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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예술/대중문화의 이해 > 미학/예술이론
· ISBN : 9791196693411
· 쪽수 : 102쪽
책 소개
목차
제로
인터럽트
트랩
패리티
어드저스트
캐리
오버플로우
라보리아 큐보닉스 인터뷰: 제노페미니즘의 새로운 경로
책속에서
제노페미니즘은 젠더폐지론자들이다. '젠더폐지'는 현재 인간 집단에서 '젠더화된' 특징으로 간주되는 것들을 완전히 근절하기 위한 코드가 아니다. 가부장제 아래에서는 그러한 어떤 프로젝트도 재앙을 의미할 뿐이다. '젠더화된' 것이라는 개념은 대개 여성적인 것에만 들러붙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록 이러한 균형을 바로잡는다 하더라도, 우리의 관심사는 세계의 다양성을 성차로 환원시키는 것이 아니다. 100가지 성들이여 피어나라! '젠더 폐지론'은 현재 젠더를 규정하고 있는 특질들이 더 이상 권력의 불균형적 작동을 위한 비교 기준이 되지 않는 사회를 구축하려는 야망의 약칭이다. '인종 폐지론'도 유사한 공식으로 확장된다. 그 투쟁은 현재 인종화된 특징들이 더 이상 차별의 근거가 아니라 그저 누군가의 눈동자 색에 지나지 않을 때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우리가 투명한 형태로, 또 탈자연화된 형태로 억압을 마주하게 되는 자본주의 체제 이래로, 궁극적으로 모든 해방적 폐지론은 계급 폐지의 지평을 향한다. 당신은 임금노동자이거나 가난하기 때문에 착취당하고 억압당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착취당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이거나 가난한 것이다.
초기 텍스트 기반의 인터넷 문화의 잠재력은 억압적 젠더체제에 맞서 주변화된 공동체들의 연대를 만들어냈다. 90년대 사이버페미니즘을 점화시키며 그렇게 새로운 실험 공간을 창출해낸 인터넷 문화의 잠재력은 21세기에 들어서자 시들해졌다. 오늘날 온라인 인터페이스에서 시각성의 지배는 정체성 정치와 권력관계, 그리고 자기-재현적 젠더규범이라는 익숙한 방식들로 복귀하고 있다. 그렇다고 사이버페미니즘의 감수성이 오직 과거에 머물러있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웹에 잠복해있는 억압의 가능성에서 전복의 가능성을 추려내면서, 페미니즘은 오랜 권력 구조의 은밀한 복귀에 대해 민감하게 대처해야 하는 반면, 그러한 잠재력을 요령껏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그것들을 보증하는 물리적 현실과 분리될 수 없다. 즉 이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 각기 다른 목표를 위해 대체될 수 있다. 제노페미니즘은 물질보다 가상이 우선이라고 주장하거나 가상이 물질보다 우선이라고 주장하기보다, 물질과 가상이 함께 구성된 우리의 현실에 이러한 지식을 효과적으로 개입시키기 위해 권력과 권력없음이라는 두 지점을 모두 확보한다.
우리는 '젠더 해킹'이라는 용어가 장기적인 전략으로 확장 가능한지, 아니면 해커문화가 소프트웨어에서 이미 이룬 업적과 유사한 웨트웨어wetware를 위한 전략인지 질문한다. 완전히 자유로운 세계이자 오픈소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은 우리가 보아온 것들 중 실행가능한 코뮤니즘에 가장 가까운 작업이다. 3D 프린팅을 이용한 제약기술(리액션웨어), 풀뿌리 원격의료 낙태클리닉, 젠더 핵티비스트, DIY-HRT 포럼 등이 우리 앞에 배아 상태의 전망들로 이제 막 열리고 있다. 과연 우리는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무모함 없이, 이러한 전망들과 자유로운 플랫폼 및 오픈소스 약품을 조합하며 잘 기워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