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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동남아시아여행 > 동남아시아여행 에세이
· ISBN : 9791196866914
· 쪽수 : 220쪽
책 소개
목차
시작하며 할 말을 라오스에 두고 왔어
1장, 라오스에 있고 한국엔 없다
이것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라오스 3無)
너의 것 (너의 충수돌기)
이 세상에 내 것이 있었던가 (무전취식)
위대한 근대인 (난생 처음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
에어컨이 없어야 장사가 잘 된다
잘 사는 나라
그날, 그녀
2장, 라오스가 사람에게 (짙은 라오, 깊은 외로움)
짙은 라오, 깊은 외로움
떠난 자리 (다시 헤어진 가족)
역주행
나와 별과 산 (다시 찾은 내 마음에 산)
스승의 6주기에 부쳐
세상 가운데로 보낸 자기유배
3장, 나는 라오스에 살기로 했다
마당에 열린 망고, 바나나, 코코넛
번즈 나이트 (Burn’s night)
독참파 (프렌지파니) 단상
개와 같이
장대비 내리던 어느 주말 오후
맛, 살아있는 맛
학교 가기 대소동
하루애愛
잠들지 않는 유년
4장, 라오스 월급쟁이
라오스의 월급쟁이들
인턴이라는 야만
국경 없는 적, 야근
주인과 노예 (노동절에 부쳐)
어느 월급쟁이에게 보내는 편지
월급쟁이, 그들은 누구인가
전체주의 월급쟁이
5가지 불온한 업무
5장, 내가 사랑한 라오스
자유의 공기 ‘방비엥 (Vang vieng)’
지구가 사랑한 루앙프라방
내가 사랑한 치앙칸 (Chiangkhan)
카오산에 가면
말하지 않을게, 므앙펑
호찌민에서 만난 쓸쓸한 표정의 사내
그리고 비엔티안
맺으며 전전하며 쓰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라오스에 없는 세 가지를 비틀어 나만의 3無를 정해봤다. 그 세 가지가 뭔지 아냐며 우스갯소리의 시동을 걸었다. 거지, 경적, 개 짖는 소리라 하더군. 개조차 착한 나라야. 더하자면 빛이 강해서 남향집도 없어. 지인은 의심 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잠시 뒤 카페 앞으로 차 한 대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갔다. 커진 눈으로 나를 보는 지인. 짐짓 모른 척 카페를 나서 잠시 거닌다. 개들이 짖었다. 나는 고개를 떨궜다. 그 앞을 부랑자 한 분이 다가왔다. 그분은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인은 이때다 싶었는지 방위를 가늠한다. 강변의 카페들이 모두 남향이었다. 오늘 안 되는 날이다.
나의 것을 지키려 미친 듯이 눈에 불을 켜고 살아도 어디, 이 세상에 내 것이 있던가, 속상한 마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또 하나 알게 된다. 썩어질 물건 따위를 사랑하다니, 아끼는 물건은 애초에 만들지 말 것. 잃고 나니 쓸데없는 되새김질에 마음이 상하지 않더냐, 결국 이리되지 않았느냐, 아끼면 똥이 된다. 차라리 내 사람들을 아낄 일이다. 쫀쫀했던 좀생이가 낯선 땅에서 드디어 대인배가 되어 가는 모양이다. 주머닛돈을 탈탈 털어 나는 이날 제일 비싼 저녁을 나에게 선물했다. 욕본다.
단지 사는 모습이 현대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못 산다’ 말한다. 느려 터진 라오스의 모습을 본 뒤 위안 삼아 고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잔인한 일상에 자신들을 내던진다. 어제 여행했던 그곳 라오스 사람들보다는 적어도 잘살고 있다 위무하면서. 잘산다는 건 무엇인가. 아, 사는 건 이리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