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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89208226
· 쪽수 : 72쪽
책 소개
목차
두근두근 당번 정하기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상자
너, 나빠!
우리 반 우유 반장
우당탕탕 쾅!
대체 누굴까요?
아주 조그만 요만큼
창문을 활짝!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두근두근 당번 정하기
새 학기가 된 지 이제 막 한 달이 지났다. 다음 주 당번을 정하는 날, 여은이는 손을 들고 저요! 하고 외치지를 못해서 당번 자리 하나 맡지 못하고 계속 전전긍긍하고만 있다. 그러다가 결국 친구 하고 싶지 않은 반 최고의 말썽꾸러기 민기와 함께 우유 당번 짝이 되고 만다. 이럴 줄 알았으면 눈 질끈 감고 불 끄기 당번이라고 맡을걸, 하고 후회해 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손을 높이 드는 건 정말로 어려워요. 저요! 하고 모두에게 들리도록 큰 소리로 말하는 것도요.
그러면 선생님이랑 반 아이들이 나를 쳐다볼 테지요? 여러 사람들이 한꺼번에 나를 쳐다보게 되는 순간! 생각만 해도 머리가 하얘져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얼굴은 체리보다 더 빨개지고요. 가슴속에선 동동동동! 둥둥둥둥! 북소리가 마구 울려 대요. 입은 꼭 붙어서 아무 말도 안 나오고요. 두 손은 저희끼리 꼼지락꼼지락.
나만 그래요?
너, 나빠!
불길한 예감은 그대로 적중한다! 우유 당번 같은 건 까맣게 잊고 아이들과 어울려 놀기 바쁜 민기 때문에 동동거리던 여은이는, 혼자서라도 우유 상자를 가지러 냉장고 앞으로 달려간다. 우유 상자를 바닥에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계단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 망연자실해하는 사이에 수업 시작종이 울리고, 여은이는 아무도 없는 복도에 우유 상자와 함께 오도카니 남게 된다. 그때 나타난 네모난 안경을 낀 할아버지 선생님은 여은이를 혼내지도 않고 다정하게 대하며 우유를 직접 배달해 준다. 민기는 잘못을 사과하기는커녕 적반하장으로 나와 여은이의 화를 돋운다.
“한여은, 너는 왜 말을 안 해?”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민기가 또 쏘아붙였어요.
“우유 당번 가자고 나한테 말을 했어야지.”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와요. 사과는커녕 되레 나한테 화를 내다니요?
나야말로 우다다다 마구 쏘아붙이고 싶은데, 아이들이 둘러서서 지켜보고 있으니까 아무 생각이 안 났어요.
분명 내가 잘못한 게 아닌데, 민기가 잘못한 건데…….
나는 분해서 민기를 노려보기만 했어요.
“그래! 왜 너 혼자서 가? 민기랑 같이 가야지.”
“맞아, 당번 짝이니까 둘이서 같이 가야 되는 거지.”
“너 혼자 가서 민기만 선생님한테 혼났잖아.”
“맞아, 벌 청소도 해야 되고.”
지켜보던 아이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했어요.
속이 상했어요. 하늘만큼 땅만큼요. 이렇게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를 땐 어떻게 해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