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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333694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23-03-31
책 소개
목차
1부 달물 끓어넘치는 소리
노숙
소란에 당신이 내리쬐어
해독이라 하자
멀리서 두드리는 것들
주먹을 펴게 하는 함박눈으로
눈빛 아름다울 때만 말이 나왔으면
바다가 보이는 미용실
말랑하기 쉬운 투명
보이지 않는 끈
니체 친구 양미리
다짐이 곱슬곱슬 몰려왔어
블링크
2부 빗방울 무늬가 있는 눈
저기는 여기다
햇발에 대해 궁금함
그러므로 야구공
사다리 타기 게임
불 버리는 취미를 가진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싶은 듯
반대색
맥박에서 뛴다
그냥 슬픔이었으면
에어 택시
이별도 안녕
라디오가 불러야 맛난 애창곡
노랗게 종알거리는 눈물
3부 꽃의 고요를 핥아라
우리 축구 규칙
옹동
울음이 귀를 잡아당긴 저녁
무의미에서 무를 뽑아 들고
돌아보면 움직이지 않겠죠
풋저녁
하지엔 BEERS!
이가 입을 물 듯
개와 꽃을 안고 있는 노인과 등반가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
붉은 외눈이 동산에 떠올라
연두 연두 봄 산
작고 느리고 부드러운
반나절
꽃의 고요를 핥아라
그리는 못 해요
눈 내리는 분홍 선
4부 연필 끝에 달을 달아
화이트아웃
꽃멸치
아르카익 스마일
쓸쓸에 얼굴이 스치면
초승달 부풀어 터지게 불러도
황어가 물살을 샌드백 치듯
시인의 말
과외
나의 화전들
알 수 없는 유리 어쩌면
등대 자기
오늘
마음을 원피스처럼 말릴 거야
끌리기 좋은 간격
해설
공동체와 얼굴의 윤리
—박동억(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열차와 멧돼지가 우연히 부딪쳐 죽을 일은 흔치 않으므로
호남선 개태사역 부근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열차에 뛰어들었다는 기사를 나는 믿기로 했다
오늘 밤 내가 떨지 않기 위해 덮을 일간지 몇 장도
실은 숲에 사는 나무를 얇게 저며 만든 것
활자처럼 빽빽하게 개체수를 늘려 온 멧돼지를 탓할 수는 없다
동면에 들어간 나무뿌리를 주둥이로 캐다가
홀쭉해지는 새끼들의 아랫배를 혀로 핥다가
밤 열차를 타면 도토리 몇 자루
등에 지고 올 수 있으리라 멧돼지는 믿었던 것이다
-「노숙」 부분
여기와 저기 사이에 무엇을 그릴래?
살아 있는 사이를, 뼈에 붙어야 연하게 펄럭이는 오월을, 같은 소리 다른 뜻 다른 소리 같은 뜻을 주고받는 아가미를, ‘삶과 죽음은 미늘 차이’라고 귀엣말하는 산호초를, 비춰 볼 자신 있는 자들을 위해 만들 예정인 살면面이라는 낱말을, 원뿌리를 미리 잘라 기른 실뿌리를, 자라는 말 그대로 두어 눈꽃 냄새 나는 설화를
너와 나 사이에 무엇을 띄울래?
결코 알지 못할 크기를, 안팎이 차진 운동화 같은 하양을, 게와 새우의 슬픔에 쫓기는 맑은 날을, 열면 빵이 익어 가는 사전을, 양팔 벌리기 적당한 햇볕을, 마음 쉬이 들키는 노크를, 얼굴 묻은 ‘잠시만요’를, 무릎 꿇는 통꽃을, 입술 열고 바람 쐬는 혀끝을, 해진 그물코에 걸려 주는 ‘너랑 살았으면 좋겠다’를, 말놀이의 잘랑잘랑을
손수건에 그리고 띄운 것들이 지구 주위를 떠돌고 있다
두드리고 있는 것은 풀빛으로, 두드리는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것은 흰색으로, 두드리다 날아간 것은 빨강으로, 혼수에 빠진 것은 오렌지색으로, 죽어 공기에 묻힌 것은 잿빛으로 칠하는 이가 있다
-「멀리서 두드리는 것들」 전문
그림책 속으로 잠수를 했다
뒤집힌 꽃다발에 매달린 산소 방울이 얼어 있다 위로 던져 오후의 따스한 햇살을 낚을 때야 나는 지구에 손을 푹 집어넣어 여름을 끄집어내듯 중얼거렸다
내가 가지 않으면 그날은 혼자 놀 거야 약속 시간에 몰린 반전 카드가 그날의 해루질에 걸릴 수도 있지
무얼 남기려 한 발로 뛰어온 것은 아니었다 그제와 모레 사이에 무엇이 묻혀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는 나의 오늘을 들고 흙을 털 것이다
해저 울리려 해저로 들어간 지난날을 불러 볼까 허공에 엎드려 물러나 쳐야 울리는 앞날을 칠까
내일은 닫혀 있어 열릴 걸로 해 두자 열려 있어 닫힐 걸로 해 두자
-「눈빛 아름다울 때만 말이 나왔으면」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