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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963296
· 쪽수 : 254쪽
· 출판일 : 2024-08-1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죽음이 가꾼 삶 _02
1장 뒤집기
음식 뒤집기 _11 · 산책이 최고야 _13 · 그래 잠을 자자 _16
내 마음 챙기기 _18 ·짐 비우기 _21 ·눈길 바꾸기 _26
생각 뒤집기 _29 ·내 마음 토닥토닥 _32 ·유채꽃처럼 _36
남편 앞에서 _39
2장 홀로서기
집을 떠나다 _43 ·남편과 거리 두기 _47 ·부족해도 괜찮아 _50
홀로서기 _52 ·나를 응원한다 _55 ·두려워하지 말자 _57
비워도 돼 _59 ·당당해도 돼 _61 ·그대로 괜찮아 _66
잃은 그것보다 _68
3장 제주도로 떠나다
제주도로 떠나다 _72 ·제주도에서 1개월 동안 만난 사람들 _76
혼자가 아니다 _86 ·딸이 왔다 갔다 _94 · 따스한 차를 마시는 속도로 _99
함덕 서우봉 언덕에 핀 유채꽃을 바라보며 _103 ·천천히 나를 찾아가자 _106
서담채에서 드로잉을 하다 _110 ·내 방 폭은 세 걸음이다 _113
딸 맞이 대청소 _115 · 내가 선택한 나 _118
하늘색이 밝으면 바다색도 환하다 _121 · 나는 동물연대에 이메일을 보냈다 _124
에어팟을 변기에 빠뜨렸다 _127 · 거리 두기로 성숙해져 가는 우리 가족 _130
아니야, 내가 알아서 할게 _133 · 새벽에 함덕해수욕장에서 쓰레기를 주웠다 _136
외도로 이사 왔다 _139 · 1박 2일의 캠핑 _142
이호테우 해수욕장 모래사장을 맨발로 걷는다 _148
제주아트센터에서 206 기적 같은 하루 _151
귤도 드세요 _157 · 파도가 나에게 말했다 _160 · 지인 두 분이 주고 간 사랑 _162
4장 살기 위해 살았더니
나는 글을 쓰고 싶다 _166 · 암, 기회가 됐다 _168 · 나는 시인이 되고 싶다 _170
내가 가진 욕심 _172 · 살기 위해 살았더니 _175 · 내 뜻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_177
예쁜 모습으로 나이 들기 위해 _178 · 한라수목원에서 책 읽기 _180
고맙다. 자녀들아 _183 ·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_186
나는 꼭 내 꿈을 이룰 것이다 _188
5장 한 아이가 나에게
학교 지도 그리던 시간 _191 · 비행기와 아침밥 _193 · 아이들과 함께하면 _195
한 아이가 나에게 _198 · 가르칠 수 있는 용기 _201 · 가르친다는 건 _204
벚꽃 닮은 아이들 _206 · 교실 _208
나는 학생들과 함께 인생을 공부한다 _210
6장 오늘이 선물이구나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 서핑 _214 · 나이 들어가니 _216
오늘 하루 감사하자 _218 · 오늘이 선물이구나 _220 · 제주도 보리밭 _222
사랑이 숨어있다 _224 · 스스로 긴박한 상황을 만들지 말자 _226
내가 선택한 작은 것 _229 · 나는 부자다 _231 · 내가 준 것 하나 없는데 _233
일요일 아침 _235 · 나를 사랑하는 방법 _237 · 가진 것 없으니 _239
서핑을 한다 _242
에필로그
감사의 글 _245
저자소개
책속에서

폐암 수술 후, 1년이 지났을 때다. 포항에서 대학 생활을 하고 있던 딸이 전화했다. 여름방학 동안 포항에 내려와 상담받으라고 한다. 나는 강릉에서 아들의 도움을 받으며 지내던 중이었다. 딸은 포항에 있는 상담센터 연락처를 보내주면서 예약하라고 부추겼다. 결혼 후, 상담받고 싶을 때가 간혹 있었다. 남편과 부부 상담도 받고 싶어 상담받아 보자고 말했지만 바로 거절당했다. 1회에 10만 원 정도 하는 상담비가 너무도 부담스러워서 그냥저냥 살아왔다. 지방 대학가에는 방학이 되면 월세방을 비워 놓고 고향으로 가는 학생들이 있다. 딸 친구도 그랬다. 딸은 친구가 지내던 방이라며 방학 1개월 동안 지내게 해주었다. 기숙사 생활을 하던 딸은 방학 동안 미국으로 인턴 생활을 하러 갔다. 나는 포항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중략)“딸,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나는 이렇게 솔직한 말로 표현하지 않았었다. 이제는 내 마음을 차분하게 또박또박 말로 표현한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내 마음을 감추고 살아왔다. 내 마음이 무엇인지 알고도 가슴안에 묻혀 놓곤 했었다. “선생님도 너희처럼 소중하단다. 그러니까 선생님에게도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안 돼요.” 학생에게 예전에는 하지 않던 말을 부드럽고도 당당하게 한다. 내 마음도 소중하다고 챙긴다. 남편은 내가 서울에 가면 과자를 먹으라고 한다. 혼자만 먹기에 좀 어색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건강을 잘 챙겨야 해서 과자, 튀김 음식, 밀가루 음식을 안 먹을 거라고 말한다. “난 안 먹을게.” 내가 싫다고 말하는데도 남편은 자꾸 권한다. “괜찮아. 이거 한 번 먹는다고 아무 상관 없어.” 괜찮다고 말하는 남편 말을 이젠 듣지 않는다. 남편에게 괜찮은 일이 나에게는 살기 위한 절박함이기 때문이다. 남편과 내 생각이 다를 때, 예전처럼 남편의 말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 “아니, 나 안 먹을래요.”
- 내 마음 토닥토닥 -
어렸을 때부터 나는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했다. 성장기까지는 부모, 학교 선생님, 동네 어른들, 친구들, 친척들로부터 칭찬을 듣고 싶었다. 나는 그 사람들이 좋아하거나 좋게 볼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했다. 성인이 되면서부터는 남편, 직장에 있는 사람들, 형제들, 교회 사람들이 그 대상이었다. 특히, 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가장 인정받고 싶은 대상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었다. 나는 일에 더욱 집착했다. 내 생활, 건강, 마음을 지키는 일은 소홀히 했다. 이제 나는 그 인정받고자 하는 욕심을 내려놓았다. 연말이나 크리스마스 때, 전 교직원 분께 초콜릿을 선물로 드리던 것, 학급 학생들에게 개인 돈으로 캠핑을 해주던 일, 수업에 필요한 더 좋은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남아서 일하던 것. 내 건강이 감당하지 못할 일을 하겠다고 나섰던 일들이다.
누구에게 인정받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을 찾았다. 나 자신 내 모습 그대로다. 누구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나는 나임을 알았다. 이제 나는 내 건강과 삶을 먼저 돌본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일만 한다. 주어진 시간과 여건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정성을 다한다. 진실한 마음과 행동으로 사람들을 대한다. 나는 나를 인정하고 칭찬해 준다. 매일 매일 살아가는 모습이 기특해서 토닥이며 위로하고 칭찬한다. 나를 더욱 나 되게 세워 가는 가장 정직한 힘이다.
- 나를 응원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