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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1938609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4-04-30
책 소개
목차
낯선 나
제1부 여행 그림자의 떠나는 길
고함을 질러보자/ 여행 그림자의 떠나는 노래/ 여행의 이유/ 배낭 속 나/ 생각의 환전/ 신조차 과거는 과거/ 핑계/ 로망과 현실 사이/ 종교 여행/ 흔들리며 걷기/ 검정과 하양/ 관동별곡의 신선 여행/ 무슬림 회당에서/ 여행 그림자를 위한 노래/ 여행, 한 줌의 언어
제2부 신들의 재림
혼돈의 거리/ 환승/ 모두, 하나/ 사막의 밥/ 타지마할, 사랑은 비추는 것/ 생명의 물/ 하나를 향한 카마슈트라/ 돌고 도는 돈/ 바라나시 고돌리아/ 갠지스의 화장터/ 인도여/ 윤회의 사슬/ 질경이 인생/ 다르질링 천상의 도시/ 마더 테레사 하우스/ 포카라 페와 호수의 아침
제3부 실크로드와 오아시스
차린 협곡/ 메데우 침볼락 빙하/ 알틴 아라샨 트레킹/ 알라쿨 호수/ 무지개가 발아래에 뜨는 길에서/ 알라메딘 트레킹/ 자작나무 거리 산책/ 우즈베키스탄 히바의 빛/ 히바 유적 속 사람들/ 오아시스 도시 부하라/ 한국, 한국관광객/ 기대는 기대를 넘지 못하고/ 중앙아시아 환전/ 초원의 유목민/ 삶의 고행, 실크로드/ 중앙아시아 음식
제4부 고산에 피는 꽃
화호, 꽃길을 걸으며/ 쓰촨성의 청두/ 말이 말을 경계하고/ 초원과 고산증의 길/ 감숙성 짜가나 마을의 바위산/ 라브랑진 사원의 도시/ 쓰촨성 천장터/ 청해호 유채꽃도 흔들리고/ 정략결혼의 포탈라궁/ 차카 염호/ 칭하이성에 피는 꽃/ 몽골의 할미꽃/ 홉스굴 꽃동산/ 칭기즈칸의 초원/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물길 따라 나무
제5부 캐리비안 크루즈
COZUMEL에서 데킬라를/ 멕시코만 크루즈/ 캐리비언 카니발의 빌리즈 시티/ 재미와 무관심/ 온두라스 로아탄/ 그랜드 케이먼/ 크루즈의 있고 없음/ 36시간 망망대해/ 콧수염을 기르려다/ 불꽃놀이/ 마이애미 키웨스트 선셋/ 플로리다 더 빌리지스의 노부부/ 결혼식/ 새해
[인터뷰] 여행, 그 떠도는 자아의 기록
저자소개
책속에서
<낯선 나>
여행은 캐리비안 해적이다
해적조차 고향처럼 익숙해지면 여행은 종점이다
도둑에게처럼 소리가 천둥소리만큼 크다가
친숙한 개 짖는 소리가 되면 낯익음조차 없다
쳇바퀴가 돌아도 도는지 모르는 다람쥐 걸음이다
살아 숨 쉬는 여행은
해적들끼리도 낯설다
계절과 시간과 벤치와 길이 낯설어야 해적이다
여행은
빙하 녹아내린 호수에서 낯선 ‘나’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일이다
<여행 그림자의 떠나는 노래>
태양이여, 떠오르라
월광아, 비추어라
그림자 나는 너를 따르리
아침저녁으로 길게 늘어뜨리고
한낮에는 너의 발아래 너와 함께 서리
먼 길 떠나는 그대여
그림자도 설레노라
함께 걸어온 날들 벅차고
앞으로 나아갈 시간들 영롱한 무지개라
쌓이고 더한 생의 길에 채색한 수를 놓으리
떠도는 자아,
너의 실체가 사진으로 찍히지 않으니
홀로 너 자신과 만나는 순간에 함께 하리, 증언하리
먼지와 혼돈 속에서 너를 찾아
갠지스 강에 피를 씻고 눈의 때도 닦으리
비바람 몰아쳐도 삶이고
태양이 솟구쳐도 인생인 줄
나, 너의 그림자는 알고 있노라
연착하는 기차
궤변 속 삶도
그림자는 너와 함께 따르리
여정이여
삶이여, 그대 걷고 쉬고 또 걸으리
껍데기를 다 버릴 때까지 걸으리
<여행의 이유>
그냥 걷고
그냥 보고
그냥 여행지에 취하고
내가 먹던 음식,
내가 보던 사람,
내가 하던 일,
모두 허물 벗듯 벗으면
나는 오롯이 나로 빛난다
그 빛이 내 몸에서 배터리처럼 닳게 되면
다시 떠나야 하리
빛이 갉아먹은 나를 채워야 하리
내 몸에 남는 영양분은 비만의 집을 짓고
부족한 영양분은 쓰러지는 빈혈의 건물이다
인간은 본래 걸어야 하는 동물,
인간은 걸어서 길을 내고
걸어서 삶을 초기화한다
여행은 중앙아시아 비탈진 길을 오르내리는
양들처럼 길을 걷는 일이다
없는 길도 찾아 걷고, 만들어 걸으며
물통처럼 넘치는 것은 버리고
허기진 배처럼 모자라는 것은 채워야 한다
여행지의 언어는 사진으로 담을 수 없고
여행지의 자연을 담은 사진도 숨 멎은 자연이다
여행지에 대한 배움은 여행을 누릴 만큼만 하고
누림이 그 배움을 넘어서야 여행이다
삶이 여행인 것을
굳이 여행해야 하는 까닭은
삶이 여행이라는 사실을 잊을까 두려워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