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상 2006.8

이달의 말
권영민 - 이인직의 <혈의 누> 100년

사진과 글이 있는 문인앨범 l 강은교
허무의 바다에서 생명의 미학 건져 올린 시인 강은교

이 달의 시인 l 최승호
시 - 시선 외 3편

신작시
조정권 - 탁족도
최영철 - 바디랭귀지
김기택 - 절하다
이윤학 - 벚나무 한 그루
성미정 - 가방 속에서 길을 잃고 너는 쓰네
박판식 - 태양의 질투

김성곤의 문학 오디세이(5)
김성곤 - 한국소설을 보는 버클리대 학생들의 새로운 시각

특별기고
이유 있는 반항아, 비트닉(BEATNIK)의 자아 탐구 여행
- 비트닉 탄생 60주년, 비트 정신과 그 현재적 자취 / 한지희

명사들의 문학청년 시절 l (3) 김수용 영화감독
문학과 함께 한 영화의 길 반세기

특집 l 탄생 100주년, 이인직의 <혈의 누> 다시 읽기
- <혈의 누>가 한국문학사에 남긴 근대성의 징후와 한계

<혈의 누> 그리고 신소설의 운명 / 권영민
<혈의 누> 혹은 백 년의 한국 소설 / 김종욱
옥련과 리심ㅡ근대의 불꽃놀이 / 김탁환
<혈의 누>, 말을 둘러싼 모험 / 최태원

소설
연작 장편소설 - 강물 편지 : (3) 귀로 / 임철우
단편 - 숭경 / 구효서
단편 - 광고맨 강과 그의 사랑하는 아들 / 윤영수
단편 - 나의 바나나 통조림 / 유애숙

기획연재 l 이 시대의 이야기꾼(10) - 김인숙
김인숙 - 북경 골목에서 퍼즐을 맞추다
김양선 - 봉지'들'이 쓰는 기억의 서사와 연민의 윤리학

기획취재
소리로 듣는 문학 세상

이달의 문제작
시 - 시적 '울림'의 원천으로서의 태고(太古)의 세계 / 송기한
소설 - 치약 냄새를 맡을 줄 아는 여자, 자살을 교묘히 미루는 여자 / 김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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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의 누>에서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일본적 식민주의 담론의 소설화 과정이다. 이 소설에서 청일전쟁의 장면을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이인직이 지니고 있는 정치적 현실감각을 말해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청일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혈의 누>라는 소설의 형식 속으로 어떻게 끌어들이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작가 이인직의 정치적 현실감각이 허구적인 서사 양식을 통해 어떠한 담론 구조로 자리 잡는가를 드러내주는 것이다.

청일전쟁은 조선에 대한 지배력을 쟁취하기 위한 청국과 일본의 전쟁이다. 이 전쟁의 승리자는 일본이며, 그 패자는 청국이다. 일본은 이 전쟁의 승리로 아시아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하였으며, 청국으로부터 요동반도를 보상받고 청국의 조선에 대한 정치적 간섭을 배제하게 된다. 이인직이 주목하고 있는 대목이 바로 이것이다. 그는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함으로써 조선에 대한 청국의 간섭을 배제할 수 있게 된 점을 조선의 독립적 지위의 확보와 연관시켜 강조하고 있다.

- 본문 185~186쪽, 특집 '100주년 기념 <혈의 누> 다시 읽기' 중에서