 거부하는 혁신을 선보였다. 각각의 작품과 발표 시기별로 조금씩 달라지는 지점이 있는가 하면, ‘빛’과 ‘사랑’이라는 화두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한강 문학의 중핵으로 자리했다. 한강의 여러 작품을 섬세하게 조명하는 『빛과 사랑의 언어』는 문학적 논의와 비평적 대화를 이어가는 한강 평론의 결정판으로, 한국문학의 위상을 세계에 널리 알린 작가 한강의 문학을 한층 충실히 감상하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초기 단편소설부터 최근 장편소설까지
다양한 작품의 지평을 한권으로 만나다
제1부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계간 『창작과비평』 2024년 겨울호 특별 기획으로 꾸려졌던 ‘한강의 문학세계’에 수록된 평론들을 모았다. 수상 당시의 기쁨과 감동을 생생하게 전하는 동시에 작가 한강의 문학세계 전반을 깊이 있게 톺아본다.
한기욱 평론가의 「한강 소설이 우리에게 오는 방식」은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부름과 응답’이라는 신선한 프레임으로 해석함으로써 새로운 논의의 장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한강은 매번 새로운 형식을 시도해온 작가이며, 두 작품 역시 사실적 재현을 넘어서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작품의 서사를 진행한다. 두 소설이 통상적인 재현주의나 애도 서사를 넘어 역사적 트라우마를 핍진하게 제시하는 동시에 과거와 현재, 죽은 자와 산 자가 부름과 응답의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는 지점들을 정치하게 짚는다.
백지연 평론가의 「삶의 본모습을 찾는 ‘목소리’의 여정」은 한강의 소설세계를 개관하면서 『내 여자의 열매』 『채식주의자』 『노랑무늬영원』 등에 나타나는 상처받은 여성의 ‘목소리’에 주목한다. 특히 여성을 가부장적 현실의 폭력에 희생되는 대상으로 단순화하거나 환원 불가능한 고립된 인물로 만들지 않는 점이 부각된다. 작가의 고유한 서사적 전개 방식을 통해 인간의 연약함과 고통에 매몰되지 않고 타자와의 유대를 찾는 동력을 제시하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드러낸다.
송종원 평론가의 「‘시적인 산문’이라는 평가에 대하여」는 한강의 시와 소설이 한국시와 연결되는 지점들을 눈썰미 있게 포착한다. 노벨 문학상 심사평에서 언급된 ‘시적인 산문’이라는 구절이 단순한 수사가 아님을 다양한 사례로 증명하며 한강의 소설 속 장면들과 호응하는 작가 고유의 시적 문체, 이미지 등을 통해 작품을 한층 풍성하게 읽어낸다. 한강 작가의 ‘시적인 산문’이 시(민)적 덕성 또는 양심이라는 차원과 연결되어 있음을 짚는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미시간대 교수 유영주는 노벨 문학상 발표 당시의 실감 나는 현장 상황을 「소년은 오고 또 온다」를 통해 전한다. 한국문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심도 있게 논의되는 현 상황을 흥미로운 사례와 논평으로 제시하며, 특히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충격과 감동을 주는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의 역사성과 현재성, 그리고 세계문학적 보편성이 한층 생생하게 다가온다.
제2부 「한강 작품 깊이 읽기」는 백낙청·황정아 두 평론가가 한강의 작품들을 함께 읽으며 격의 없이 나눈 비평적 대화이다. 두 평론가는 제1부의 글들을 품평하면서 각자의 교유한 읽기를 선보인다. 『소년이 온다』를 부름과 응답이라는 틀로 읽으며 토론이 진행되는 한편, 감정의 강렬함이나 진정성을 진실의 증거로 삼는 센티멘털리즘을 기준으로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을 때 놓치게 되는 부분을 지적함으로써 이 소설이 재현의 한계를 극복한 방식을 다각도로 탐구한다. 『작별하지 않는다』에 등장하는 자연과 우주에 대한 경이감에 주목한 논의가 종요로우며, 나아가 『채식주의자』 『노랑무늬영원』 등에서 돋보이는 강렬하고 인상적인 인물들을 해석하며 통상적인 페미니즘적 해석과 어긋나는 지점을 짚고 구도자적 면모를 톺아보기도 한다. 이 대담을 통해 위대한 문학에는 고통을 극복하도록 돕는 치유 능력이 있음을 깨닫게 되는 한편, 한강의 작품 속에 깃든 강렬한 결의와 개벽적 차원이 새로이 두드러지며 한층 풍부한 사유의 장이 펼쳐진다.
짙은 어둠 속에서도 밝은 빛을,
깊은 고통 속에서도 지극한 사랑을 써온
작가 한강의 문학에 대하여
제3부에는 한강 작가의 초기작부터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소설세계 전반을 살펴보기 위해 시기별로 특정한 작품을 다루거나 유사한 흐름을 형성하는 작품들을 함께 논하는 평론들을 모았다.
정홍수 평론가의 「어둠 속의 빛, 고통의 시학」은 한강이 그리는 고통의 연원을 첫 장편소설 『검은 사슴』에서 찾아보며, 고통의 본질을 절실히 탐색해온 한강 작가의 고유한 방식을 논한다. 동시에 1인칭 서술자 및 3인칭 초점화자 등 주요 인물들 간의 타자적 거리감과 고통의 연결 가능성을 다중시점을 활용하여 표현해내는 서술 장치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정치적 돌봄이라는 관점으로 읽어낸 양경언 평론가의 「장막을 걷을 것」은 한강 작가의 작품 속 급진성을 포착하며 글의 서두를 연다. 제주 4·3이라는 ‘보이지 않던 것’을 ‘속솜한’(‘조용하다’는 뜻의 제주어)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곧 생존자와 유가족이 취해온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는 통찰이 구체적 사례들과 함께 제시된다. 작품 속 인물들의 행위를 돌봄이라는 맥락에서 해석함으로써 학살의 역사를 사랑의 역사로 다시 쓰고, 돌봄 행위자의 정치적 실천과 시적 창조를 새롭게 조명하는 글이다.
한영인 평론가의 「세계의 폭력을 가로지르는 유토피아적 충동」은 한강 작가의 초기작 속 원인 불명의 고통을 호소하거나 유목적 충동을 드러내는 인물들을 기준점으로 작품세계를 들여다보는 평론이다. 한강은 인간 존재의 취약성을 정직하게 응시하며 고통에 대해 탐구해왔으며, 이러한 탐구가 세계의 폭력에 맞서는 내재적 탐색으로 이어진 과정을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바람이 분다, 가라』 등의 구체적인 작품들을 통해 살핀다.
한강 문학의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을 『희랍어 시간』과 『흰』 속에서 찾는 전기화 평론가의 「겹쳐지고 얽혀드는 사랑의 이야기」는 두 작품에 공통적으로 그려지는 기묘한 얽힘에 주목한다. 서로 다른 인물과 세계를 교차하는 서술 방식은 서사의 당위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소설이 전하는 사랑이라는 주제에까지 가닿는다. 또한 일견 고요해 보이는 서사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역동성을 포착하며 소설을 풍성하게 읽도록 이끈다.
책의 말미에는 2024년 노벨 문학상 발표 직전 진행되었던 한강 작가 인터뷰 「심장 속, 아주 작은 불꽃이 타고 있는 곳」을 수록한다. 기자이자 시인인 김유태가 한강 작가와 진행한 인터뷰 전문을 옮긴 것으로, 작가의 육성을 만날 수 있는 귀한 기회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들려왔던 2024년 대한민국의 겨울은 유독 혹독했다. 시민들은 역사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한겨울 추위를 뚫고 광장에 모였다.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 들려온 반갑고도 놀라운 소식은 그렇기에 더욱 뜻깊고 소중했다. 이는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사건임은 물론, 문학의 자장을 넘어 절망에 빠져 있던 국민들에게 생생한 감격으로 가닿은 한줄기 빛이었다.
위기 속에 피어난 ‘빛의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묻는 한강 작가의 질문을 곱씹으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문학이 거리로 나와 살아 있는 현실과 공명한 순간이다. 이 평론집은 짙은 어둠 속에서도 밝은 빛을, 깊은 고통 속에서도 지극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가 한강의 ‘빛과 사랑의 언어’를 다시금 들여다본다. 그의 문학이 선사해온 용기와 위로가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설 것이다.
역으로 한강 문학이 노벨 문학상의 격을 높인 면도 있다.”
_한기욱 문학평론가
노벨 문학상 수상 1주년 기념
빛과 사랑을 향해 온 한강의 문학세계를 단 한권으로 망라하는
한강 평론의 결정판!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1주년을 맞아 한강의 문학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평론집 『빛과 사랑의 언어: 한강의 문학을 읽는다』(한기욱 엮음)가 출간되었다. 한강의 초기 단편소설부터 최근의 장편소설까지, 다양한 작품의 지평을 망라하는 여덟편의 평론과 백낙청·황정아 두 평론가의 대담,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공개되어 화제가 된 김유태 기자와의 인터뷰를 한권으로 만날 수 있다.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문학이 세계적인 지평에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입증하며 수많은 독자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다. 수상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그간 우리는 한강의 작품들을 어떻게 읽어왔으며, 그의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위해 어떤 질문이 필요한지 돌이켜볼 시점이다.
작가 한강은 1993년 시로, 1994년 소설로 등단하며 30여년에 걸쳐 밀도 높은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삶과 문학의 본질을 탐구하며 이어진 여정 속에서 그의 작품은 매번 도식과 상투를 거부하는 혁신을 선보였다. 각각의 작품과 발표 시기별로 조금씩 달라지는 지점이 있는가 하면, ‘빛’과 ‘사랑’이라는 화두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한강 문학의 중핵으로 자리했다. 한강의 여러 작품을 섬세하게 조명하는 『빛과 사랑의 언어』는 문학적 논의와 비평적 대화를 이어가는 한강 평론의 결정판으로, 한국문학의 위상을 세계에 널리 알린 작가 한강의 문학을 한층 충실히 감상하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초기 단편소설부터 최근 장편소설까지
다양한 작품의 지평을 한권으로 만나다
제1부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계간 『창작과비평』 2024년 겨울호 특별 기획으로 꾸려졌던 ‘한강의 문학세계’에 수록된 평론들을 모았다. 수상 당시의 기쁨과 감동을 생생하게 전하는 동시에 작가 한강의 문학세계 전반을 깊이 있게 톺아본다.
한기욱 평론가의 「한강 소설이 우리에게 오는 방식」은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부름과 응답’이라는 신선한 프레임으로 해석함으로써 새로운 논의의 장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한강은 매번 새로운 형식을 시도해온 작가이며, 두 작품 역시 사실적 재현을 넘어서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작품의 서사를 진행한다. 두 소설이 통상적인 재현주의나 애도 서사를 넘어 역사적 트라우마를 핍진하게 제시하는 동시에 과거와 현재, 죽은 자와 산 자가 부름과 응답의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는 지점들을 정치하게 짚는다.
백지연 평론가의 「삶의 본모습을 찾는 ‘목소리’의 여정」은 한강의 소설세계를 개관하면서 『내 여자의 열매』 『채식주의자』 『노랑무늬영원』 등에 나타나는 상처받은 여성의 ‘목소리’에 주목한다. 특히 여성을 가부장적 현실의 폭력에 희생되는 대상으로 단순화하거나 환원 불가능한 고립된 인물로 만들지 않는 점이 부각된다. 작가의 고유한 서사적 전개 방식을 통해 인간의 연약함과 고통에 매몰되지 않고 타자와의 유대를 찾는 동력을 제시하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드러낸다.
송종원 평론가의 「‘시적인 산문’이라는 평가에 대하여」는 한강의 시와 소설이 한국시와 연결되는 지점들을 눈썰미 있게 포착한다. 노벨 문학상 심사평에서 언급된 ‘시적인 산문’이라는 구절이 단순한 수사가 아님을 다양한 사례로 증명하며 한강의 소설 속 장면들과 호응하는 작가 고유의 시적 문체, 이미지 등을 통해 작품을 한층 풍성하게 읽어낸다. 한강 작가의 ‘시적인 산문’이 시(민)적 덕성 또는 양심이라는 차원과 연결되어 있음을 짚는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미시간대 교수 유영주는 노벨 문학상 발표 당시의 실감 나는 현장 상황을 「소년은 오고 또 온다」를 통해 전한다. 한국문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심도 있게 논의되는 현 상황을 흥미로운 사례와 논평으로 제시하며, 특히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충격과 감동을 주는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의 역사성과 현재성, 그리고 세계문학적 보편성이 한층 생생하게 다가온다.
제2부 「한강 작품 깊이 읽기」는 백낙청·황정아 두 평론가가 한강의 작품들을 함께 읽으며 격의 없이 나눈 비평적 대화이다. 두 평론가는 제1부의 글들을 품평하면서 각자의 교유한 읽기를 선보인다. 『소년이 온다』를 부름과 응답이라는 틀로 읽으며 토론이 진행되는 한편, 감정의 강렬함이나 진정성을 진실의 증거로 삼는 센티멘털리즘을 기준으로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을 때 놓치게 되는 부분을 지적함으로써 이 소설이 재현의 한계를 극복한 방식을 다각도로 탐구한다. 『작별하지 않는다』에 등장하는 자연과 우주에 대한 경이감에 주목한 논의가 종요로우며, 나아가 『채식주의자』 『노랑무늬영원』 등에서 돋보이는 강렬하고 인상적인 인물들을 해석하며 통상적인 페미니즘적 해석과 어긋나는 지점을 짚고 구도자적 면모를 톺아보기도 한다. 이 대담을 통해 위대한 문학에는 고통을 극복하도록 돕는 치유 능력이 있음을 깨닫게 되는 한편, 한강의 작품 속에 깃든 강렬한 결의와 개벽적 차원이 새로이 두드러지며 한층 풍부한 사유의 장이 펼쳐진다.
짙은 어둠 속에서도 밝은 빛을,
깊은 고통 속에서도 지극한 사랑을 써온
작가 한강의 문학에 대하여
제3부에는 한강 작가의 초기작부터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소설세계 전반을 살펴보기 위해 시기별로 특정한 작품을 다루거나 유사한 흐름을 형성하는 작품들을 함께 논하는 평론들을 모았다.
정홍수 평론가의 「어둠 속의 빛, 고통의 시학」은 한강이 그리는 고통의 연원을 첫 장편소설 『검은 사슴』에서 찾아보며, 고통의 본질을 절실히 탐색해온 한강 작가의 고유한 방식을 논한다. 동시에 1인칭 서술자 및 3인칭 초점화자 등 주요 인물들 간의 타자적 거리감과 고통의 연결 가능성을 다중시점을 활용하여 표현해내는 서술 장치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정치적 돌봄이라는 관점으로 읽어낸 양경언 평론가의 「장막을 걷을 것」은 한강 작가의 작품 속 급진성을 포착하며 글의 서두를 연다. 제주 4·3이라는 ‘보이지 않던 것’을 ‘속솜한’(‘조용하다’는 뜻의 제주어)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곧 생존자와 유가족이 취해온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는 통찰이 구체적 사례들과 함께 제시된다. 작품 속 인물들의 행위를 돌봄이라는 맥락에서 해석함으로써 학살의 역사를 사랑의 역사로 다시 쓰고, 돌봄 행위자의 정치적 실천과 시적 창조를 새롭게 조명하는 글이다.
한영인 평론가의 「세계의 폭력을 가로지르는 유토피아적 충동」은 한강 작가의 초기작 속 원인 불명의 고통을 호소하거나 유목적 충동을 드러내는 인물들을 기준점으로 작품세계를 들여다보는 평론이다. 한강은 인간 존재의 취약성을 정직하게 응시하며 고통에 대해 탐구해왔으며, 이러한 탐구가 세계의 폭력에 맞서는 내재적 탐색으로 이어진 과정을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바람이 분다, 가라』 등의 구체적인 작품들을 통해 살핀다.
한강 문학의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을 『희랍어 시간』과 『흰』 속에서 찾는 전기화 평론가의 「겹쳐지고 얽혀드는 사랑의 이야기」는 두 작품에 공통적으로 그려지는 기묘한 얽힘에 주목한다. 서로 다른 인물과 세계를 교차하는 서술 방식은 서사의 당위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소설이 전하는 사랑이라는 주제에까지 가닿는다. 또한 일견 고요해 보이는 서사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역동성을 포착하며 소설을 풍성하게 읽도록 이끈다.
책의 말미에는 2024년 노벨 문학상 발표 직전 진행되었던 한강 작가 인터뷰 「심장 속, 아주 작은 불꽃이 타고 있는 곳」을 수록한다. 기자이자 시인인 김유태가 한강 작가와 진행한 인터뷰 전문을 옮긴 것으로, 작가의 육성을 만날 수 있는 귀한 기회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들려왔던 2024년 대한민국의 겨울은 유독 혹독했다. 시민들은 역사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한겨울 추위를 뚫고 광장에 모였다.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 들려온 반갑고도 놀라운 소식은 그렇기에 더욱 뜻깊고 소중했다. 이는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사건임은 물론, 문학의 자장을 넘어 절망에 빠져 있던 국민들에게 생생한 감격으로 가닿은 한줄기 빛이었다.
위기 속에 피어난 ‘빛의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묻는 한강 작가의 질문을 곱씹으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문학이 거리로 나와 살아 있는 현실과 공명한 순간이다. 이 평론집은 짙은 어둠 속에서도 밝은 빛을, 깊은 고통 속에서도 지극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가 한강의 ‘빛과 사랑의 언어’를 다시금 들여다본다. 그의 문학이 선사해온 용기와 위로가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설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한강 소설이 우리에게 오는 방식: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의 경우 / 한기욱
삶의 본모습을 찾는 ‘목소리’의 여정: 『내 여자의 열매』 『채식주의자』 『노랑무늬영원』 읽기 / 백지연
‘시적인 산문’이라는 평가에 대하여: 한강의 작품세계와 시 / 송종원
소년은 오고 또 온다: 세계문학으로 읽는 『소년이 온다』 / 유영주
제2부
대담 한강 작품 깊이 읽기 / 백낙청·황정아
제3부
어둠 속의 빛, 고통의 시학: 한강 장편소설 『검은 사슴』이 던지는 질문 / 정홍수
장막을 걷을 것: 정치적 돌봄으로 다시 쓰는 역사,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 양경언
세계의 폭력을 가로지르는 유토피아적 충동: 초기 소설을 중심으로 살펴본 한강의 작품세계 / 한영인
겹쳐지고 얽혀드는 사랑의 이야기: 『희랍어 시간』과 『흰』이 사랑을 꿰어내는 법 / 전기화
작가 인터뷰
심장 속, 아주 작은 불꽃이 타고 있는 곳 / 한강·김유태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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