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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시화집
· ISBN : 9791194817000
· 쪽수 : 92쪽
· 출판일 : 2025-03-25
목차
여는 글 - 5집 어쩌면 너였을까를 내면서 / 4
서 문 - 외유내강과 온유의 삶이 피워낸 꽃이 절정에 이르다.- 이정록 / 5
추천사 - 어쩌면 너였을까? / 8
추천사 - 천리길 고향과 한겨울 까치밥 / 9
님이시여 / 14
넋두리 / 15
단식 / 16
동지여! / 18
잘 가시게 친구여! / 19
6월에 영령들이시여! / 20
어느 병사의 기도 / 21
꽃비 내리는 날에 / 22
쌍무지개 / 23
산에 걸린 달 / 24
가로등 / 25
가을 앓이 / 27
늦은 저녁 / 28
빨간 우체통 / 29
솔개처럼 / 30
섬 같은 날 / 31
별로예요 / 32
저는 소방관입니다 / 33
그대여 / 34
알고 있나요 / 35
강물처럼 흘러라 / 36
꽃길 / 37
들꽃이야기 / 38
접시꽃 당신 / 39
특별한 인연 / 40
잘 살아온 당신에게 / 41
그런 날도 있지 / 42
고향 그리고 바닷가 / 43
장맛비 / 44
가을비 / 45
생일 축하해요 / 46
잠 못 드는 밤 / 47
서쪽 하늘 / 48
오늘은 / 49
9월에 / 50
노을 / 51
한난 / 52
나팔꽃 / 53
고마워요, 그대! / 54
소중한 그대라서 / 55
낙엽 여신 / 56
어허라! 추풍낙엽이라 / 57
그대는 / 58
연인 / 59
바보일까 / 60
가을소풍 / 61
또 다른 시작이라 / 62
봄날을 꿈꾸며 / 63
삶 / 64
4월의 염원 / 65
나무야 꽃이야 / 66
가을 나이 / 67
새날이 오리라 / 68
그대를 만난 봄처럼 / 69
섣달그믐날 / 70
12월을 보내며 / 71
겨울비 / 72
2월의 노래 / 73
님이 오시는지 / 74
너였을까 / 75
우수雨水 / 76
정월대보름 / 77
시절 인연 / 78
내가 너를 기다리는 시간 / 79
내 고향 정남진 장흥! / 80
딱새우와 호루래기 / 81
여정 / 82
오월 어느 푸른 날 / 83
그 섬에 가고 싶다 / 84
너였을까 / 85
한가위라! / 86
문경초점 / 88
불멍 / 90
선우재 / 91
저자소개
책속에서
5집 어쩌면 너였을까를 내면서
입춘과 우수 다 지났지만, 여전히 바람 끝은 시립니다.
사무실 창가에서는 며칠 못 본 사이 찬 공기에도 온 힘 다해 자줏빛 꽃대를 올리는 한 송이 난蘭, 그 자태가 더 고혹하고 향기롭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2024년 후반기에 갑작스럽게 저를 아껴주시고 큰 힘이 되었던 두 분의 지인을 멀리 보내드려야 했습니다. 한 분은 처음 나오는 제 시집을 맘 따라 그대로 책으로 옮겨 주시던 미소가 맑은 천사 같은 홍명근 시티저널 대표님이시고 또 한 분은 큰 오라버니 같던 경기도의회 김판수 전부의장님입니다. 정치판이라는 수시로 변하는 세상에 고뇌하고 맘이 다쳐 꼼짝도 할 수 없던 순간에도 “권의원 뭐하냐? 밥이나 먹세, 세상 별거 없어 세끼 밥만 잘 먹으면 된다”라고 말씀하시 던 그 투박하지만 정스럽던 음성이 귓가에 맴돕니다.
5집 <어쩌면 너였을까는 살아오면서 어느 순간 시절 따라 맺어진 관계 속에서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던 인연을 생각하게 합니다. 때론 부딪히고 때론 엇갈린 시간 속에 아쉽고 돌아보면그리움만 내 안에 머물러 많이 아팠어도 봄이 오면 내 그림자만 남기고 따뜻한 햇살 모아 그대에게 보냅니다. 어쩌면, 먼 들녘 가득한 무지갯빛 추억들을 하나하나 풀어내어 다시 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되는 너는 어쩌면 그대였을지도 모릅니다. 유독 아팠던 2024년을 혹독하게 견디며 글을 쓰는 소감문을 이제야 겨우 써 내려갑니다.
이글의 추천사를 써주신 선우재 뜰에서 만난 고맙고도 감사한 김도윤 대표님과 박찬용 교수님! 그리고 한결같은 사랑과 관심으로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긴 서문을 정성스레 써주신 샘문그룹 이정록 회장님,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늘 내 편이 되어 준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제 태어난 지 일주일이 지난 귀한 보물 같은 손주 시호始湖가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길 바라며, 힘들고 어려운 순간마다 함께 해 준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존경하고 고맙습니다.
2025. 02. 25.
동트는 새벽 서재에서 권 정 선 드림
<서 문>
외유내강과 온유의 삶이 피워낸 꽃이 절정에 이르다.
- 이정록(시인, 수필가, 교수, 소설가,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권정선 시인은 제1집 <내 그리움의 끝은 언제나 너였다>, 제2집 <그리움 바람 되어 그대 가슴에 닻을 내리고>, 제3시화집 <봄비로 오신 님(샘문시선)>, 제4집 <아침에 뜨는 달>에 이어서 이번에 제5시화집 어쩌면 너였을까(샘문시선)를 출간한다. 이 시집은 시화집으로 중심적인 주제는 사랑이다. 시집을 펼쳐보면 “님이시여” 외 7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그의 시집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를 생각해 보면 한 마디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가는 정과 사랑을 소중히 하고 그런 감정을 귀하게 여기며 그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길이며 삶을 아름답게 하는 요소라는 것을 시인은 체득 체관하고 있다.
권정선 시인은 샘문그룹에서 2020년경에 실시한 샘터문학상 공모전에서 <엄니의 작은집 외 4편>으로 시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뒤이어 2022년 11월에 샘문그룹에서 주최한 <한용운문학상> 공모전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에 응모하여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며, 또한 2023년 9월에 샘문그룹 계열 문학사 ㈜한국문학에서 주최한 <한국문학상> 공모전에서 <한국문학상 본상>을 수상하였고, <윤동주별문학상>도 수상한 수재다.
2020년경 권정선 시인을 처음 만났을 때 권정선 시인의 첫 이미지는 이와 같은 사랑의 아름다운 서정적 시를 쓸 시인 같지는 않았다. 경기도의원을 재임하고 있는 정치인이기에 더욱이 그러했다. 그러나 상상외로 시인은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사람이고 물리적 성실함이 뛰어난 사람이기에 기량이 급성장했으며 아집이나 오만이 없는 합리적이며 이타적이고 아주 낮은 자세로 겸손하고 예의가 바른 나비와 같은 사람이다. 그래서 시인의 마음 정원에는 항상 아름다운 꽃과 나비가 있다. 그는 정원을 소중히 지키고자 한다. 시인의 마음 정원에는 이 세상의 그 무엇도 침범할 수 없는 그만의 내밀한 세계를 간직하고 있고 그것으로 흔들림이 없으며 늘 온유함을 지니며그 정원 어딘가에 사랑의 샘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왜 사랑의 시를 써야 하는가, 라고 한다면 권정선 시인에게는 새로운 사랑을 희구하기 때문에 사랑의 마음이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녀는 사랑의 마음을 다한다. 「님이시여」에서 보면 그 사랑의 마음이 님에게 향하고 그 님이 자신을 지켜주길 바란다. 그러나 무정한 님은 이름 모를 한마리 새가 되어 서러운 연민의 짐만 문지방에 내려놓고 이별을 하니, 발 묶인 인연이 숨죽여 밤새도록 서럽게 운다. 그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동안 지켜온 사랑의 천사였다면 그가 지킨 사랑이 자기를 지켜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님이 자신을 지켜주길 바라면서 그리워하면서도 원망한다. 이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진화하며 갈구하는 사랑이 시인의 영을 점유한다. 그가 필요로 하는 사랑은 그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근원적인 요구이다. 그동안의 사랑과 그가 비호 해야만 했던 사랑은 그에게는 책임이나 의무였을지도 모른다. 그 짐을 지느라고 그도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그가 이제는 누군가의 새로운 사랑으로 새 삶을 살고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이 시간 이후의 삶도 윤택하게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넋두리」에서 “내가 마신 술에/ 하늘이 먼저 취하고/ 비틀거리는 바람에도/ 꽃이 꽃이 핀다네/ (중략) 뉘라서 자유로운 네 영혼 탓할까/ 미련 없이 놓지 못한 내 마음/ 세상은 갈지자로 걸어도 / 웃음지며 돌아가는 이 거리// 찬 바람 불기 전 먼저 시들어버린/ 들판에 풀잎처럼/ 그리움다 스밀 때까지/ 그냥 바람 속에 서 있다네// 그는 외로운 사람이다. 님을 원망하면서도 그리워한다. 찬바람이 불기도 전에 시들어 버린 들판에 풀잎처럼 그리움이 다 스밀 때까지 그냥 바람 속에 서 있다고 노래한다.
절패감이 들도록 처절한 그리움에 표현이다. 어디서 분출되는 감성일까! 시인이 생각하는 사랑은 서로의 정성이 피워내는 아름다운 꽃이어야 한다. 굳건한 꽃대여야 한다.
권정선 시인의 사랑에 관한 시편들은 잘 음미하면 할수록 고개가 끄덕여지고 공감이 된다. 그리고 현대적 감수성이 배어있고 그의 마음 정원으로 우리들을 불러들여서 온유하게 품어준다는 생각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메마른 마음으로 건조하며 공허하게 의미 없이 살아가고 있다. 사랑을 품기보다는 헛된 우상을 좇아가느라 타인도 자신도 사랑해야 할 이들도 모른 채 돌진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을 사는 우리들의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기도 하다. 이해타산을 생각하는 조건적인 사랑, 댓가를 바라는 거래적인 사랑, 사랑 받길 바라고 줄 줄 모르는 이기적인 사랑에 우리들은 빠져있다. 그야말로 자본주의의 상업광고는 사랑마저도 상품의 교환가치로 바꾸려고 획책한다. 이러한 물신화나 우상화 속에서 우리들은 사랑을 잃고 공허하고 메마르며 푸석푸석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간을 차별하고 귀하게 여기지 않으며 권리를 짓밟고 인간을 자신의 이익을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취급하는 비열성이 가담한다.
권정선 시인이 복원하는 인간의 마음은 사랑이다. 그 사랑을 복원하는 데에 남녀의 에로스 사랑에서 시작하여 확장되어 가는 것은 <알고 있나요>, <그대여>, <접시꽃 당신>, <특별한 인연>, <잘 살아온 당신에게>, <노을>, <나팔꽃>, <고마워요 그대>, <소중한 그대라서>, <그대는>, <연인>, <꽃비 내리는 날에>, <그대를 만난 봄처럼> 시편에서 보듯이, 최고의 선은 최고의 사랑이라는 것이 시인이 해석하는 새로운 사랑이며 그가 찾고 희구하는 사랑일 것이다. 시인은 에로스의 사랑만이 아니라 필리아의 사랑, 즉 관계의 사랑과 아가페적인 사랑, 즉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체현하여 왔다.
20대 이후 30년을 살아오면서 에로스의 사랑에서 출발하여 지아비와 부모가 되는 자기희생적 사랑과 타인들 간의 필리아적인 사랑, 부부의 사랑을 경험하면서 그의 사랑은 깊어졌고 단단해져 왔다고 본다. 그가 단순히 감성적인 사랑을 꿈꾸어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 한 편, 한 편의 시들에서 전개되고 상상력으로 빚어낸 것은 바로 그의 사랑의 삶 속에서 우러나온 표현들이거나 그의 사랑에 대한 의식일 거라고 생각한다.
위 시편에서 알 수 있듯이 그가 지켜온 그의 사랑은 바로 고단한 정치 노동과 가사 노동의 하루하루가 있었고 그것은 가족을 위한 한 여자의 자기희생적 아가페 사랑이었다. 시인의 시편들은 읽은 이로 하여금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사랑으로 중형을 무릅쓰고 달렸던 세월, 마치 한용운 시인의 ‘남들은 자유를 좋아한다지만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라는 표현을 연상하게 하는 건필자만의 생각일까. 사랑을 위해 그저 달려왔고 그러면서 중형의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반어적으로 중형을 자처하였고 고통스러웠지만 고고한 자세로 견지해 온 삶이 있었기에 그는 사랑을 주제로 한 시편들을 한 편 한 편 엮을 수 있었던 것이리라.
권정선 시인의 삶이 시구절과 어우러져 사랑을 잃어 방황하거나 흔들리는 마음의 사람들이 그와 함께 돌을 고르고 꽃씨를 뿌려서 꽃을 피우는 비법을 그로부터 전수 받을 것임에 틀림없다.
시집 출간을 감축드리면서 많은 독자가 이 시집을 읽고 다시 사랑을 품고 구현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권정선 시인의 문운 창대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