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의 트로트
박광희 | 종합출판범우
16,200원 | 20211025 | 9788963653945
‘우리의 옛 노래’라고 여겼던 ‘트로트’가 부활했다.
왜 남녀노소 모두 트로트에 열광하는 것일까?
우리의 ‘한’의 정서가 담겨있는 트로트의 역사를 돌이켜 본다.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우리나라 대중가요 트로트는
“커다란 사회변화 속에서 실낱같은 희망도 잡지 못할 절박함 속에서,
그 정신적 실향과 방랑 속에서 더할 수 없는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목포의 눈물〉 이난영, 우리나라 시인 100명이 ‘가장 좋아하는 대중가요 노랫말’ 1위로 뽑은 〈봄날은 간다〉 백설희 등 우리의 트로트가 본격적으로 불리기 시작한 1930년대부터 시대순으로 나훈아, 배호, 이미자, 안다성 등 당대에 히트했던 노래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트로트 역사에 지반이 되어준 60여 명 가수들의 삶과, 또한 우리 삶의 애환을 녹여준 ‘그 옛날의 트로트’ 이야기를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인물, 쇼 포스터, 앨범 커버 등 100여 개에 달하는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본문 중간중간 당대 특기할 만한 문화나 사회현상을 팁, 토픽, 에피소드, 뉴스 스크랩 등으로 소개해 독자들의 이해와 재미를 돕고 그 옛날의 트로트를 좀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배치했다. 또한 부록으로 ‘사랑과 이별, 삶의 애환을 녹여준 최고의 노래들’ 10곡을 짧은 이야기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트로트(Trot)는, 영어로 말이 총총걸음으로 빠르게 걷는 ‘속보’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이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 쓰이게 된 것은 20세기 초쯤이다. 당시 미국에서 한 쌍의 남녀가 4분의 4박자 리듬에 추는 사교춤이 유행했는데, 이 사교댄스의 리듬인 ‘폭스트롯(Fox-Trot)’에서 따온 것이다. 이 리듬 형식은 당시 유행을 타고 일본 고유 민속 음악에 접목돼 ‘엔카(Enka)’의 형식이 되었고, 우리나라의 초기 대중가요가 이 영향을 받았으나 이난영, 백년설, 남인수, 고복수, 황금심, 장세정, 현인, 백난아, 박재홍 등 당대 유명가수들의 SP 음반 판매량이 100만 장에 달하며 1930년대부터 한국 대중가요로서 트로트는 고유한 뿌리를 키워냈다. 한편으로 우리의 트로트를 놓고 ‘왜색’ 시비가 일고 ‘뽕짝’이라는 비하적 명칭도 생겨났지만, 1930년대를 전후해 트로트가 처음 불리고 가수의 노래를 레코드 음반을 통해 듣던 시절에는 유성기를 가지고 있던 당시 소수 인텔리 계층과 개화한 도시인들이 즐겨듣고 누리던 새로운 유행 음악이었다.
‘그 옛날의 트로트’는 엄혹했던 36년간의 일제 강점기와 1945년 8·15 해방공간 그리고 1950년의 6·25전쟁과 피란살이에 이르기까지 커다란 사회변화 속에서 실낱같은 희망도 잡지 못할 절박함 속에서, 그 정신적 실향과 방랑 속에서 더할 수 없는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현대 트로트 열풍에 앞서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우리나라의 대중가요로서 트로트에 대한 이해와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듯 당대 우리 삶의 애환을 녹여준 트로트와 가수들의 이야기, 당대 문화와 사회현상 등을 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