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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시론
· ISBN : 9788937492259
· 쪽수 : 188쪽
· 출판일 : 2025-12-19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청년과 함께 이 시를
1부
1장 홀로서기 — 한용운, 「알 수 없어요」
2장 해방의 기쁨 — 서정주, 「추천사」
3장 떳떳한 가난 — 천상병, 「나의 가난은」
2부
4장 세우면서 서기 — 허수경, 「우리는 같은 지붕 아래 사는가」
5장 뒤통수가 하는 말 — 황병승, 「커밍아웃」
6장 아직 죽지 않음 — 황인찬, 「미래 빌리기」·차도하, 「나의 사물됨」
감사의 말
참고 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시는 미학의 대상인 예술작품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그 일부를 구성하는 텍스트다. 시는 상호 텍스트성이 본질이다. 시를 읽는 일은 현실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부단히 복수화하는 생산적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생활세계는 독서 활동을 통해 보충되어야 무너지지 않는다.
─ 「들어가며」
우리에게 익숙한 한용운의 모습은 스님이다. 스님이라면 당연히 불교의 깨달음에서 자신의 인생을 전환했다고 짐작할 법하다. 하지만 한국사에서만이 아니라 아시아 문명의 역사에서도 돌출되어 있는 인물의 선택을 종교적 결단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공간적 맥락에서 볼 때 20세기 초 강원도에는 개화를 향하는 청년을 뒷받침할 역량이 있었다. 근대에 이르러 조선 시대의 중앙 권력으로부터 자율성을 얻은 지방 사찰들의 새로운 중심이 바로 강원도였다. 오늘날의 ‘지방 소멸’ 현실과는 달리, 당시 지역의 역량은 강원도에서는 특히 불교에 집약되어 있었다. 미국으로 간 안창호, 일본으로 간 최린과 달리 청년 한용운은 강원도로 갔다. 제국으로 유학을 가지 못했지만, 전통 사회를 떠난 한용운을 근대 문명으로 인도해 줄 세력이 강원도에는 있었던 것이다.
─ 1장 홀로서기: 한용운, 「알 수 없어요」
대학원 수업에서 서정주를 읽는다. 학생들의 반응은 다양한데 문학사에서 인정하는 시적 성취와 친일이라는 낙인 사이에서 ‘중립’을 택한다는 점에서는 일관된 측면이 있다. 나는 문학사의 좁은 틈바구니를 벗어나 시와 시인을 둘러싼 담론을 포괄적으로 전달하려 노력하지만 시가 주는 감동과 시인의 행적을 넘어서는 판단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수업 시간에 지식의 전달이라는 틀을 넘어서는 것은 항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학생 시절 ‘김남주도 읽고 서정주도 읽을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가 386 선배에게 불호령을 들은 적이 있는 나로서는 그런 선배가 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시를 읽고 스스로 판단해 봐’라는 말이 무책임하다는 걸 모르지는 않는다. 시를 읽고 나서 “시는 좋지만……”이라고 말하는 독자는 물론이고, 시 자체를 읽지 않으려 하는 잠재적 독자에게도 서정주의 시가 온전히 향유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서정주의 삶과 시가 독자에게 존재 전환의 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김남주에서 서정주로 나아갔던 내 청춘의 시 읽기를 내기물로 거는 일이기도 하다.
─ 2장 해방의 기쁨: 서정주, 「추천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