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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6362560
· 쪽수 : 126쪽
책 소개
목차
1부
심지 _ 019
사과상자의 이설 _ 020
천 개의 장 _ 022
옥타비오 파스 1장 _ 023
침묵의 나선형 2장 _ 024
소신공양 3장 _ 025
슬픈 열대 4장 _ 026
뿔 _ 027
사람책-풍신기 _ 028
용도변경 _ 029
랑게르한스섬의 포로 _ 030
착각 _ 032
미궁 _ 034
첫 꽃을 피우려고 _ 036
입장 _ 038
2부
간증 _ 041
상처로부터 _ 042
매미경 1 _ 044
매미경 2 _ 045
도마와 왼손의 자세 _ 046
사각티슈 _ 048
청어를 굽다 7 _ 049
접안 _ 050
리좀 _ 051
바닥론 _ 052
비문증 _ 054
팔월 _ 055
동해남부선 _ 056
폐업의 목록 _ 057
3부
택배 _ 063
은행을 털다 _ 064
향일성 _ 065
원론 _ 066
신을 섬기는 맥 _ 068
담쟁이 보행 _ 070
견고한 증언 _ 073
내연 _ 076
은패도 _ 077
모자주의 1 _ 078
맥놀이-철학 _ 080
조건반사 리셋 혹은 _ 083
물집 한 채 _ 084
휴 _ 086
수박, 꼭지의 자세 _ 088
4부
문신 _ 093
무릎경전 _ 094
비누 _ 095
가계도 _ 096
삭에 들다 _ 098
버닝가트 _ 100
허물 _ 101
수혈 _ 102
본 _ 104
마늘밭 _ 106
검문소 _ 107
글썽이는 행간들 _ 108
슐만의 숲 _ 110
서시-협죽도 _ 112
해설 _ 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 _ 114
경계에서 시쓰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과상자의 이설
어떤 사과를 담았던 것일까
골목에는 각들이 없다
홀가분하게 속을 비워낸 상자가 각에 대해 각설
어제를 치고 오늘을 박다 뽑은 못
구멍 숭숭한 사과상자 눈에 밟혔는데
사과가 사회로 읽혔다
반쯤 아귀가 비틀린 자세로 골목을 물고 늘어졌다
상자가 불량한 자세로 한껏 감정을 부풀렸다
생채기에서 흐른 사과 진물이 그 진통을 기록해놓았다
아프면서 큰다는 말, 싸우면서 정든다는 이설
옹이에 옷을 걸고 햇살 쪽으로 기운 나이테를 읽자
빈 사과상자 부둥켜안고 끙끙거린 내 안의 사과가 쏟아졌다
사과밭 모퉁이를 갉아먹던 사과벌레가 내 늑골 아래 우글,
다 파먹을 요량이다
사과가 내 알량한 고집을 잡고 늘어졌다
사과를 비운 상자는 성자다
꺾인 전방 마주 선 내 볼록 눈거울이 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