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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2665962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5-11-21
책 소개
목차
나!
설마
그림일기
노랑, 빨강
해리와 까만 모자
덤 같아요
그때 나는…….
누구예요?
알맞은 거리
파랑으로 해
재하 오빠
루프탑 전시회
유유 선생님
이름을 부르는 마음
왜 나만 몰랐지?
출입 금지 동굴
너라서 참 다행이야
짝사랑 금지야
기억의 창고가 열리면
너와 나의 도슨트
너 때문이 아니야
나를 사랑하기
나를 미워하지 않을 거야
나의 첫, □□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다 봤으면 가.”
이번에도 내 말하고는 상관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내뱉는 명령어였다. 물론 내 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괜한 오기 같은 게 발동했다. 나는 가지 않고 그대로 서서 남자애의 손길을 내려다보았다.
“뭘 그리는 거예요?”
거침없이 움직이던 손이 뚝, 소리라도 내듯 멈췄다.
“예쁜 색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왜 파랑이랑 노랑만 써요?”
“무슨 상관이야.”
“그냥, 궁금해서요.”
“물이야.”
“물이요?”
“파랑.”
“아하. 그럼 노랑은요?”
“기억.”
“기억……. 아, 노란 리본처럼?”
“마지막 순간의 노랑.”
“마지막 순간?”
무심코 되뇌다가 아빠의 마지막 순간이 훅 떠올라 버렸다.
뭐였더라? 그날, 그 순간의 색깔은. 세상의 모든 색채를 다 덮으며 오로지 하나만 강렬했다. 빨강. 아빠 머리를 온통 뒤덮었던 색깔.
영희 이모가 암호처럼 던져 준 그 여덟 글자가 다시금 되살아났다. 오솔길을 저만치 뒤로 두고 뒷산 쪽으로 걸어가며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말했다.
“힐링이라는 거 말이에요.”
“힐링?”
민주 언니였다.
“네. 그게 필요한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뭘까요?”
“음……. 잘은 모르지만, 지금처럼 이런 거 아닐까?”
“지금처럼 이런 거요?”
“곁에 있어 주는 거.”
“아…….”
곁에 있는 걸 거부하는 것 같은 사람한테는요? 그런 사람한테는 어떻게 해야 같이 있어 줄 수 있어요?
입안에 맴도는 말들 사이로 인주 언니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알맞은 거리에서 지켜봐 주는 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