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예언서
박형순 | 성서와함께
18,000원 | 20220325 | 9788976353979
‘예언’이라고 하면, 흔히들 앞날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알려주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리스도인도 신약성경에서 “예언자들을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마태 2,17; 참조 1,22; 2,15.23; 4,14)라는 말씀을 드물지 않게 만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예언자들이 예수님에 관한 일을 미리 알려주었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예언자’ 하면 떠오르는 주제가 ‘사회정의’입니다. 예언자는 사회의 불의를 질타하고, 고발과 심판의 메시지를 전하며, 임금에게 맞선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생각은 구약성경이 일러주는 예언자의 한 단면에 불과합니다.
구약성경에서 예언서를 여는 ‘얼굴’인 이사야서는 예언서를 대표할뿐더러 신약성경에도 빈번하게 소개되어 매우 중요한 성경으로 꼽힙니다. 그렇지만 다른 성경처럼 ‘이야기’체가 아닌 신탁 위주의 예언서이고 다루는 시대가 300여 년에 달할 만큼 광범위하며 무려 66장에 달하는 분량 때문에, 이사야서를 읽고 또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중요도만큼이나 다가가서 친숙해지기가 어려운 성경입니다.
가뭄에 단비처럼, 이사야서를 제대로 소개하는 책, 《이사야 예언서》가 출간되었습니다. 예언서를 전공한 박형순 신부는, 입문에서 예언서와 이사야서에 대해 알아야 할 기본 사항을 충실하게 소개합니다. 필자는 흔히 이사야서를 시대 구분에 따라 제1이사야서(1-39장), 제2이사야서(40-55장), 제3이사야서(56-66장)로 나누어 소개해온 방식과 달리, 이사야서를 잘 짜인 한 권의 책으로 살펴 크게 일곱 단락으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각 편마다 구조, 그에 따른 본문 해설, 신학적 의미, 말씀의 육화를 위한 단상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필자는 이사야 예언서가 전체적으로 얼마나 긴밀하게 짜여 서로를 비추며 주제를 전개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그 과정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막연하고 무슨 뜻인가 의아했던 단락이 앞뒤 단락, 전체 구조와 연관하여 어떠한 메시지를 주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특히 ‘육화를 위한 단상’에서는 이사야서 말씀으로 우리 삶을 비추어보고, 하느님과 친교를 나누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책에서 밝히는 예언 선포의 핵심은 심판과 처벌, 징벌에 의한 파멸이 아닌, 하느님께서 창조하시고 보시니 참 좋았던 세상의 회복이며 구원입니다. 《이사야 예언서》를 통해 임마누엘 하느님을 처음 소개하며 하느님의 위로를 힘차게 전하는 이사야서가 독자와 더 가까워지기를 바랍니다. 이사야서에서 하느님의 마음을 느끼며 하느님의 구원 의지를 깨달아,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의 의로운 백성이 되라고 초대하는 메시지에 응답할 때, 우리의 신앙생활도 한층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