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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897791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4-07-1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그 자리에 꽃 하나가 – 13
북녀에게 1 – 14
북녀에게 2―임진강 – 16
50㎝ – 18
깃발 – 19
아스팔트꽃 – 20
지금도 중문을 나서면 아우성 들린다 – 22
충무로 연가 – 24
80년대 – 26
그때는 그때의 나는 – 27
88년 여름 어느 날 – 28
학생회관 – 29
동굴 – 30
2학년 늦봄 새벽 풍경 – 32
1991년 오월 우리는 초혼처럼 투쟁가를 불렀다 – 34
문익환, 91년 오월 – 36
물―단결에 대하여 – 37
오돌대 – 38
꽃씨 – 40
친구여 – 42
오 학년의 가을 – 44
제2부
그때 – 49
두 개의 불꽃 – 50
사랑하였으므로 사랑하였네라 – 52
남산 숲길에 옛사랑의 그림자를 두고 왔다 – 54
사랑하는 그녀에게 차마 이별을 – 55
겨울비에 젖은 단풍나무가 – 56
가을 향기 – 57
젊은 날의 사랑은 가고 – 58
한 사람을 위해 – 59
강 – 60
한 사람을 지웠다 – 61
봄밤 꽃비 내리는데 – 62
어느 날 길은 보이지 않고 뒷모습만 보이고 – 63
만해시비(卍海詩碑) 앞에서 – 64
친구에게 – 66
별 1 – 68
별 2 – 69
차 한잔하고 싶다, 그대여 – 70
오색 – 72
제3부
성산포 아가씨 – 77
그러니 그대와의 첫날을 – 78
첫사랑 1 – 80
첫사랑 2 – 81
사랑 1 – 82
사랑 2 – 83
사랑니 – 84
단풍 – 85
그대, 좋아 – 86
강 – 87
문득 – 88
기도 1 – 89
늦깎이 아들이 사랑스러워 – 90
하늘 아래 당신이 있었습니다 – 91
아부지 – 92
어머니 – 93
엄마 – 94
김장김치 – 95
어린이날 – 96
내 어릴 적 고향집 마당 – 97
당산 팽나무가 사라졌다 – 98
고향 들길을 걷다가 – 99
윷놀이 – 100
하얀 눈이 내려 – 101
꽃샘바람 부는 어느 봄날 오후 대나무 숲을 지나다 생에 대해 생각하다 – 102
제4부
그대가 가 버린 다음에 – 105
바람이 불어 사랑에게로 간다 – 106
나는 왜 흔들리는가 – 107
어느 날 꿈속으로 그대가 오면 – 108
그때다 – 110
가을, 하늘, 어떤 날 – 111
기도 2 – 112
생각 하나가 – 113
도솔천(兜率天) 유감 – 114
석불전 부처님 – 116
금강경 – 117
통일 – 118
언어도단 – 120
금산사(金山寺)의 밤 – 121
죽음 그 너머를 생각하다 – 122
청계천 – 123
조계사 – 124
한강수상법당 – 126
청소 – 128
빗속을 걸어요 – 129
낙산공원 – 130
죽음을 향해 간다는 건 – 131
아름드리나무 밑에서 – 132
추천사 지선 스님 – 133
발문 신동호 시인은 한 사람으로 끝나지 않는다 – 135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랑하였으므로 사랑하였네라
별꽃이 지천으로 피어
꿈결의 약속인 듯 축복의 메아리로 퍼질 때
그대를 향한 내 마음은 코스모스처럼 한들거렸지요
그래요
삶이 그대를 속이기 전에 바람이 그대의 머릿결을 흔들고 지나갈 때
그것이 꽃처럼 아름다운 인생의 미래를 약속하진 않는다는 걸
알지만 알면서도 마냥 행복했었지요
두려움도 결코 우리를 갈라놓지 못하고
창공을 향한 눈빛을 가릴 수 없었지요
미래는 설렘으로 꿈틀거리는 보물 상자같이
기대하게 하고 부풀게 하고 꿈꾸게 했어요
그게 당신이었어요 그래요 바로 당신이었어요
그런 당신을 사랑했던 것이지요
삶이 그대를 속이기 전에 바람이 그대의 머릿결을 흔들고 지나갈 때
그걸 바라보며 온몸이 설렘으로 가득 차던 나
아 그때는 그때는
사랑이 오로지 사랑이었으므로
밤하늘의 별이 늘 내 가슴에 내려와 빛나던 시절이었지요 ■
첫사랑 2
봉숭아 꽃물 들이며
첫눈 올 때까지
새끼손가락에 꽃물 있으면
정말로 첫사랑이 이루어지는 줄 알았지요
첫눈 오는 날
눈썹달처럼 남아 있는
새끼손가락 끝 꽃물이
그제야 첫사랑이 떠나간 흔적인 줄 알았지요 ■
바람이 불어 사랑에게로 간다
바람이 불어 그리운 그날로 간다
잊힐래야 잊힐 수 없는 것들도
세월이 흐르면 낡은 사진첩 빛바랜 사진처럼
물 빠진 옷감처럼 탈색되지만
기억의 저편에 남아 있는 상실의 아픔은
붉은 피 뚝뚝 떨어지는 상처보다 고통스러운 법
아무도 부르지 않는 잊힌 노래처럼 세월은 흘러도
혼자 부르는 노래는 차라리
쓸쓸한 거리를 더욱 환하게 밝히지
목숨처럼 소중한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즐거움마저 아픔이지
삼라만상이 고통이지
세월이 흘러 먼 훗날이 되어도
생을 달리해 천 번 만 번 죽고 태어나 몸을 달리해도
억겁의 굴레처럼 어찌할 수 없을 때 어찌할 수 없을 때
바람이 불어서 바람이 되어서 나는 가지
그리운 그날의 사랑에게로 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