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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4741671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25-11-17
책 소개
목차
제 1장. 끝나지 않는 메아리
종달새 _07
caveman _09
겨울의 작품은 흰색 아닌 회색 _11
아무렴(outro) _14
동결 미학 _15
Love is Banned _18
끝에서 위로 _20
홍조 _25
여백 _28
비행운 _30
찌라시 _33
난쟁이 사랑 _36
기자회견 _39
페일블루아이즈 _42
시에스타 _44
초여름 그리고 미지근 _46
제 2장. 내가 말하려던 건 그게 아니라
트라우마 _49
로그아웃 _52
영 _55
암막커튼 _58
침수하는 방 _61
심야 영화 _64
투신 _67
이 집에서 나가 _69
A/S _72
지진 조기경보 _74
이거 그 사람 얘기가 아닌데요 _77
착시현상 _80
빈집 _82
그녀의 유언 _85
정원사 _88
무채색의 꿈 _90
미지수와 변수 _92
J의 허점 _94
쥐불놀이 _97
제 3장. 비주류의 황혼은 아름답다
새벽 만담 모임 _101
당신은 곧 잠에 듭니다 _103
무감(無感) _106
Navigation _109
리본 커팅식 _112
유리 파편을 손에 쥐고 _115
상상 속 악몽은 허구가 아니다 _118
천장과 거울 _121
인간의 마음은 과잉 설명으로 멸망한다 _123
시치미 _127
퇴장 _130
깃털갈이 _133
세대조사 _135
입양아 _138
바운더리 _141
몽유 _143
악한 재주 _146
인공심장 _148
작별 기념비 _151
도마뱀의 눈 _154
Necrophilia _157
제 4장. 그래도 우리는 서울의 밤 아래에
무알콜 모히또와 추억의 방 _161
팽창하는 서사 속에서 _164
그림자 놀이 _166
내향인 _168
생각하는 의자 _170
사각지대 아이들 _173
어린 청년 _176
김빠진 고시텔 _178
거꾸로 걷는 사람 _181
컴백홈 _184
과일 저글링 _187
천 년(陳念) _189
매니악 방정식 _191
저자소개
책속에서

청춘은 한 페이지에 그치지 않는다던 그 말이
이렇게까지 원망스러워질 줄이야
너는 어느샌가 그 장을 조각 내어
한 조각 두 조각 또 절반의 절반으로 나누어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건네주고 있다
젊음은 순식간이라지만
생각보다 길고 가늘고 잘 늘어지며 한껏 버텨내어서
또 다른 조각을 만들어내기에
생성되는 마음들은 마치 영화 필름
한껏 넘쳐흘렀을 땐 양산형에 그치기를
처음이 그리워지면 우리를 떠올려
너 같은 애도 결혼을 하겠지만
덩굴줄기 같은 말로 남아있어
누군가 펼쳐놓고 간 성경책을 마저 읽는 기분으로
이제 다시는 넘지 못할
어린 날의 담벼락을 앞에 두고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고 있어
종이 친다.
또 올게,
- 종달새 -
네가 극찬해 주는 것들
곧이곧대로 받들기에는
지금 너의 왜곡이 상당하고
내 속내는 미치광이 노인이 키우는 꽃밭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세 번을 말하면
이건 강조된 표현이니 희석되어 버린 마음이니?
당혹스러워 모르겠다며
손사래 치는 네가 쉬이 그려진다
태도의 문제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어
그저 지친 것뿐이었는데
취향 참 좋다는 말에 생각나는 건
너도 하나쯤 갖고 있을 먼지 뒤덮인 피규어
우린 서로에게 어떤 종류의 폐기물이 되려 이래
너는 내가 결과주의자라며 서운해한다
그 말이 왠지 모르게 속상해질 정도로 익숙하지만
나는 너를 도울 수 있는 존재도
망가뜨릴 수 있는 존재도 아니라는
혼자만의 아득한 결론을 뱉으며 서 있다
아주 근본 없는 편이라는 말로
스스로 소개하기를 좋아한다
실망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떠난 것들은
며칠 후 도로 나를 반기게 되어있다
옛적에
인간이 되어 남의 마음을 통제할 수 없다는 말은
무언가 한구석 거짓 같다고 생각했었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세 번을 넘게 말해도 부족함이 없겠다
헐값에 다루곤 했던 마음이지만
그때의 너한테 다 할 수 있었던 최선이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여전히 알지 못해서
- 정원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