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광산에서 컴퓨터를 캡니다

프롤로그 _ 소년 가장, 리사이클 시장의 리더가 되다

1장 리사이클로 지속 가능한 세상 만들기
중고 IT 기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다
중고 PC가 아니라 ‘리뉴올PC’입니다
1가구 다PC 시대에 벌어지는 일들
‘뭘 믿고 저 업체에 내 컴퓨터를 보내지?’
“컴퓨터, 전국으로 출장매입 해드립니다”
거래 안 해본 곳은 있어도 한 번만 한 곳은 없다
필리핀부터 나이지리아까지 해외로 간다

2장 2평짜리 계단 밑 창업에서 매출 500억 원 벤처기업으로
막내 배달 사원, 돈의 흐름을 보다
유통업체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핵심 정보들
“중고 사이트에 올라온 메모리, 네가 사올래?”
광고 보고 컴퓨터를 팔기 위해 줄 선 사람들
“항상 돈이 흐르는 길목에 앉아 있네요”
열심히 일한 대가, 티눈과 녹내장
사람이 감당할 시험밖에는 없나니
바닥을 헤매던 자존감을 끌어올려 준 책

3장 리뉴올PC는 중고 컴퓨터인데 AS까지 돼요?
리퍼브 상품의 범람 속에서 살아남는 법
테스트부터 재제조, 출고까지 품질검사 실명제
네거티브 영상이 노이즈 마케팅으로 돌아오다
비방하던 유튜버가 직접 홍보에 나서다
“우리 영화에 협찬해 줄 수 있을까요?”
“이마트에 제발 입점해 주세요”
“우리 광고, 전지현이랑 같은 급이야”

4장 판을 키우면 해결책이 보인다
월드메모리가 매입 시스템의 표준이다
경영자는 회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야 한다
매출 1조 원 규모의 대형 쇼핑몰과 공존하다
컴퓨터 소매점이 모이는 플랫폼, 월드메모리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규모의 경제를 만들려면 공간을 확보하라
2조 원 중고 시장에서 업계 표준이 되는 법

5장 세상을 읽는 안목, 우리가 만들려는 세상
나만의 무기가 있으면 결단을 내리기 쉽다
내가 너무 부족한 것 같아 불안할 때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교육으로 메꾼다
상생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다채널화, 다양화된 사회에서 살아남기
ESG의 궁극은 모든 IT 기기의 리사이클
나눔을 통해 함께하는 성장을 꿈꾼다

리사이클 업계에 종사하다 보니 뉴스를 볼 때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어떤 신제품이 많이 팔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4, 5년 뒤에 중고 부품이 많이 나오겠다는 생각을 한다. 공무원이 10만 명 늘어났다고 하면 1인 1PC 시대니까 10만 대의 컴퓨터가 더 쓰이게 될 것이고, 5년쯤 지나면 관공서에서 그
인원수만큼 중고 컴퓨터들이 쏟아져 나오겠다는 생각을 한다. 기업이나 관공서에서 재직자가 10만 명 늘어났다면 컴퓨터뿐 아니라 책상, 의자 등 가구들이 필요할 것이고 그 제품들은 몇년 뒤 다시 리사이클 시장에 나올 것이다. 그것들은 리사이클 산업에서 원자재와 같다.

나는 계단 밑에서 창업을 시작했다. 용산전자상가 안에는 큰 유통사가 있었고 작은 딜러 업체들도 있었다. 독립하기로 결정은 했지만 자금이 많지 않으니까 크게 차릴 수는 없었고, 딜러업체들 중에서도 가장 작은 업체를 차린 것이다. 오랜 기간 일을 배웠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의 노하우로 나 혼자 딜링을 해보기로 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전까지는 신품 부품만 유통했다면 독립하고부터는 중고 부품 유통을 같이 하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에 어떻게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리뉴올PC 론칭 때 사내에는 브랜딩에 돈을 쓰는 걸 반대하는 직원도 있었다. 실행하기 전에는 이렇게 돈이 많이 들지 몰랐기 때문에 무식해서 용감했던 것도 맞다. 그렇지만 광고 비용을 쓰지 않았더라도 온라인 판매를 더 하기 위해 어떻게든 우리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뉴올PC는 셀럽을 모델로 광고를 만들고 중고 PC에서 브랜딩을 한 최초 사례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업계에서는 많이들 놀란다. 우리가 어떤 행보를 할 때 주변에서 자꾸 사진이나 캡처를 보낸다. 우리 회사 재무제표도 다른 회사 사람들이 많이들 본다는 걸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