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시터

프롤로그 … 006
1부 우리 아이 좀 돌봐줄래요? … 009
2부 비구름 뒤에 숨은 해님 … 095
3부 살아 있는 장난감 … 169
4부 세 가지 다른 이야기 … 267
작가의 말 … 342

“다 알고 왔지. 내가 널 돌보기로 했거든. 내일까지.”
녀석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푸풉 웃고 말았다.
“다 알아? 뭘 다 알고 왔는데?”

나는 다시 정신없이 방으로 달려와 가방부터 껴안고 불도 켜지 않은 채로 맨바닥에 주저앉았다. 손가락 하나 펼 수 없을 정도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내가 정말로 이상한 건가. 이상하지 않은 건가. 이상하지 않은 게 아닌 건가.

어느 비 오던 날엔 리암이 어눌한 말로 나가자고 떼쓰길래, 못 이기며 나갔다가 우산까지 집어던지고 결국 신나게 비를 맞으며 흠뻑 젖은 채 놀았던 때가 있다. 그때를 회상해보면, 내가 놀 때도 저런 표정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비구름 뒤로 숨은 해님이 여기 있구나 싶을 정도로, 녀석의 얼굴은 그야말로 햇살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