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문/사회
· ISBN : 9791192894614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4-11-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농부의 살림살이
시작은 마무리부터
농사를 마주하는 자세
이동 수단 변천사
농기계의 진화
오르기만 하는 임대료, 내 땅 한 평
농사지어 살 만한가?
충전의 시간
함께 일하기
협동 생산 조직을 만들자
친환경 농업을 향하여
사고, 그리고 불면의 날들
아이쿱생협과의 인연
우리, 젊은 농부들
홍대로 일본으로 연수를 떠나다
협동의 두 모습
실패를 나누는 일
숙명의 작물 밀
대부분은 모르는 우리밀의 역사
우리밀이 부활하다
우리밀의 시련
나의 밀농사
부안군우리밀영농조합법인의 시련과 영광
땅과 작물과 사람이 행복한 농사
한 걸음 더
유기 농업의 새로운 전환, 탄소치유농법으로
토양 만들기
이랑과 고랑 만들기
밭일과 이주해 온 일꾼들
풀매기, 그 타이밍
마늘, 양파 수확과 건조
밥상에 필수 감자 농사
알찬 콩농사
벼농사의 귀한 조력자들
마음이라는 열매
묻고 생각하는 농업의 미래
맺으며
리뷰
책속에서
리틀 적토마(내가 타는 125시시 스쿠터다)를 타고 괜히 어슬렁거리듯 여기저기 논밭을 돌아다닌다. 내년에 여기는 뭐
심을까, 저기는 뭐 심을까 생각도 해 본다. 겨울을 나고 있는 마늘밭에 멈춰 서 “추운디 욕덜 보네~.” 구시렁거리며
말을 걸어 본다. 며칠 전 내린 겨울비에 마늘 잎사귀가 보기 좋게 자랐다. 농사는 준비가 반이다. 밭에 버려진 농사
잔해와 쓰레기를 주워 낸다. 지난 여름 태풍을 못 이기고 기울어진 옆집 은행나무, 얼기설기 밭모퉁이에 부대끼며
꼬불거리고 자라 있는 뽕나무, 새끼 쭉나무(가죽나무의 사투리) 미안하지만 깨끗이 베어 낸다.
그런 실패의 과정을 거쳐 나는 이제 안다. 농사에서 작은 문제를 바로 정리하지 않으면 그 문제는 하루에 두 배씩 커진다는 것을. 생각을 너무 오래 하지 않고, 힘든 것에 대한 두려움을 툴툴 털고, 가급적 곧바로 행동에 돌입한다. 좀 더 쉽고 편한 길은 없다. 따지고 주저하는 사이에 잡초는 더 크게 자라고 둑은 터진다.
농사를 지으면서 지금도 이런 일을 매일 겪는다. 어지간한 짐은 그냥 어깨에 짊어지고 간다. 웬만한 길은 걸어서 간다. 물꼬가 터지면 맨손으로라도 막는다. 잡초가 올라오면 들어가서 뽑는다. 막고 품는다.
농사의 규모가 커진다고 소득이 마냥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벼농사의 경우 한 사람이 최적의 효율을 내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규모는 12헥타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내 경험으로도 그 정도가 적절해 보인다.
밭농사의 소득은 기술과 연관되어 있다. 밭농사는 논농사에 비해 임대료는 낮지만 인건비와 비료 값이 5~10배 이상 더 들어가는 노동 집약적 농업이다. 따라서 수확량이 적거나 품질이 떨어질 경우 손해를 보기 쉽다. 하지만 확고한 기술적 자신감이 있다면 밭농사는 매우 매력적인 농사이다. 참깨를 100평 심어서 150만 원을 벌기도 했고 감자
를 1,000평 심어서 1,000만 원을 벌기도 했다. 그러면! 농사지어 살 만한가? 나의 결론은 살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