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략 (신중동시대 기업 진출 전략)
박성진 | 리브레토
20,700원 | 20251117 | 9791190917186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
한국 기업에 주어진 전략적 기회
사우디아라비아는 2016년 ‘비전 2030’을 선포한 이후 석유에 의존한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면적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인공지능,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 비석유 분야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네옴(NEOM) 프로젝트와 같은 초대형 인프라 사업을 잇따라 실행 중이다. 여기에 2030년 엑스포와 2034년 월드컵 개최가 확정되면서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에는 건설, 에너지, ICT, 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 시장은 단순히 ‘유망한 신흥시장’으로만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국가 운영과 경제 정책을 왕실이 직접 주도하고, 핵심 산업은 국영기업이 통제한다. 계약과 금융은 샤리아(이슬람 율법) 체계의 영향을 받으며, 실제 비즈니스에서는 ‘와스타’라 불리는 인맥·신뢰 네트워크가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제도와 규정만 보면 분명해 보이지만, 현장에서 작동하는 방식은 종종 다르다. 이 간극을 이해하지 못하면 리스크 관리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중동 전략』은 바로 이 간극을 메우는 데 초점을 맞춘 책이다. 사우디에서 실제 의사결정 권한이 누구에게 있고, 권력이 어떤 경로를 통해 행사되는지 파악하려면 현재의 권력 구조가 형성된 역사적 과정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책은 왕국 형성과 권력 재편의 흐름을 따라가며 오늘의 권력 지형이 어떤 맥락에서 만들어졌는지 짚어낸다.
권력 구조를 안다고 해서 곧바로 사업이 굴러가는 것은 아니다. 관계를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신뢰를 쌓을지가 다음 관문이다. 사우디에서는 종교 규범과 부족 문화가 사람들 간의 거리감, 약속 이행 방식, 신뢰의 기준을 결정한다. 『중동 전략』은 이슬람 종교 규범과 부족 사회의 관습이 실제 비즈니스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며, 현지 파트너와의 관계를 설계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관계를 구축했다면, 마지막으로는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의 문제에 직면한다. 사우디화 정책은 기업에 일정 비율 이상의 현지인 고용을 요구하고, 카팔라 제도는 외국인 노동자의 체류와 근로 방식을 규정한다. 인력 운영과 조직 설계는 이 틀 안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대부분의 사업에서 조인트벤처 설립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가 된다. 어느 파트너를 선택할지, 지분 구조를 어떻게 짤지, 협상 과정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인지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린다. 이 책은 이러한 전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해 실무적으로 활용 가능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사우디 시장은 단기간에 공략할 수 있는 ‘단기 프로젝트’ 대상이 아니다. 현지 파트너와 신뢰를 구축하고, 정치적 변수를 읽어내며, 문화적 코드를 몸으로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서두를수록 시행착오는 늘어나고,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중동 전략』의 저자는 20년간 중동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시행착오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의사결정의 정확도를 높여, 사우디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