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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5871414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17-06-30
책 소개
목차
사랑과
그리움이 봄이라면 저는 만개하였습니다
박가람은 부잣집 딸만 만나
탈 지구인
혜성의 꼬리
목성의 눈
연인
건너편의 사람
숨
시선이 빠져 죽을 만큼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지만
발포
아무것도 묻지 않은 무덤
분홍색 스웨이드
양초가 나에게 말했다
내 안의 독방
차창 밖의 삶
악몽 1
장마
소리샘
우리 사랑은
젠가
피아노의 녹는점
봄 낮의 평화
악몽 2
예쁜 여자가 좋아
3월 24일 아침 9시 15분
악몽 3
베개 밑의 이름
저는 뭐든 딱딱하게 만들어요
분홍 눈
질투
악몽 4
가장 먼 단어
나는 행복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바다의 혀
제 손은 미끄러움을 많이 타요
통증점수
홍차라떼의 우주
구름이 젖을수록 별빛이 마른다
ㅏㅏㅏ
악몽 5
아주 가끔 서러운 밥상
( )
차연, Differance
낡은 집
손 위의 아이스크림
활짝 웃는 활짝 보이
밖에 없어요
모국어
구원
측우기
환지통
악몽 6
마당의 시간
둘은 자기 전에 슬픈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갈증
나는 내가 장님인 줄 알았다
야경, Nightview
타자, Other
현현, Epiphany
악몽 7
에필로그
참고작품
리뷰
책속에서
탈 지구인
모두가 지구를 밟고 살진 않는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상대방의 손바닥을 밟고 산다
그 사람 손에 땀만 차도
나는 발끝까지 젖어버리는 것이다
어제는 내 머리 위
새하얀 하늘과 새까만 별에
물기가 그렁그렁 고였다
그럴 땐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젖는다
사실 젖는다기 보다는 찢긴다
손바닥이 땅이고 눈이 하늘인 이 행성에서
살아남는 법은 행성이 슬퍼하지 않게 하는 것 그것뿐이다
사랑한다는 건 타인의 우주에 수감되는 것과 비슷하다
언제 죽어도 안락사다
혜성의 꼬리 中
...
그리움의 어원은 '긁다'이다
글과 그림도 그리움과 동일한 어원을 취한다
문자의 형태로 종이에 긁어두면 글
선이나 색으로 어디든지 긁어두면 그림
마음에 긁어 새겨둔 것은 그리움이 되는 것이다
나는 손톱이 긴 시간 속에 살고 있다
연인 中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일주일에 천 번은 만났다.”
건너편의 사람
건너편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여긴 초록 불이 사라진 횡단보도
모든 차가 187로 달리는
여기서 누군가에게 건너가려면
목숨을 건 무단횡단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인간에게로 가는 길에는
이렇게도 시체가 많은 것이다
젠가
인간을 무너뜨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의 일부가 되는 것
그리고는 사라지는 것
봄 낮의 평화 中
...
처음 봤을 때 그저 아름답다고만 생각했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진짜 궁금한 게 그 사람의 슬픔인 것처럼 언제 가장 불행했어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자신의 가장 밑바닥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라고 물어봤던 것처럼. 나는 행복을 보고도 불행을 물어본다. 누군가의 슬픔을 가지는 것이 그 사람을 가진다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건가. 사람을 사랑하면 그 사람들의 밑바닥과 슬픔을 점거하려 들었다. 나는 그 부분을 늘 채워주고 싶었다. 나에게는 채워지지 않는 구멍이 있었고 그것을 채울 수 없는 대신 남의 구멍을 최대한 막아주고 싶었다. 누구나 사랑하는 방법이 있다. 천국에도 그림자는 지고 슬픔도 사랑을 한다.
질투
사랑하는 그대여
질투란 얼마나 스스로 짧아지는 목걸이입니까
자신을 강하게 옭아맬수록 자살입니다
그러나 질투를 그렇게 아름답게 목에 매다니
입술로 범죄하지 않기 위해 글로 대신합니다
질투하는 모습도 예쁘게 잘 어울립니다
단점이 아니에요
분홍색 스웨이드 中
...
내 입술과 40센치 가량 떨어져 있는 네 입술은 너무나도 건전하게 경제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그럴 때면 정치를 말하고 싶어. 서로의 입술이 유착되게, 정경유착처럼. 그거 우리가 사는 사회에선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거거든.
장마
그땐 돈이 없어서
함께 참 많이 걸었다
걷다 나무 위로 바람이 불면
잠깐 동안은 비가 내렸다
바람이 불면 나무에서 비가 오는 거 같아
쏴-아 하는 소리가 나잖아
내가 이렇게 말한 뒤로
바람이 세게 불면
항상 비 온다! 라고 외치며
까치발을 들고는
내 머리 위에 자기 손을 얹었다
우산마냥
함께 있을 때면 시간이
여름을 본 초록처럼 짙어졌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더운 풀향이 난다
하루는 바람이 아주 많이 불었고
비가 오래 내렸다
바람 사이로 목소리가
쏴-아 하고 내렸다
그리고 다시는 비가 오지 않았다
건조한 장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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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책이 세 가지 얼굴을 가질 수 있도록 꾸준히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봄이 와서 그런지
창밖에 꽃이 피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