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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965032
· 쪽수 : 287쪽
· 출판일 : 2022-05-07
책 소개
목차
* 이스탄불 도착 1
* 드디어 카이세리 도착
* 한국무용 공연을 보러 앙카라 행
* 한국어문학과 학생들과의 첫 만남
* 우체국에서 소포를 찾으면서 세금을 물다
* 무자페르에게 터키어 배우기
* 괴로운 콧물감기
* 집에 페인트칠하는 날
* 아늑해진 내 집
* 고마운 내 이웃들
* 터키에서 처음으로 비를 만난 날
* ATM에서 돈 찾기
* 카파도키아 여행
*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
* 비자 발급 받기의 어려움
* 경찰서 사람들을 학교에서 만나다
* 이스탄불에서 온 손님
* 하루에 겪은 만남과 이별
* 해의 마지막 날을 카파도키아에서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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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 소재로 구성된 에세이집
저자소개
책속에서
* ‘이스탄불 도착(2007년 9월 10일 월요일)’ 중에서
9월 10일 1시 20분 비행기를 타고 인천을 떠났는데 같은 날 저녁 7시 15분에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는 비행시간만 11시간 30분이 걸린다. 그런데도 터키가 한국보다 6시간이 늦어 같은 날 도착하게 된 것이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에는 이민 가방과 기내용 캐리어를 동시에 끌고 노트북 가방은 어깨에 걸친 채 혼자서 예약해둔 호텔까지 찾아가야 했다. 한국에서 환전해 온 600불을 아껴 써야 한다는 생각에 호텔 셔틀 서비스를 이용해보려고 환전소에서 50달러를 터키 리라로 바꾼 후 공중전화 카드를 샀다. 터키에 가면 달러를 한꺼번에 환전하지 말고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환전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우선 50달러만 바꿨다.
호텔 바우처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고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하루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만 쓸 수 있다는 답변을 받고는 혹시나 돈을 아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어긋나고 말았다.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홀리데이 인 이스탄불 호텔에 가니 택시비는 21리라. 호텔에 도착해서는 체크인을 하면서 다음 날 공항에 갈 때 호텔의 셔틀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직원이 흔쾌히 그렇게 하라고 하더니 요금이 25유로라고 했다. 나는 무슨 셔틀 서비스 요금을 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직원은 똥그레진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 ‘우체국에서 소포를 찾으면서 세금을 물다(2007년 9월 21일 금요일)’ 중에서
학교에서 내준 차를 타고 우체국에 갔다. 한국에서 보낸 짐에 책뿐만 아니라 고추장이나 된장 같은 음식물과 옷도 있는데 박스 위에 그 가치를 적는 칸이 있었다. 한국에서 짐을 부칠 때 우체부 아저씨는 혹시 있을지도 모를 분실의 경우에 대비해서 내용물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여 적어놓는다고 했었다. 그래서 별생각 없이 액수를 적었었는데 터키에서는 그것을 보고 내용물의 가격에 비례해서 세금을 물게 한단다. 특히 옷이나 음식물일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다. 만약 상자 위에 모두 책이라고 썼다면 기증의 의미로 해석하여 세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는 말도 들었다. 내가 내야 할 세금은 120.90리라.
* ‘터키에서 처음으로 비를 만난 날(2007년 10월 15일 월요일)’ 중에서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하늘이 흐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이 접어놓았던 우산을 챙겼다. 햇볕 쨍쨍한 날보다는 약간 흐린 하늘이 나는 좋다. 한 주일의 시작이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편하게 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갈까 하다가 그래도 월요일인데 하는 마음에 녹색 정장 치마에 검은 구두를 신고 나갔다.
학교에서 연구실 사진을 찍어보았다. 처음 연구실을 청소하고 책상 위치를 바꾼 후에 사진을 찍어본 적이 있었는데 실내가 너무 어두웠었다. 오늘은 어떨까?
셋이서 집에 오는 길은 바람이 꽤 불었다. 노리코 선생에게 배로 짐을 부치면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더니 한 석 달쯤 걸리더라고 대답했다. 내가 터키에 오기 직전에 비행기로 세 박스, 배로 두 박스의 짐을 부쳤는데 항공화물은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막대한 세금까지 내면서 찾았다. 그런데 배로 부친 박스에 겨울옷이 있는데, 석 달이 걸린다면 아직도 두 달 후에나 짐이 도착할 텐데, 겨울이 시작되어도 한동안 춥게 지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짐이여, 이변을 낳아서 빨리 도착해다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