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온도 (홍기원의 여의도 탐구생활)
홍기원 | 비전케이피
18,000원 | 20230915 | 9791198457707
국회의원 홍기원의 등원 여정과 여의도 정치의 치열한 탐구생활
경기도 평택갑이 지역구인 홍기원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의 삶과 정치 철학을 담은 자전 에세이 ×『세상의 온도: 부제 홍기원의 여의도 탐구생활』을 출간했다. [1장 첫 선거의 온도], [2장 정치의 온도], [3장 생각의 온도], [4장 정책의 온도], [5장 인생의 온도1], [6장 인생의 온도2] 등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국회의원 홍기원의 인생 역정은 물론, 신념과 원칙, 정치 철학, 전문 역량 등을 가감 없이 증명하는 인생 보고서이자 삶과 정치를 아우르는 치열한 고민의 담론이다.
초선 국회의원 홍기원은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정치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는 돌풍을 일으킨 뒤, 파죽지세의 기세로 당선되어 지역과 중앙 정가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 역대 정치 거물들을 많이 배출했던 평택 지역에서, 정치 경력이 일천했던 그의 국회 입성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당리당략과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전문성과 열정만으로 지역에 봉사하는 올곧은 정치, 지역 주민들에게 홍기원이라는 정치 신인의 등장은 ‘가뭄 끝의 단비’나 마찬가지였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오랫동안 공직 생활과 외교관 생활을 해온 저자는,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주권 대리인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늘 치열하게 고민한다. 모든 언행과 판단은 냉철하고 신중하되,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뜨거운 열정과 저돌적인 추진력도 함께 필요한 직분, 그가 분석한 국회의원은 열탕과 냉탕을 오르내리는 사람이다.
“경제관료로, 그리고 외교관으로 평생을 공직에 몸담고 있다가 ‘정치발전과 국가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의 도움에 운이 더해져 첫 번째 도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국회의원으로 일하게 된 지 어느덧 3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정치에 들어오기 전에는 국외자로서 정치를 평가하고 투표만 하면 되었지만, 이제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 국민의 냉정한 평가를 받는 위치가 되어 늘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늘 주권자인 국민들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제대로 된 정치를 펼칠 수 있다고 믿는 홍기원, 그의 정치 입문 결심은 고 노무현 대통령에서부터 비롯되었다.
“노짱의 죽음은 저에게 큰 숙제를 안겨주었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모순으로 가득 차 있고 권력은 저토록 비열한데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그날 이후 저는 본격적으로 인간 노무현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김대중이라는 걸출한 정치인의 역정과 정책을 붙잡고 밤이 깊도록 읽고 오래 생각에 잠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제가 당시에 마주한 정치의 온도는 얼음장처럼 차가웠지만 제 마음속에는 작은 불씨가 던져졌던 것 같습니다. 10년 넘게 그 불씨는 조금씩, 그러나 꾸준하게 제 마음속에서 타올랐습니다.”
책 표지 날개 글에 담긴 그의 절절한 고백, 정치인 홍기원의 출발점이자 독자들에게 정치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해주는 대목이다. 김대중과 노무현이라는 선험적 모델을 통해서 저자는 정치에 뛰어든 자신의 신념을 피력한다. 그들의 치열했던 삶과 원칙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며 자신 역시 올바른 사회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항상 깨어 있기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방법론에서 저자는 타협과 통합을 강조한다. 오랜 외교관 생활에서 터득한 협상의 지혜를 정치 무대에서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실용주의 국회의원, 그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타협과 통합은 상대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타협은 불가능합니다. ‘너는 틀리고 내가 맞다’, ‘너는 악이고 나는 선이다’라는 전제 아래서는 대화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우리 정치에 가장 부족한 것은 ‘상대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죽기 살기로 싸움만 하니 국민도 대립하고 갈라지는 것 같아 몹시 안타깝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 책을 쓰는 동안 저자는 자신을 알리는 것보다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해 온 그동안의 방식에 약간의 수정을 가하게 됐다. 정책과 법률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먼저 충분한 사회적 신뢰를 얻어야 그들이 만드는 결과물에 대해서도 신뢰의 무게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망설였던 책의 출간을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홍기원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일을 해왔고, 어떤 생각으로 일하고 있는지를 알리는 것은 저를 뽑아주신 시민들에 대한, 또한 국민에 대한 예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책을 쓰는 일은 저를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책을 쓰는 동안 흐릿했던 과거의 일들을 되살려보기도 하고, 부족했던 점들을 돌이켜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독자들은 국회의원 홍기원의 지향점과 향후 행보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 과정에서 반목하고 대립하는 모습이 먼저 보이는 여의도, 민생의 화급한 현안들이 정체되지 않으려면 정치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는 간절한 외침이 귓전을 울리게 될 것이다.
“정치는 흔히 ‘말로 하는 싸움의 장’이라고 합니다. 국가발전을 위한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당을 만들고, 말과 정책으로 다른 정당과 경쟁하여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정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상호 간에 생각의 차이를 줄이고 타협하면서 국민 통합을 이뤄나가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라고 믿습니다.”
정당정치의 핵심을 꿰뚫는 저자의 통찰력은, 그가 앞으로 어떤 정치를 펼쳐 나갈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이정표다. 책의 곳곳을 묵직하게 수놓는 저자의 원칙과 신념을 지면으로 만나는 것만으로도 일독(一讀)을 권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