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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2641966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25-07-22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대학생이 된 재석
2. 어머니의 무인 카페
3. 병조와의 만남
4. 그리운 보담이
5. 샤크의 공연
6. 부라퀴의 연락
7. 키다리 할아버지
8. 백일장의 아침
9. 일구의 제안
10. 일촉즉발
11. 이별통보
12. 해는 지고 갈 길은 멀고
13. 충격적인 소식
14. 부라퀴의 죽음
15. 고통은 늘 내 곁에
16. 병조의 꿈
17. 작은 승리
18. 다가온 수능
19. 집주인 재석
20. 합격과 불합격
21. 찾아온 보담이
재석이와 함께 한 16년 QnA
미리 읽어본 독자 평가단 감상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너도 이번엔 대학 꼭 갈 거야. 삼세판이라는 말도 있잖아?”
민성이 격려했지만, 막연한 그 말이 재석에게 큰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재석은 고개를 숙이며 어묵을 한 입 베어 먹었다. 따뜻한 국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갔지만, 마음은 여전히 차가웠다. 민성과 향금이가 각자의 꿈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재석에게는 더없이 축하할 일인 동시에, 자기 처지와의 비교로 인해 쓸쓸함을 느끼게 하는 현실이기도 했다.
포장마차의 불빛 아래에서 두 친구는 잠시 침묵했다. 민성은 자신이 이야기한 포부에 가슴이 부풀었고, 재석은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넋을 놓고 있었다.
[......] 친구들과 연락이 끊긴 동안, 그들은 끊임없이 노력하며 자신들의 길을 찾고 있었다.
재석은 그들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지만, 동시에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고민이 깊어졌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차가워진 어묵 국물을 한입 마셨다.
“근데 너 원래 글 잘 쓰긴 했는데, 솔직히 그걸로 먹고살긴 어렵지 않냐?”
일구의 말에는 어느 정도 현실적인 염려가 묻어 있었다. 재석은 잠시 침묵했다. 사실, 일구의 말이 틀린 게 아니었다. 글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뭐, 그렇긴 하지. 먹고살 만큼 벌긴 어려울 거야.”
일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내가 현장에서 일해 보니까 세상은 돈 없으면 진짜 힘들더라.”
그는 넥타이를 가볍게 만지며 웃었다.
“차라리 너도 나랑 같이 일하는 건 어때? 건설 현장에선 언제나 사람이 필요하거든. 솔직히 돈은 꽤 괜찮아. 안정적이고.”
재석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건설 현장……? 너처럼 말이지?”
“지금 너 삼수하면서 얼마나 스트레스 받겠냐? 차라리 우리 현장에서 일하면서 돈도 벌고, 조금 안정된 삶을 살아봐. 글이야 취미로 써도 되잖아. 뭐 노동을 하라는 게 아니야.”
재석은 대꾸하지 못하고 잠시 눈을 피했다. 일구의 말이 현실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는 없었다. 글쓰기를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다. 대학을 포기하면 다른 건 할 일이 없다고 느끼게 만드는 이 사회 분위기가 자꾸 발목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