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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2182711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3-08-22
책 소개
목차
지루한 일상에서 춘기닷컴으로 _ 7
짝꿍 진혁이 _ 36
시내 나들이 _ 66
발 없는 말은 괴물이 된다 83
수련회에서 _ 103
모두를 위한 춘기닷컴 _ 123
리뷰
책속에서
그제야 앞자리에 앉은 현수도, 대각선에 앉은 시윤이도, 3분단 저 멀리에 있는 나연이도 코를 잡았다.
“이게 최진혁 냄새였어?”
“혹시 오늘 점심 청국장 나오는 거 아니야?”
“이시윤! 급식실 냄새가 4층까지 날 리가 있냐?”
다들 진혁이의 발 냄새가 고약하다며 놀려 댔다.
막상 진혁이가 웃음거리가 되니, 안 보는 척 곁눈질로 자꾸만 진혁이 쪽을 흘겨봤다. 진혁이는 두 입술을 힘껏 물고 있었다.
‘저러다 날 때리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자연스럽게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드르륵.
의자를 뒤로 쭉 빼더니 진혁이가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담임선생님은 갑자기 나간 진혁이를 찾아 뒤쫓아 갔다. 진혁이와 선생님이 나가자 교실은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최진혁 꼴 좋다. 맨날 장난만 치더니.”
“얼굴 빨개진 거 봤어? 진짜 웃겨.”
“김은아, 한 건 성공했네! 축하축하! 기분이 어때?”
다들 이때다 싶어 진혁이를 깎아내렸다.
“걔도 당해 봐야지. 맨날 내가 얼마나 당했는데! 진짜 최진혁 생각만 하면 끔찍해!”
나의 대답과 동시에 문이 열렸다. 진혁이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어 있었다. 머리부터, 얼굴, 발까지. 양말을 벗은 채로 성큼성큼 돌아와서 내 앞에 섰다.
“아침에 육상선수 훈련이 있었거든.”
축 처진 목소리의 진혁이는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저 색색거리는 분노의 숨결만 느껴질 뿐.
‘차라리 전처럼 장난스럽게 대꾸나 할 것이지.’
나는 뻔뻔스럽게도 이 모든 정적의 책임을 진혁이에게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