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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8018403
· 쪽수 : 76쪽
· 출판일 : 2023-03-10
책 소개
목차
나랑 사귈래? ----- 7
매너 있는 남자 ----- 17
우리 데이트하자 ----- 25
쉽지 않은 데이트 -----39
너와 나의 성장 흐름표 -----47
첫 연애를 축하해! ----- 55
내가 구해 줄게! -----65
리뷰
책속에서
나는 퇴근해서 들어온 아빠한테도 조잘조잘 떠들어 댔어. 아빠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모조리 이야기했어. 아빠가 노릇하게 구운 고등어 살을 내 밥그릇에 얹었어.
“오해나는 우리 유찬이 어디가 좋아서 그런 말을 했을까? 해나 눈에는 유찬이가 잘생겨 보였나?”
“아아, 그건 아닐 거야. 우리 반에 잘생긴 애 많거든.”
“그럼 유찬이가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나?”
“그것도 아닐 거야. 우리 반에 공부 잘하는 애도 많거든.”
“그럼?”
“왜 나를 좋아하나,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봤는데?”
“내가 풀칠도 도와주고 가위질도 도와줘서 그런 거 같아. 참! 청소도 도와줘. 걔 자리가 엄청 지저분해서 청소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
나는 신나게 떠드는데 엄마 얼굴은 점점 찌푸려져. 엄마가 숟가락을 탁 내려놓더니 딱딱하게 말했어.
“얼씨구, 공부하라고 학교 보냈더니만 뭘 해? 집에서는 거실이고 방이고 장난감을 사방팔방 어질러 놓고 노는 녀석이 뭘 도와줘?”
“친구를 도울 줄 알아야 한다며. 엄마가 그랬잖아.”
“그럼 넌, 오해나 말고 다른 친구도 도와줘?”
“당연하지. 다 같은 친구인데.”
엄마가 아무 소리 못 하고 물만 벌컥벌컥 들이켰어.
순식간에 집안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어. 엄마가 아무 말도 않고 밥만 먹고 있으니까, 나는 오히려 밥이 안 넘어가더라고.
아빠가 헛기침을 하며 말했어.
“그러니까 해나는 우리 유찬이 매너에 반했구나.”
“매너? 그게 뭔데?”
“예의 있게 행동하고 주변 사람을 잘 도와주는 태도를 말해. 유찬이 같은 남자를 ‘매너 있는 남자’라고 하는 거야.”
매너 있는 남자.
매너 있는 어린이도 아니고, 남자라니.
차마 겉으로 티는 못 냈지만, 나는 그 말이 참 마음에 들었어. 왠지 어른이 된 거 같아 기분이 좋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