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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2684376
· 쪽수 : 372쪽
· 출판일 : 2023-01-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찌르는 놈, 찔리는 놈
피살된 검사
공모자
번져가는 홍역
흰 쥐들
복심과 흉금
맹공
도주로
검의산 대나무숲
결심공판
에필로그 정의의 대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검사가 지은 죄를 검사가 받는다
얼마나 공명정대한 가족의 율법인가
윤 부장은 이마의 땀을 훔쳤다. 칼 맞고 가는 의문사는 차라리 나았다. 세상에는 무서운 힘을 가진 자들이 있었다. 10년 전에 얻어먹은 국밥 한 그릇, 면세점에서 산 시계 하나조차 죄를 얹어 전 국민에게 까발릴 수 있는 자들이었다.
“왜, 우리 현역 시절에 그랬잖아요. 아닌 게 보이면 서슴없이 들이박고, 죄지은 사람은 지금 시장이든 앞으로 시장 될 놈이든 데려와 꿇리고. 10년 전만 해도 그런 투지가 있었지.”
“아무렴요. 좀 거칠어도 그런 게 공권력 아니겠습니까. 현직 사람들 앞에서 뭐한 얘기지만… 요즘 검사들, 만나 보면 영 맥아리가 없어요. 다들 저 살겠다고 개인주의에 빠져서 원.”
요즘 세상에, 언론사 하나가 통째로 날아가는 게 어디 쉽습니까. 차라리 사람을 보내서 협박하고 때렸으면 악에 받쳐 반항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 깔끔한 처리가, 소름 끼칠 만큼 정연한 서류와 숫자들과 법률적 깔끔함이… 난 무서웠어요.
“만약 맞서 싸웠다면 계좌를 털었을 겁니다.”
“예?”
“거기서 더 버텼으면 기자님의 가족을 건드렸을 거고요. 처음에는 협박편지, 다음은 뺑소니 사고, 그런 걸로 시작해서 납치나 감금까지 했겠죠. 혼을 좀 내주고 미제로 뭉개는 게 그쪽 동네 방식이거든요.”
“요즘은 내 손 더럽힐 필요도 없다. 세상이 좋아져서, 칼 쓰는 놈이랑 확성기 든 놈만 사면 되는기라. 그럼 알아서들 몰려가 물어 뜯고 묻어 준다아이가.”
순조는 고개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