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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93190586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5-12-12
책 소개
목차
Local Romance
사랑도 복원이 될까요? - 007p
Romantic Road
구례 여행 에세이 - 363p
구례 여행 가이드 - 398p
With Music & Books - 404p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설은 어릴 때 구름사다리에서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눈앞의 풍경이 아주 느리게 지나간 뒤 모래밭에 등을 사정없이 부딪쳤다. 충격 때문에 폐가 쪼그라들어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잠깐이었지만 죽음의 문턱에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구름사다리의 몇 배인지도 모를 높이에서 추락하고 있었다. 이번엔 폐 두 쪽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설은 어마어마한 고통을 예상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퍽.
생각보다 떨어지는 소리가 크지 않았다. 씁, 후. 숨도 멀쩡하게 쉴 수 있었다. 다리나 팔이 부러지고 등이 아플 줄 알았는데, 엉뚱하게도 오금과 겨드랑이가 아팠다. 설은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웬 남자의 옆얼굴이 보였다. 말갛고 가무잡잡한 얼굴에 쌍꺼풀 없이 도톰한 눈이 유난히 크고 길었다. 그리고 눈꼬리가 끝나는 위치에 작은 점이 있었다. 설이 버둥거리며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남자가 앓는 소리를 냈다.
“윽. 파, 팔꿈치!”
설의 팔꿈치가 남자의 가슴팍을 찌르고 있었다.
“어머, 죄송해요!”
설이 몸 둘 바를 몰라 몸을 비틀었다. 그러자 설을 받아 안고 있던 남자가 휘청거렸다.
“내려요. 얼른.”
[내일 아침 7시. 주문한 책도 부탁 좀 합시다.]
1분 전의 노력을 후회하게 만드는 문자였다. 편하신 시간이 왜 오전 7시인가? 주문한 책 부탁은 배달해달라는 건가? 언제부터 서점이 배달도 해주는 곳이 되었지? 그 모든 게 무례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합시다’라는 세 글자에서 느껴졌다. 처음부터 점심시간에 간다고 할걸, 먼저 말한 게 있으니 이제 와서 상대방이 제멋대로 군다고 탓할 수도 없었다. 설은 땀 나는 이마를 향해 입바람을 한 번 훅 불고는 자판을 꾹꾹 눌렀다.
[오전 7시. 어디로 가면 될까요, 선생님? 그리고 책 제목을 알려주셔야 가져다드리든지 할 텐데요.]
‘가져다드리든지’ 뒤에 ‘말든지’를, ‘텐데요’ 뒤에 ‘이 자식아’를 쓰는 상상을 해보다가 전송 버튼을 눌렀다. 또 1분 만에 답장이 왔다.
[남부보전센터. 책 제목은 기억 안 나는데. 아무튼 주문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