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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보 가래나무

강신보 가래나무

김성중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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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보 가래나무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강신보 가래나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7605246
· 쪽수 : 150쪽
· 출판일 : 2022-03-20

책 소개

우리시 시인선 74권. 김성중 시인의 시집. 직업적으로 해직, 현질, 퇴직교사의 시절을 모은 것이며, 공간적으로는 도농간의 삶이 아울러 있으며 시간적으로는 그의 생애 황금기가 고향 강신보의 물처럼 고여 있다.

목차

제1부

13 살구꽃이 피면
14 급식실 유리창엔 솔거의 벽화가 있다
16 축구
18 목련이 필 때
19 회화나무
20 대나무밭에서
22 가난한 장남
24 그리운 하나족발
27 용산
30 폐소공포증
32 가래의 계절
34 가을 강
36 축사
38 강신보
40 매미그늘

제2부

43 마늘종
44 바람골
46 허수아비
48 세한도
50 지우개
52 황등골
54 강대바우 아래
56 강쟁리 연가
58 우리 집
60 단오살구
62 제176번 느티나무
64 너덜너덜
66 골든키 아이템플
68 담임만 12년째
72 떼까우는 어디로 갔을까

제3부

75 뻐꾸기 소리
76 강쟁리 서편 버드나무 세 그루
78 염포
80 까칠한 녹각
82 하멜
83 녹나무
84 팔영산 능가사에서
85 리스본행 야간열차
86 살구광
89 7월의 들녘
90 달팽이
92 한여름 밤의 꿈
94 넛지
96 삶
98 이슬

제4부

103 테이프 붙인 파꽃
104 거품
106 자전거 타는 청개구리
108 을지전망대
110 겨울나무
112 쥐의 똥구멍을 꿰맨 여공 이야기
114 인생
116 표류기
118 곰밤부리나물
119 시무지기 폭포
120 세한도· 2
122 나의 레종 데트르
124 아델
126 납작 엎드리다
127 모내기

[해설] 임채우(시인·문학평론가)
129 돌봄의 시학

저자소개

김성중 (지은이)    정보 더보기
담양 추월산 자락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국어교사로 30여 년을 살다가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강쟁리에서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2000년 『새 길을 여는 교육비평』 창간호 ‘교육문예’에 ‘문학선생’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함. ksjkimbyeoll@hanmail.net
펼치기

책속에서

4교시가 끝나는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복도와 계단은 육상경기장
돌격대원처럼 급식실로 돌진하는
쇳덩이도 녹일 저 위장을 보게나
선생들은 뛰지 마라 뛰지 말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지만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저 아이들의
용광로보다 더 뜨거운 위장을
아무도 말리지 못하네

오늘 한 아이가 100미터 달리기하듯
전교 1등으로 급식실로 달려가다가
현관 유리창에 부딪혀
앞니 하나가 툭 부러졌다네
솔거의 벽화에 날아들던
수많은 새들이 벽에 부딪혀
뚝 뚝 떨어지던 신라 적도 아니고
남들보다 먼저 밥을 먹으려는
밥 한 그릇에 목숨을 거는
요즘 아이들의 팍팍한 삶이라네

급식실 유리창 너머
황홀하게 유혹하는 반찬들
침을 꼴깍이는 혓바닥
그깟 이빨이야
치과의사들이 때워 줄 것이고
뱃속에선 어서 빨리 밥을 달라고
위장이 아우성을 쳐 댄다네
- 「급식실 유리창엔 솔거의 벽화가 있다」 전문

이 시는 학교 점심시간에 일어나는 해프닝을 바라보는 신선한 시선이 녹아 있다. 점심시간은 아이들에게는 흡사 전쟁을 연상하게 한다. ‘돌격대원처럼 급식실로 돌진’하는 전투적인 시어를 보라. 점심시간은 ‘복도와 계단은 육상경기장’이고 학업이 아닌 밥을 먼저 먹는 전교 1등을 가리는 경쟁의 시간이다. ‘밥 한그릇에 목숨을 거는’ ‘팍팍한 삶’이 요즘 아이들의 삶이다. 먹는다는 것은 살아남는 것이고 아이들에게는 절실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아이들의 삶은 경쟁과 생존이라는 물질자본주의에 지배당하고 있다. 그런데 ‘황홀하게 유혹하는 반찬’은 급식실 유리창 너머에 있다. 그것은 ‘솔거의 벽화’이다. 솔거의 벽화는 진짜 같은 가짜다. 그리고 이빨도 부러뜨리는 위험한 환영이다. 다시 말해 황홀한 헛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들의 아우성을 치며 구하는 최고의 가치가 되었다. 작가는 교사다. 지금 이러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가르쳐야만 하는 도덕과 윤리는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솔거의 벽화일 뿐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교사된 자로서의 슬픔에 다름 아니다.


1989년 뜨거운 여름
수만 명의 교사들이 교육민주화를 외치며
전교조의 깃발을 하늘 높이 올렸다가
학교에서 쫓겨났을 때
운암동 주공아파트 3단지 앞
허름한 조립식 건물에
10평 남짓한 족발집이 생겨
사람들을 불러 모았지

금호고 해직교사들이 운영한다는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지방신문에, 월간지에, TV에 족발집이 소개되었고
탁자가 여섯 개인 가게는
발 디딜 틈이 없었지
기다리다가 순번을 받은 사람들은
행운을 뽐내며 상추에 족발을 싸서
볼이 미어터지도록 밀어 넣으며
술잔을 기울였었지

추억 속의 하나족발
해직교사들의 생계를 책임졌던
내가 열심히 족발 접시를 나르고
탁자를 훔치던 그곳

잘못된 교육을 올바르게 고쳐 보려는
열정이 가득 넘치던 곳
사람들은 너나없이 교육모순에 분개하면서
돼지족발의 살을 발라먹으며
거칠게 술잔을 부딪쳤지

그곳에서는 너나없이
참교육 투사가 되었고
그곳은 해방구가 되어
사람들의 답답한 가슴을
시원스럽게 뚫어 주었지

그때 내 나이 스물아홉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던 시절
접시를 나르고 탁자를 닦던 때가
아주 오래된 전설처럼 되어 버린 오늘
새삼 하나족발이 그리운 것은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면서 이런저런 변명만 일삼다가
교단을 떠나는 아쉬움 때문이리
- 「그리운 하나족발」 전문

시인은 한때 잘못된 교육을 올바르게 고쳐보려는 교육자로서의 자긍심과 열정이 있었다. 스물아홉의 나이에 참교육 투사로서의 꿈도 있었다. 그런 이유로 교육민주화를 외치며 해직교사가 되어 학교에서 쫓겨났다. 허름한 ‘하나족발’집에서 그들은 분노를 도모했다. 그곳은 ‘분개’하고 ‘열정’이 있고 답답한 가슴을 시원스럽게 뚫어주는 해방구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거칠게 술잔을 부딪치며 그들은 족발을 발라먹는다. 반복하자면 그들은 땅을 딛고, 서고, 걸어나갈 발을 먹었던 것이다. 이것은 부활을 위한 ‘재생’인가 ‘타협’인가. 다시 복직이 되어 학교로 돌아온 그는 타협했고 변명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쉬움을 가지고 교단을 떠났다.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던 시절’은 이제 ‘아주 오래된 전설’이 되어 버렸다고 말한다. 그에게 학생을 가르치는 교실은 스물 아홉의 열정을 잃어버린 상실의 공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시에는 행복하거나 희망적인 교단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회의와 자성(自省)의 언어가 그곳을 대체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오독(誤讀)일까.


비쩍 마른 추사 선생이
소나무 가지를 꺾어서
대학입시가 교육을 파행으로 몰아간다며
변명만 늘어놓는 나를
사정없이 후려친다

수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주제에
아이들 탓만 해대는 못난 놈이라고
훈장자격이 없는 놈이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호통을 쳐 댄다
- 「세한도」 중 일부

그의 시는 시간적으로 귀향 이전과 귀향 이후로 대별할 수 있다. 아주 오랫동안 교사로서 그는 도시에 거주했고 그 도시를 떠나 고향에서는 교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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