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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9509504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5-11-0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6
1. 흑과 백 7
2. 사제왕 카(Ka)의 이야기 63
3. 니보의 이야기 158
4·5. 황금 222
6. 적(赤) 284
에필로그 317
작가의 말 320
저자소개
책속에서
뮈스테리온도 사람의 껍데기도 결국은 비밀을 지키기 위한 장막인지도 모른다. 은밀함이 밖으로 새어 나가 존재를 잃게 되는 일이 없도록 지키는 것이다. 하나의 세상에 균열을 가져다주는 비밀의 은밀함이 쇠한다면 이를 에워싸고 있던 공간도 단면적으로 변해버릴는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자신 안에서 스스로 분열해 충만한 세계를 이루고 있던 환상이 모두 지워지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 우리는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림자의 세계와 지상의 세계 가운데 하나를.
혼자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평안하고, 안락하고, 이해받는 곳에서 홀로 자근자근 숨을 내쉬다 문득 밀려오는 외로움에 세상과 연결된 일말의 가지를 다시 꼭 붙잡는 일. 그렇게 붙잡은 가지를 타고 고군분투 수면 위로 올라가 세상을 눈에 채우고 다시 익숙한 곳으로 내려오는 일이다. 작은 사건에 끊임없이 의미 부여를 하며 더듬더듬 인과를 좇아 여러 가지 뿌리를 끝없이 탐색 하는 일.
“···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논리의 인과에 위배되어 모순적으로 보이는, 혹은 본인이 가슴 답답하다고 느끼는 그런 점이 실은 강한 신념을 자아내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라고 말이에요. 아이러니하게도, 모순적이고 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일수록 사람들에게서 강한 신념을 자아낼 수 있어요. 이미 인과에 척척 들어맞는 것이라면 신념을 필요로 하지 않아요. 그냥 그렇게 알고 있을 뿐이죠. 시련과 고난을 겪을 일도 없고요. 많은 시험과 고난을 견디며 맹목적으로 믿을 수 있는 그 어떤 것에는 필연적으로 모순적이고, 또 논리적 인과로는 확실하게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해요. 그것이 진리인지 어떤지는 알 수 없겠죠. 하지만 그러한 시스템 자체가 엄청나게 맹목적이기까지 한 믿음을 가려낸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맹목적인 신념과 믿음은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어요. 엄청난 기적이 행해지는 세상을요. 예를 들면 이 앞의 장엄한 건축물을 짓는 일과 같은 것들을 가능하게 할지도 모르죠. 다시 말하지만, 저는 분명 어떠한 진리에 대한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시스템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