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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에서 제다까지

영도에서 제다까지

이상윤 (지은이)
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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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에서 제다까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영도에서 제다까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7807305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2-03-08

책 소개

부산을 무대로 가정을 꾸린 한 가장이 온갖 비극에 굴하지 않고 중동까지 건너가 산업전사로 활약한 스토리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었지만 작가는 소설 속 내용이 모두 기억과 기록에서 가져온 실화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주인공 성우가 작가의 아버지이므로 소설 속 내용은 작가의 가족사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셈이다.

목차

기억 8
조선공사 38
조선방직 70
시각 96
분신 110
팔칸집 122
화장 138
공항 156
주사 178
개러지 190
엽서 210
종교재판 216
시주 232
진수 238
철거 252
모케트 268
기억2 282

후기 290

저자소개

이상윤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0년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대학시절 잠시 서울에 유학한 것을 빼고는 부산에서만 평생 살아온 부산 토박이다. 1995년 부산일보에 입사한 뒤 여러 부서에서 기자와 부장을 하며 언론인으로 성장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듯 가장 부산적인 것이 가장 전국적인 것이라는 마음으로 기자생활을 해왔다. 신문의 취재와 편집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를 고민하다 취재와 편집 양쪽에서 한국기자상과 한국편집기자상을 받는 행운을 누렸다. 디지털이 대세가 되는 시대를 접한 뒤에는 디지털과 종이 신문의 균형점을 찾으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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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입구 맞은편 가장 왼쪽 끝 침대에 붙은 이름표에서 어머니 이름을 발견한 그는 아래 속눈썹의 얕은 표면장력으로는 더 이상 넘치는 눈물을 가둘 수 없음을 깨달았다.

무당이 귀신을 쫓는다며 칼로 정수리를 내리치는 바람에 어머니의 상처가 곪아 며칠을 고생하는 모습을 접한 성우는 급기야 극상에게 대들게 됐다.

“고생만 하다 간 사람인데요…. 38년 평생 가는 길이라도 편하도록 몸에 칼 대지 않도록만 해 주이소.”

성우의 남은 인생이 좋든 싫든 크레인과의 인연으로 점철될 것임을 예고하기라도 하듯 성우는 크레인을 처음 운전하는 사람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씨름판에 적수가 없어 판막이를 할 정도로 탄탄했던 거구의 사나이는 어디 가고 병원 침대 옆엔 뼈마디까지 홀쭉해진 중늙은이가 앉아 있었다.

생일을 불과 며칠 앞둔 화자는 사무동 안에서 회사 마당에 내걸리기 시작하는 기공식 행사 현수막들을 내다보며 착잡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었다.

창고 밖에서 시시각각 들려오는 총소리와 폭발음으로 인해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그 좁은 공간마저도 현제 가족과 나누기를 두려워했다.

화자에게 20대의 전부이자 풍요의 상징인 조선방직을 그만둬야 한다는 것은 자신이 가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존재에서 가계를 축내는 군식구로 전락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성우는 수술 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시각을 대신해 상대적으로 예민해진 다른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한까지 끌어올리며 품 안으로 들어오는 화자의 느낌을 각인시키려 애썼다.

성우의 아내에서 분신의 엄마로 거듭나는 그 순간 화자는 결혼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접고 영원히 엄마로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성우와 화자가 울면서 상윤을 안고 방문을 나온 것을 끝으로 결핵이 악화해 극상이 숨을 거둘 때까지 조손은 먼 발치에서 실루엣으로만 마주칠 뿐 다시는 직접 만나지 못했다.

눈, 관자놀이, 인중, 목젖, 명치, 낭심, 무릎….
한방이면 다시는 반격을 할 수 없도록 상대를 무력화할 수 있는 급소를 떠올리며 성우는 눈으로 살기를 내뿜었다.

박영수 부산시장이 어색한 분위기를 살리려고 “출발이 좀 늦어졌으니 하늘에서 엑셀러레이터를 좀 세게 밟으시라”고 기장에게 썰렁한 농담을 했다는 사실이 조선공사에 알려진 것은 그 이튿날이었다.

“영도 할매요, 그만큼 영도에서 고생했으면 우리 이제 이리 떠나도 해꼬지는 하지 마이소.”

아랍어로 기관총처럼 쏘아대는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지만 턱을 치켜들고 거만한 표정으로 말을 내뱉는 아랍인을 입구에서 발견하고 성우는 오늘도 비행기를 타기는 글렀다고 생각했다.

곧이어 비행기 창밖으로 이글이글 열기를 뿜어내며 끝도 없이 이어지는 사막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성우는 열사의 땅에 도착한 사실을 실감하며 온 몸의 신경이 긴장으로 조여드는 느낌을 받았다.

한참 성우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명준은 혀를 차면서 “그럼 이번에도 사고 나면 당신이 책임지는 겁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마치 죽마에 올라타 죽마로 페달을 밟는 것처럼 묘기에 가까운 움직임이 필요했으나 한국인 기술자들은 그런 신발을 신고도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돈 벌러 머나먼 열사의 땅까지 왔다가 종교재판으로 목숨을 잃는다면 이보다 큰 비극이 어디에 있나….

“형님요, 아파서 그러나, 슬퍼서 그러나. 자리 비켜줄 테니 마음 놓고 들으시이소…. 그, 왜, 뭐, 울고 싶으면 울고 그라이소. 참으면 병 난다 카이.”

도크에는 옛 그림책에서나 보던 반달 모양의 선체에 아라비아형 돛을 단 목선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얹혀 있었다.

“보살님 15년쯤 뒤 중년에 생사에 큰 고비가 있습니다. 정화수를 준비해서 쌀을 아홉 번 씻어 밥을 지은 다음 오늘 자정에 요 앞 네거리에서 제를 올리이소. 그래야 보살님이 삽니다. 보살님이 제를 올린다고 제가 무슨 득을 보겠습니까. 그러니 이 말 꼭 들으셔야 합니다.”

잠을 쫓기 위해 머리를 흔들고 뺨을 치던 성우는 운전석 옆에 놓아둔 압정을 들고는 허벅지를 찔렀다. 인간의 정신력으로도 극복이 안 되는 것이 잠이 얹힌 눈꺼풀의 무게임을 알기에 어지간히 정신력이 강하다고 자부하는 성우도 결국은 몸에 고통을 주면서 잠을 쫓기로 한 것이다.

낮이면 섭씨 50도까지 오르내리는 극한 환경에 타국 노동자들은 그늘에서 쉬거나 아예 작업을 거부하기 일쑤인 반면 한국인 노동자들은 그 같은 환경도 해야 할 일이 있으면 결코 마다하는 법이 없었다.

마침내 철거일이 다가왔다. 흔히들 철거민에게 더욱 가혹다고 하는 겨울이 아니라 늦봄이라는 사실이 그나마 다행스러웠지만 철거를 당해야 하는 입장에선 계절을 막론하고 서럽긴 마찬가지였다.

형무소에서 복역하다 감형을 받는 조건으로 사우디까지 흘러온 이들이 많은 필리핀 노동자들은 덩치가 작아도 늘 시한폭탄 같은 분위기를 풍기곤 해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도복까지 맞추고 숙소 휴게실을 도장 삼아 태권도를 가르치자 인도, 예멘, 파키스탄, 필리핀, 영국 등 5개국 출신의 노동자와 직원들이 몰려와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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