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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621029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2-10-0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4
제1부
이탈자 12
10호 초소 14
통제구역 16
죽어가는 마을 18
무법자 20
강제집결소 22
21세기와 19세기 24
허기진 관복 26
뇌물 28
백주 강도 31
자력갱생 34
선군의 기수 36
화형 38
비전향장기수 40
맞불 44
드살 센 아줌마 46
제2부
현명하게 사는 법 50
잘했다 장하다 52
팔자를 앞지르다 54
축구 선수 57
돈 셀 줄만 알면 58
사기 방등 60
재산목록 1호 62
철부지 아홉 살 64
강냉이 두 짐 66
고문 68
공사장 식모 69
뇌막이 72
갯벌 74
100일 전투 76
삶은 배 78
장마당 바지 80
우리 마을 뒷산 82
제3부
신세계 86
선교사 88
청바지 92
이밥에 고깃국 93
공기밥 94
사투 96
전주 이씨 98
아파트에 사는 돼지 100
엄마의 소녀 시절 102
강성대국의 징표 104
설날 105
맞은편 집 106
평양 아리랑 108
효도 111
아버지의 유언장 114
개울 하나 사이 116
제4부
반갑습니다 120
감자탕 122
진실 124
통장 126
외래어 128
빨갱이가 뭐야 130
엄마 옷 132
여권 134
무료교육 의무교육 136
핫팩 138
전역 명령 140
아이언 마스크 142
미역국 144
선택적 함구증 146
드라마 천국 148
우리 동네 슈퍼맨 151
경계선 152
해설 | 시적 재현의 역사성과 경계인의 존재 증명 • 휘민 153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 멀리 무산광산이 보이고
흙먼지 뒤집어쓴 버스
10호 초소 앞에 선다
사람들 모두 내리자
차단봉이 올라가고 빈 버스만 통과한다
한 줄로 길게 늘어서서
한 사람씩 증명서 검열을 받는 모습
독립운동가 잡으려고 혈안이 된
검문소를 방불케 한다
국경지역 공민증은 손에 들려줬지만
브로커의 도움은 여기까지다
간단한 북쪽 말투 연습은 했어도
진정시킬 수 없는 가슴
말을 시키면 어떡하지?
드디어 내 차례가 되고
공민증을 받아든 군인
공민증 사진과 내 얼굴을 대조해 보더니
군말 없이 돌려준다
후~~
긴 숨 가만히 뿜어내고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 들킬라
저만치 서 있는 버스에
빨리 뛰어가 타고 싶은데
꼿꼿이 앞만 바라보고
다리에 힘을 주며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10호 초소」 전문
허리띠 졸라가며 키워낸
영글지 못한 어린 씨앗
사람이 되려고
의무제가 아닌 군에 입대한다
신병대대에서 받은
새 군복 새 신발 새 배낭
제대를 앞둔 고참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규칙 아닌 원칙
고스란히 싹쓸이 당하고
낡아빠진 복장으로 단장한다
상관들이 빼돌린 군량미
장마당 쌀장사들 앞에 놓여 있고
봄날의 청춘들 시들시들 말라간다
앞 코숭이를 뚫고 나온 엄지발가락
툭 불거진 광대뼈
움푹 꺼진 눈
흉측하게 솟아오른 어깻죽지
총 한 자루나 건사할는지
그러나 비웃지 마시라
이들이 바로
위대한 선군의 기수들이다
-「선군의 기수」 전문
가게 앞은 2차선 도로
가게 뒤는 100평 남짓 텃밭
앞문 열면
폭염에 달아오른 열기 확확
숨이 턱턱 막힌다
뒷문 열면
옥수수 잎사귀 춤추는 소리
옷깃을 파고든다
가게 면적에 비교할 수 없는
남과 북의 한 줄 경계선
두 정상이 한 발씩 넘어갔다 넘어오듯
언제면 그 선 너머에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을까!
- 「경계선」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