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화집
· ISBN : 9791193027561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5-11-06
책 소개
목차
prologue
산, 인생의 계절들
어느 날, 한 나무를 만났다
천 년의 노래, 바람과 함께 춤을
epilogue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느 늦은 봄날이었던가.
햇살이 따스하고 바람이 가슴을 술렁이게 했던 날.
운전하며 가던 중 길가의 가로수가 봄볕을 받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았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반짝반짝 빛나는 잎사귀들이 사르랑사르랑 소리를 내며 바람결에 파르르 떨고,
자유롭게 흔들리는 모습들이 내게는 ‘생명’ 그 자체로 보였다.
그 나무는 내가 지난 30여 년 동안 그린 나무 그림들의 결정체를 보는 듯했다. 무려 1300여 년이 넘는 수령을 지닌 반계리의 은행나무였다. 긴긴 세월을 살아낸 그 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내내 고맙고 가슴 벅차고 왠지 모를 힘이 솟아났다.
나는 순간 그 나무의 사계절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그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그 느낌들을 일기처럼 기록으로 남겼다.
현장에서 살아 있는 대상과 마주 앉아 그림을 그리면 늘 생각지 못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변덕스런 날씨로 인한 빛의 현란한 변화가 그 첫 번째다.
변화하는 빛을 좇아 그리려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고 부질없는 짓인지 금세 알아차린다.
한순간도 제자리에 머물지 않는 빛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
실내에서 데생을 할 때의 명암 개념으로는 도저히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없다.
바람으로 수없이 흔들리는 대상의 색은 또 어떠한가.
현장은 이처럼 해결하기 힘든 문제투성이다.
그걸 해결하자 덤비면 그림은 관념적으로 치닫는다.
그러할 때 그림에 진실이 담길 수 있겠는가.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순간순간 느낌대로 바람과 함께 춤을 추다 보면 어느새 문제는 다 사라지고 생기 넘치는 붓질과 색채의 향연이 고스란히 화폭에 전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