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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281005
· 쪽수 : 444쪽
· 출판일 : 2023-05-01
책 소개
목차
서문 4
프롤로그 12
1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
1. 산악 지방을 달리는 기차 21
2. 세상의 가장자리에 있는 도시 32
3. 벽 속에 있는 눈 39
4. 검은 옷의 여인 46
5. 다리 밑의 남자 54
6. 빨간 신 59
7. 신흥 도시 69
8. 비밀 사진 76
9. 훌륭한 공산주의자 되기 82
10. 바위섬 91
11. 저주 받은 집 95
12. 다리에서 일어난 비극 100
13. 어두운 물 위의 햇살 104
14. 위대한 심장이 박동을 멈추다 112
15. 건달의 여자 친구 117
16. 네가 이 편지를 읽을 때쯤이면 123
17. 장백의 불빛 136
18. 얼음 위로 142
2부 용의 심장으로 들어가다
19. 미스터 안의 집 153
20. 불편한 진실 158
21. 구혼자 167
22. 결혼의 함정 175
23. 선양 처녀 184
24. 죄책감 192
25. 남에서 온 사람들 200
26. 심문 206
27. 계획 213
28. 갱단 218
29. 위안을 주는 달빛 224
30.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요란한 도시 231
31. 커리어 우먼 238
32. 혜산과의 연결 247
33. 곰 인형과의 대화 257
34. 민호의 수난 263
35. 사랑의 충격 271
36. 목적지 서울 280
3부 어둠 속으로의 여행
37. 웰컴 투 코리아 291
38. 여자들 298
39. 통합의 집 308
40. 배움의 경주 315
41. 2012년을 기다리며 327
42. 유령과 들개들의 도시 334
43. 불가능한 딜레마 340
44. 밤으로의 여행 352
45. 광활한 아시아의 하늘 아래 359
46. 라오스에서 길을 잃다 372
47. 무슨 일이 있더라도 379
48. 낯선 사람들이 베푼 친절 387
49. 셔틀 외교 398
50. 자유를 위한 오랜 기다림 408
51. 작은 기적의 연속 412
52. 죽을 각오가 됐어 418
53. 자유로운 정신의 아름다움 426
에필로그 /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435
책속에서
어머니의 외침에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어린 남동생 민호는 아직도 옆에서 잠들어 있었다.
아버지가 ‘일어나!’라고 소리치면서 방으로 뛰어들었다.
우리의 팔을 잡아끌어 방 밖으로 몰아냈다.
어머니는 비명을 지르며 아버지의 뒤를 따랐다.
어두워진 늦은 저녁이었다. 민호는 잠에 취해 멍한 상태였다.
거리로 뛰어나가다가 뒤돌아보니 기름이 타는 듯한 검은 연기가
부엌 창문에서 쏟아져 나왔고 화염이 맹렬하게 외벽으로 번지고 있었다.
다음 날 밤에 두 번째 악몽을 꾸었다. 나는 얼어붙은 강을 살그머니 건너서 인적이 끊긴 혜산 시내를 홀로 걷고 있었다. 밤이었는데 아무데도 불빛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죽은 자들의 도시 같았다. 우리 집으로 향했다. 창문을 통해서 어머니와 민호가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어머니는 울고 민호가 위로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돈도 먹을 것도 없었다. 모든 것이 내 잘못이었다.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대문안으로 들어가면 이웃 사람들이 나를 보고 신고할 것이다. 창호를 찾으러 강변으로 갔다. 나는 그에게도 죄책감을 느꼈다. 강둑을 순찰하는 창호의 모습이 보였지만 접근할 수 없었던 나는 좀 떨어진 나무 뒤에 숨어 지켜보았다. 갑자기 사방에서 보위부 요원들이 나타났다. 호각 소리와 경찰견이 뒤를 ㅤㅉㅗㅈ는 가운데 죽을힘을 다해 얼어붙은 강 건너 중국으로 도망쳤다. 그러고는 꿈에서 깨어났다. 이 두 가지 꿈은 끝없이 되풀이되었다. 밤이면 밤마다 같은 장면이 수백 번 재연되었다.
생활이 안정되자 삼촌과 숙모에게서 도망쳐 나오던 기억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두 분에게 쪽지 하나 남기지 않고 달아났었다. 삼촌내외는 내게 친절했다. 어떻게 그토록 부끄러운 짓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 내 감정을 설명하는 쪽지라도 남겼어야 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나는 그런 일에 익숙하지 않았다. 북한 사람들은 대부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