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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333120
· 쪽수 : 116쪽
· 출판일 : 2022-05-16
책 소개
목차
1부 이 봄의 슬픔은 누가 신고 갈 신발인가
생일
뒤뜰
통영
문상
공원
섬의 기원
비의 질서
첫눈
빈집을 짓는,
병원
눈사람
봄날, 대청
포옹
가을의 방
2부 가끔 울음이 샜다
운명의 힘
버들 국수
섬의 기원 2
목련
공양
눈사람 2
꽃비
종소리
배웅
절규
풍경
상사화
꿈에
꽃지에서
간월도
3부 슬픔을 건축하는 들꽃
굴밥
까치집
진문여, 혹은 아틀란티스
격렬비열도
민달팽이
무화과
가뭄
유산
금강
물고기 평전
반성
안녕, 플라타너스
입문
낮술
막걸리
4부 식지 않은 이슬을 이고
문신
뒤안길
달이 큰다
안거
못
소금꽃
궁남지
땀의 변명
살구
소낙비
손님
빈집
인류
수술
질문
해설
진심의 이념과 서정―소종민(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름 한철 무엇을 뽑아 버리고 무엇을 심어야 할지 모르면서 땅을 팠다 끝없이 들끓어 여름이었고 더 이상 팔 수 없을 때 여름의 설원을 알았다 구멍 뚫린 하늘의 느닷없는 사태에 야윈 어깨로 쏟아져 내린 눈 폭풍은 고도로 계산된 여름의 생산 기술이었다
잘 익은 울음의 껍질을 벗겨 주겠다던 나는 나를 홀딱 벗어 버리고 말았다
지금 여기,
―「뒤뜰」 부분
사막을 지나 지하철은 연착했다 늘 한발 늦었지만 기억의 터널에서 마지막에 놓친 발자국이 샘이었고 목을 축이기엔 불결해 보였다 검은 시간을 가시로 뽑아 쓴 선인장은 놀라웠고 더러는 수건으로 목을 가렸지만 여기저기 튀어나오는 소리가 더 날 세워 불편을 호소했다 눈치만 는 고양이는 웅크린 의자였고 역할을 다한 도구들이 얹혀졌다 등을 부리면 가시만 곤두서는 화분
캐어 맞춘 뼛조각들이 엉성하게 서성거렸다
생각하는 것만 보고 듣는 골격은 얼마나 끔찍하고 간결한 흉기인가
―「공원」 부분
나무들의 귓속말이 떨어져
새들의 식사가 되었다
매일 진물에 젖던 나무의 무릎
죽는 줄 모르고 피운 꽃의 고역이다
고라니 너구리 방아깨비 고추잠자리
슬그머니 눈도장 찍는 핀잔에
밤마다 반딧불이 집회에 시달린 은행
이젠 수놈만 심는다고 노랗게 떴다
제풀에 지친 쑥의
희끗희끗 마른 정신들
베옷을 차려입은 강아지풀의 목례 앞에
서로 구름의 속사정을 둔 내기에
일기예보를 믿었던 소나무는
봄날 송순주로 대신하기로 했고
도토리묵을 내겠다는 떡갈나무
첫눈이 숨어 있는 입 말문이 튼다
―「첫눈」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