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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70965732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6-03-03
책 소개
출간 9개월 만에 10만 부, 누적 16만 부 판매 기록!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 포플라사 소설신인상 수상작!
“니키가 품고 있는 ‘비밀’은 개성과 사회의 극한적 긴장을 묻는 어려운 주제였기에 심사 과정에서도 논쟁의 초점이 되었다. 하지만 그 주제를 매우 정성스럽고 진지하게 그려냈다는 점과, 압도적인 필력을 바탕으로 한 완성도가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었다.”_제9회 포플라사 소설신인상 심사평.
현재 일본 문단에서 가장 빛나는 재능을 지닌 작가로 평가받는 나쓰키 시호의 데뷔작, 《니키》는 ‘소아성애증’이라는 선천적인 성정체성을 지닌 남자가, 자신의 성적 욕망을 가둔 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파격적인 설정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출간 초기, 충격적 소재의 사용으로 평단과 독자들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었지만, “사회적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공하여 독자의 인식 세계를 확장하는 소설의 사회적 순기능”이라는 긍적적인 평가로 전환되면서, 타 출판사 편집자들을 시작으로, 서점 및 업계 종사자들의 연이은 호평과 추천이 이어졌다. 그 결과 출간 9개월 만에 10만 부, 누적 16만 부를 기록, 그해 각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를 독식하며, 일본 전역에 나쓰키 시호라는 괴물 신인 작가의 등장을 알렸다.
“어린아이에게 나쁜 짓을 하는 괴물인 나는 벽장 속에 갇혀있어.
내가 제대로 된 인간으로 사는 한, 놈은 절대 안 나와.”
허락되지 않은 욕망을 가지고 태어난 미술 교사, 니키
주인공 니키는 선척적으로 ‘소아성애증’을 지니고 태어났다. 어린 시절, 좋아하던 여자아이가 나이를 먹으면 애정이 식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자, 점차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음을 깨닫는다. 성인인 된 이후, 자신의 ‘성정체성’을 억누르기 위해 규범이 강제되는 교사라는 직업을 갑옷처럼 입고, ‘가지조’라는 필명으로 어린 여성이 등장하는 성인만화를 그리며 저항할 수 없는 욕망을 픽션 속에 봉인한 채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성정체성’을 지난 사람들이 절대 현실 사회에서 가해자가 되지 않기를 매일 기원한다. 뉴스에서 어린 여자아이를 상대로 한 범죄가 보도될 때마다, 자신이 발붙일 수 있는 세계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은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옷장 속에 꼭꼭 감춰둔 비밀에 접근하는 고이치로 인해, 어렵게 지켜온 자신의 세상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다.
“친구가 없는 건 괜찮았는데, 이상하다는 말은 싫었어요.
그 이유를 몰라 정말 불안했죠.”
남들과 똑같은 욕망을 가지고 싶은 고등학생, 고이치
또 다른 주인공 고이치는 어릴 적부터 남들과는 확연히 다른 사고와 행동으로 자발적(?) 따돌림을 당하는 발달장애 고등학생이다. 그는 ‘평범’해지기 위해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가요를 반복해서 듣거나, 다른 친구들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하며 ‘보통’의 삶을 꿈꾼다. 하지만 수업 중 교사의 질문에 미리 정해진 답을 하는 반 친구들을 보고 급발진해 독특한 자신만의 의견을 피력하다 결국, 이상한 아이 취급을 당하며 또 놀림과 괴롭힘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런 고이치는 니키 선생님만이 자신을 구원해 줄 거라 믿었다. 니키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고, 언제, 어디서나 보통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교감하는 존경할 만한 어른이다. 더구나 미술 교사이기에 자신의 ‘특별함’과 ‘개성’을 알아봐 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예술과 개성보다는 디자인과 보편의 영역을 더 선호하는 대중 지향적 인물인데다, 미술보다는 수학을 가르치는 게 더 어울릴 정도로 지나치게 획일화된 모습에 실망한다.
그런데 그에게 치명적인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 추악한 속내를 숨긴 채, 저렇게 평범하게 행동하다니!
“나는 평생 혼자라 자신을 싫어하게 되는 일이 제일 두려워.
나에게는 자신밖에 없고, 그 자신은 평생 내 곁에 있을 테니까.”
단지 ‘보통’이 되고 싶었던 두 사람의 불온한 동행이 시작된다
그러던 어느 날, 고이치는 니키의 치명적인 ‘비밀’을 알게 된다. 니키가 교사의 탈을 쓰고, 몰래 성인만화를 그려왔단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고이치는 니키의 만화가 실린 성인만화 잡지를 서점에서 훔쳐, 몰래 보며 ‘니키의 비밀을 훔쳐본다’는 기묘한 쾌락에 빠진다. 하지만 반복된 절도는 결국 서점 직원에 의해 발각되고, 맡은 반 학생의 잘못을 사과하기 위해 서점에 방문한 니키는 자신이 그린 성인만화가 실린 잡지를 사이에 두고 고이치와 마주한다.
고이치는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니키가 고맙기는커녕, 점잖게 자신을 훈계하며 어른의 품격을 보여준 니키의 위선적 행동에 역겨움을 표하면서, 니키의 치명적 비밀을 학교에 알리겠다고 협박한다. 니키는 그런 고이치에 저항하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소아성애증’이라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백하면서,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적 욕망을 억누른 채, ‘보통’이 되기 위해 처절하게 살아왔던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한다.
니키의 고백을 들은 고이치는 승리의 쾌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민낯이, 숨기고 싶은 속내가 하나씩 까발려지는 묘한 느낌에 초조해진다. 그리고 고이치의 마음속에 “이 사람도 평범하지 않다. 이 사람이라면 나를 이해해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싹트며, 두 사람의 불온한 동행이 시작된다.
하지만 서로가 마주한 세상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을 터득하려는 찰나, 뜻하지 않은 곳에서 니키의 성정체성은 폭로되고, 두 사람은 ‘평범함’과 ‘다수’의 이름으로 단죄될 위기에 처한다.
문학이 인간을 구원하는 방식에 대한 작가의 신념과 진심
“지금 시대의 ‘정상’이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가장 조용하게 증명한 작품”
나쓰키 시호는 《니키》의 판매가 10만 부를 돌파한 시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집필 동기를 밝혔다.
“니키는 되고 싶어서 그리 된 게 아닙니다. 그런 자신과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사람입니다. 소아성애는 힘든 소재라 다룬 게 아니라 제게 이런 소설이 필요했습니다. 그들을 악역으로 놓을 게 아니라, 그렇다고 두 팔 벌려 살기 힘든 위치에 놓인 약자로 볼 것도 아니고, 그저 ‘그렇게 태어났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그렸습니다.”
파격적 설정 이면에, 이 소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작가 또한 작정하고 이 화두를 꺼냈음은 분명하다.
‘보통’과 ‘평범함’이 ‘다수’라는 갑옷을 입었을 때, 대척점에 서있는 ‘소수’에게 가하는 차별은 폭력으로 변질될 수 있다. 이 소설에서의 폭력 또한, 단지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자신이 ‘더’ 평범하다는 세상의 양식으로 누군가를 가차 없이 처벌하려는 우리 현실의 모습과 아주 닮아있다.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다. 그냥 외면하고 말 것인가, 아니면 기꺼이 테이블 위에 올려 대화를 나눠볼 것인가. 우리는 이 문제를 어느 지점에 놓을지 결정해야 한다.
책속에서

아까 슬쩍 살펴본 결과, 나를 제외하고 <A>에 손을 들지 않은 아이들은 반에서 불량 학생으로 분류되는 녀석들이었다. 거수하지 않은 이유는 <B>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수업에 참여할 마음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그들처럼 둘 다 손을 들지 않으면 후회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고이치는 자기 생각과 달리 <A>에 손을 든 것도 아니므로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슴속에는 억제하려 해도 꿈틀꿈틀 끓어오르는 욕구가 있었다.
이 녀석들은 거의 전원이 <A>라고 생각하고 있다. 움직임이 있는 <B>보다 얌전히 일렬로 늘어선 <A> 그림이야말로 ‘정적’을 표현하고 있다고 바보처럼 단순하게 생각한다. 내가 <B>에 손을 든 순간 이 녀석들은 틀림없이 평소처럼 날 선 눈빛을 던지겠지만, 만약 니키가 <B>를 선택한 이유를 물어본다면 그 내용을 듣고 다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감탄할지 모른다. 혹시 그중에 사실 <B>에 손을 들고 싶었는데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라 <A>에 손을 든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주위에 동조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함과 동시에 의견을 굽히지 않은 나를 조금쯤 다시 보지 않을까.
혹여, 학생들은 동의하지 않더라도 미술 교사인 니키는 틀림없이 나를 감성이 풍부한 아이라고 눈여겨보지 않을까.
자기 하반신을 확인할 필요도 없다. 발기하지 않았다. 오빠의 손가락이 여자아이의 몸을 훑고 다니는 모습에는 그럭저럭 야릇한 기분이 들었으나, 이렇게 여자를 만지고 싶은 ‘가지조’ 선생의 욕망이 그대로 만화에 그려졌다고 생각하니, 성인만화를 본다기보다 파브르가 곤충을 관찰하는 듯한 시선이 되어 야릇한 기분도 금방 사라졌다. 게다가 명백히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여자아이를 보며 흥분하다니, 고이치는 무리다. 어린 여자아이가 남자 밑에 있는 모습은 섹스라기보다 폭력으로 보여 성적인 반응은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이 평범한 감각이다.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나 인간으로서, 남자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은 똑똑히 알고 있다. 책을 훔치기는 했으나 이런 걸 생
각하는 놈보다는 훨씬 낫다.
어린 여자아이를 보고 흥분하는 놈은 망가져 있다. 지옥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