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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6518196
· 쪽수 : 410쪽
· 출판일 : 2020-10-15
책 소개
목차
13_하나
21_둘
36_셋
52_넷
59_다섯
83_여섯
125_일곱
131_여덟
134_아홉
143_열
157_열하나
166_열둘
171_열셋
181_열넷
182_열다섯
192_열여섯
197_열일곱
198_열여덟
215_열아홉
221_스물
223_스물하나
229_스물둘
236_스물셋
247_스물넷
261_스물다섯
277_스물여섯
296_스물일곱
321_스물여덟
336_스물아홉
346_서른
370_ 서른하나
394_서른둘
402_서른셋
406_서른넷
407_서른다섯
저자소개
책속에서
혜린이는 말없이 바깥쪽을 가리켰다. 은아는 신발에 발을 집어넣었다. 고개를 숙이기 귀찮아서 대충 신었다. 바로 가까이에 있는 화장실에 가지 않고 2층으로 올라갔다. 터덜터덜 화장실에 들어갔다. 세면대에서 거울을 보며 옷을 만지작거리던 젊은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은아는 고개를 푹 숙였다. 입을 손으로 막고 화장실 칸에 들어갔다. 변기 뚜껑을 열고 그 위에 앉았다. 흐느끼다가 입을 막고 있는 손에 힘을 더 줬다. 숨도 쉴 수 없을 정도로. 또각또각. 거울을 보던 여자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풋. 화장실 칸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세어 나왔다. 이내 웃음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은아는 화장실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크게 웃었다. 주위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화장실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너무 웃어 눈물까지 났다.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중얼거렸다.
“아. 웃겨 죽는 줄 알았네.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너무 웃긴 걸 어떡해.”
일주일 전 은아는 일찍 등교했다. 책을 꺼내려고 자신의 사물함을 열었었다. 그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교과서와 공책이 다 찢어져 있었고 사물함 안에는 화려한 색깔 펜으로 욕이 쓰여 있었다. 은아는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 낙서를 지웠다. 그런 은아를 보고 전윤지는 말했다.
습관이 하나 생겼다. 매일 매일 있었던 일을 일기로 쓰기 시작했다. 물론 전에 쓰던 파란색 표지의 공책이 아니다. 그 공책은 이제 원래 놓여있던 사전 속에 잠들어 있다.
일주일 전 가게에서 여러 가지 꽃이 예쁘게 수놓아 있는 공책을 샀다. 그 공책은 눈에 잘 띄는 책상 위에 꽂혀 있다.
이제는 파란색 공책을 꺼내고 싶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